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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성커플' 웨딩산업 비약적 성장 보여
동성커플들,'몰래 결혼'에서 이제는 '성대한 결혼식' 원해
 
권순정   기사입력  2006/12/28 [13:14]
미국 대부분의 주(state)가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결혼과 관련된 산업의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동성결혼의 '특수성' 때문에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나, 일부 보고된 바에 따르면 현재 전체 시장의 규모가 10억 달러 수준에 이른다.

동성결혼 정보 사이트, ‘레인보우 웨딩 네트워크(Rainbow Wedding Network)’의 자료에 따르면,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들이 2002년에 결혼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모두 210만 달러 선. 하지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5년에는 3배 이상의 돈(720만 달러)이 결혼에 쓰여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동성커플들은 결혼에 앞서 어디에 투자를 할까? 레인보우 웨딩 네트워크의 노스캐롤라이나 지부 공동 소유자 신디 스프라울(Cindy Sproul)은 "동성커플과 이성커플의 결혼 준비는 똑같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두 명의 신랑과 두 명의 신부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동성커플들은 보통의 이성커플이 일반적으로 준비하는 꽃 배달, 리무진 서비스 등을 신청하거나, 신부 두 명의 이름이 함께 들어간 감사카드, 신랑 둘을 위한 수건세트 등을 구매한다는 것이 관련 업계 상인들의 전언.

커플들마다 결혼에 투자하는 비용에는 꽤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검소한 결혼식을 치른 W 씨와 J 씨 부부는 두 사람의 한달치 월급을 합친 정도인 4천 달러를 썼지만, 최근 결혼한 M 씨 부부는 6만 달러라는 거금을 쏟았다. M 씨는 “목사 앞에서 '남편과 남편이 되었음'을 선언받는 데에 그 정도의 돈은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러나 다른 많은 동성커플들은 M 씨의 의견에 크게 동의하지 않는 듯하다. 동성결혼이 비교적 흔한 메사추세츠(Massachusetts)와 버몬트(Vermont)주의 기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커플들은 2만 달러 정도를 들여 결혼식을 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는 주에 한해서 집계된 수치다.

사실, 다른 여러 주 가운데에서도 메사추세츠는 동성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메사추세츠주는 2003년부터 동성결혼의 권리를 보장하기 시작했는데, 2004년5월17일 첫 번째 동성부부가 탄생한 이후부터 2006년11월9일까지, 총 8,764쌍의 부부가 탄생했다.

미국의 웨딩산업 관계자들은 “과거의 동성커플들은 결혼 문제를 쉬쉬하며 성대한 결혼식을 꺼려왔지만, 요즈음 동성결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성결혼이 금지된 버지니아에서 결혼했던 빈옐레 화이트(Vinyelle White)와 매데린 존스(Madeline Jones) 커플은 손수 청첩장을 써가며 준비한 그들의 ‘소박한’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결혼을 함으로써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합법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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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2/28 [13: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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