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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도 민주주의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분당 ‘이우고’ 학생 13명 명동서 캠페인, 한국&버마서 민주인사 석방 시위
 
최방식   기사입력  2006/10/31 [00:14]

버마 민주화를 바라는 한국 내 시위가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한 고교생들이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서울 도심에서 버마 민주주의를 기원하는 거리집회를 벌어 관심을 끈다. 버마에서도 민주인사 석방을 요구하는 1주일간의 촛불시위가 시작됐다.
 
버마민족민주동맹(버마NLD) 한국지부와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모임'(공동대표 유종순)은 30일 오전 11시 한남동에 있는 버마 대사관 앞에서 버마 군사정권이 최근 5명의 민주화운동가를 체포한 데 항의하는 집회를 갖고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한국NLD, 23일째 '민주인사 석방' 집회
 
지난 달 27일과 30일 버마 군부정권에 체포된 이들은 '8888항쟁 버마총학생단체'의 간부 5명. 회장인 민꼬나이(8888민중항쟁 당시 양곤대 총학생회장)와 그의 동료 간부들인 꼬꼬지, 꼬테이지이, 민제야, 뾰이초가 그들.
 
1988년 버마에는 한국의 86~87년 투쟁과 유사한 대항쟁이 있었다. 61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억압통치를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88년 대항쟁이 일었고, 군부는 2차 친위쿠데타를 통해 항쟁을 군홧발로 짓밟았다. 3천여명이 학살됐고 5천여명이 감방에 갇혔다.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NLD가 80%이상의 표를 얻으며 압도적으로 집권했지만 군부는 선거결과를 무시하고 수지를 감금한 채 군부독재를 강화했다. 군부정권에 위협을 느낀 운동가들은 태국과 국경지대인 동부 정글지대와 해외로 급거 피신했었다.
 
NLD한국지부는 군부정권이 지난달 말 운동가 5명을 체포하자 8일부터 31일까지 버마 대사관 앞에서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매일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벌이고 있다. 헌데 30일 예상 밖 손님이 찾아온 것이었다.
 
분당에 있는 대안학교인 이우고(以友高, 교장 정광필) 1~2학년 학생 13명이 그 주인공. 3학년은 입시 준비 등 바쁜 관계로 빠졌단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10일간의 방학을 활용해 국제연대활동에 나선 것.
 
▲ 지난 8월 8일, NLD 한국지부 회원이 버마 대사관 앞에서 버마민주화운동 당시 사진과 함께 1인시위를 벌였다.     © 대자보

이우고 13명, 명동서 '사회참여 프로젝트'
 
이우고 학생들은 11시 버마 대사관 앞으로 나와 NLD한국지부와 함께 대사관 앞 집회를 공동으로 치렀다. 나름대로 준비한 피켓을 하나씩 들고 버마 민주주의를 기원하는 구호를 외쳤다.
 
오후 1시에는 명동 유네스코회관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13명의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버마 민주주의를 지지하자고 호소했다. 아울러 군부정권의 폭정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거리 시위에 참여한 황대연(1학년, 남) 학생은 "'사회참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했다"고 밝히고 "학교 내 NGO활동 중 하나이며 방학을 이용해 현장수업을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버마에 대해 알고 있는 바를 시민에게 알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인(1학년, 여) 학생도 "얼마 전 학교에서 버마 사람 한분으로부터 버마정치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팠다"며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향유하듯이 그들도 민주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체포된 8888학생운동 지도자 석방을 원해요", "한국의 민주화를 국제사회가 도왔듯이, 우리도 버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힘이 됩시다"는 피켓에 적힌 구호를 외치며 오후 4시쯤 고교생들은 명동에서 집회를 마쳤다.
 
버마 양곤서도 1천여명 1주일간 촛불시위
 
이날 집회에 참여한 NLD한국지부의 조모루인 조직국장은 "한국의 고교생들이 버마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 시위를 한 것에 고마운 마음뿐"이라며 "버마에서는 학생들이 모이면 스포츠나 할까 이런 활동을 하지 않고 할 수도 없는데, 참으로 부럽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에서도 연금 중인 아웅산 수지와 1천명이 넘는 수감자들, 그리고 최근 구속된 5명의 '8888민중항쟁' 지도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29일 양곤시내에서 시작됐다고 BBC가 보도했다. 시위는 4일까지 일주일간 계속될 예정이다.
 
29일 양곤시 쉐다곤 파고다 주변에서 처음으로 열린 시위에는 1천여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구속중인 민주인사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시위를 주도한 '8888민중항쟁' 주역들은 10월 초부터 민주화인사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서명자가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방식 국제전문기자 sbchoice@yahoo.com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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