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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설립자, "세종대 사회 환원 뜻 밝혀"
세종대 졸업식에서 주영하, 최옥자씨 "대학은 한 개인의 것 아니다" 선언
 
임순혜   기사입력  2007/02/24 [15:37]
세종대 설립자인 주영하, 최옥자 부부는 2월 23일 오전에 진행된 졸업식 축사에서 "세종대학교는 어느 개인의 것이 아니고 세종인 공동체의 영원한 보금자리"라며, 세종대를 세종대 구성원에게 맡긴다는 일종의 사회 환원의 뜻을 밝혔다.

주영하, 최옥자 부부는 아들인 "전 재단이사장이 지난 10여년 간 우리 설립자들의 창학 이념을 망각하고 대학을 1인 체제로 운영하여 여러 가지 부정과 독선이 있었다"며 "교직원들과 재학생, 동문들이 피해자라는 생각에 설립자로서의 책임을 느낀다"고 고백하였다.

이어 "하나님은 저희를 도구로 쓰셔서 이 학원을 설립하셨기에 이 학원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닌, 사랑하는 세종인 공동체의 영원한 보금자리"라며 "다시는 주명건 전 이사장이 이 학원에 간여할 수 없을 것임을 약속" 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인정할 만한 인품과 재단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두루 갖춘 분들로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되기를 기원"하였다. 
 
▲ 23일 세종대 졸업식에 참석한 설립자 주영하, 최옥자 부부     © 임순혜

또한 주영하, 최옥자부부는 "다행히 교육부에서 파견한 관선 이사님들과 여러분이 선출한 총장님에 의해 사태가 수습되고 투명한 사학으로 거듭나고 있어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뒤에는 사랑하는 가족, 교수님, 동문 그리고 우리를 눈동자같이 지켜주시는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하심을 기억"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눈과 지혜를 겸비한 인재가 되어 세종의 영원한 횃불이 되기 바란다"며 축사를 마쳤다.

이러한 세종대 설립자의 선언은 10여년 간 재단 이사장으로서 독선과 전횡을 일삼았던 아들의 잘못에 대해 학교 구성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세종대를 창학 이념에 맞는 이사들을 선출, 세종인 구성원들에게 맡긴다는 사학으로서는 상상 할 수 없는 선언이다.

최근 <월간조선 2월호> "소위 '민주화 인사'들에게 점령당한 사학 세종대"와 짝퉁 <시사저널>903호, 정락인 편집위원의 "민주 인사란 사람들이 학원 민주화 해치다니"와 <조선일보> 2월 15일자 "임시이사 파견 무엇인가", "현 정부 인사가 분규 사립학교 제멋대로"라는 기사에서 사실 확인 없이 왜곡된 기사로 세종대와 임시이사제를 비판하였다.
 
▲ 주명건 전 이사장이 이 학원에 간여할 수 없을 것임을 약속하며, 이 학원은 한 개인의 것이 아닌, 사랑하는 세종인 공동체의 영원한 보금자리”     © 임순혜

또한 <조선일보> 2월 16일자 "임시이사제는 권력이 사학을 빼앗아 가는 폭력 수단"이라는 사설과 <동아일보> 2월 16일자 "대학에 굴러가 박힌 돌의 최대 피해자는 학생"이라는 사설에서 "현 정권과 가깝거나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임시 이사로 포진하면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세종대를 대표적인 예로 들며 임시이사제를 비판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세종대 설립자의 선언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깊다. 
 
세종대는 주명건 전 재단 이사장의 불법, 편법적인 대학 운영이 문제가 되어, 교육부의 2004년 감사결과 113억원을 회수시키고, 부당하게 구입한 토지를 처분하거나 이용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으나, 주명건 재단 이사장은 이러한 처분 결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임원승인취소'를 당해 재단이사장을 사퇴하고,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 세종대 정상화가 진행중이며, 교육부는 세종대 정상화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여 정이사체제로 전환하라는 조취를 내린 상태다.

우리나라 사립대학 설립자 중에 자신이 세운 학교를 사심 없이 내어놓은 경우는 세종대학교가 처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립대학들은 설립자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되어 왔고, 경우에 따라 세습까지 해온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학교를 내어놓는 일은 다른 분쟁 대학의 귀감이 될 것이며, 선진국형 사립대학 운영 방식 도입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해 12월 1일, 세종대에 주명건 전 이사장은 들어오지 말라고 요구하는 세종대 구성원들의 집회     © 임순혜

한나라당은 2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사학법 재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위 합의가 무산될 경우, 3월5일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사학법 재개정과 한나라당당 수정안에 대한 표 대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재개정안 쟁점은 사학 이사진의 4분의 1을 학교 구성원이 추천하는 제도인 개방형 이사제로, 열린우리당 안은 현행 유지, 한나라당 안은 개방형이사의 추천 주체를 종단, 동창회, 학부모회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며, 한나라당 안에는 임시이사 파견 주체를 교육부에서 법원으로 변경하고 심의기구인 대학평의회를 자문기구로 바꾸는 내용이 추가로 들어 있다.

한편, 세종대는 그동안 학내 구성원인 교수, 직원, 학생, 동문이 '대학평의원회구성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수, 직원, 학생, 동문, 5:2:2:2 비율 구성안을 합의한 상태며, 대학평의원 구성안에 대한 정관 개정이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정이사를 선임, 대학 정상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 지난 1월 26일 열린 재단 이사회장 앞에서 합의된 대학평의원회 구성안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하는 세종대 학생들.      © 임순혜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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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2/24 [15: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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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오현 2007/04/19 [12:41] 수정 | 삭제
  • 첨엔 잘 모르고 쟤네들 또 싸우는군. 생각했었는데,
    우리나라 사학 민주화의 역사를 쓰고 계셨군요.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