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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필사적으로 '김병준 죽이기' 나선 이유
[주장] 부동산 정책입안자 김병준 낙마는 강남독자 확보차원
 
karangbi   기사입력  2006/08/03 [13:03]
불과 일주일전 교육부장관에 임명된 김병준씨가 장관직 사의(辭意)를 표명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로 인해 초래될 교육정책의 혼선도 그러거니와 자연인 김병준의 처지에서도 그렇다.
 
나는 김병준씨를 교육부장관으로서 최적임자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그이가 장관직을 사퇴해야될 정도의 결정적 흠결을 가졌다고도 생각지 않는다.
 
이른바 논문중복게재, 표절시비 등이 그가 장관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직접적인 계기가 된 듯 하다. 물론 그 문제와 관련하여 국회교육위원회에 출석하여 나름대로의 해명을 하였지만 일부신문의 여론몰이와 그에 동조하는 정치권 및 일반국민여론 탓에 그만 두 손을 들고만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더불어 흠도 가지고 있는 법이다. 그 흠에는 사소한 도덕적 일탈행위도 있을 것이고 반사회적 범죄행위도 있을 것이다. 지극히 합법적으로 수 십억의 불로소득을 챙긴 이도 있을 것이고 뜻하지 않게 수 백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았다가 법률적 제제를 받은 이도 부지기수다. 물론 장점과 흠은 개인마다 그 크기가 다르다.
 
그러면 교수 김병준에 대해 제기된 도덕적 하자(瑕疵)들은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 논문중복게재란 자기가 쓴 논문을 여러 학술지에 중복하여 올렸다는 것이다. 그것을 자기표절이라고 한단다. 이 글도 몇 곳에 올릴 것이니 그와 유사하다 할 것이다. 나도 김병준식 자기표절을 범하는 셈이다. 물론 교수신분의 김병준씨가 무명 글쟁이인 필자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는 없지만..
 
또 하나는 제자논문을 베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김병준의 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자신의 논문발표가 앞섰다고 하니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앞서 발표한 논문이 뒤에 나온 것을 베꼈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니 그러하다. 물론 자세한 내막은 교수 김병준과 그의 제자만이 알 일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들어지지 않은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세계적으로 주장한 모학자에 대해 그렇게도 관대한 태도를 (아직도 상당수) 보였던 국민들이 또 보수언론들이 교수 김병준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매몰찬 태도로 대하는는 이유는 뭘까. 교육부장관이란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리라.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과연 그게 김병준을 장관직에서 내쫓는 이유의 전부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무언가 그 이상의 거대한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바로 조중동에게 밉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김병준은 2004년 6월부터 청와대정책실장으로서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작년 8.31대책을 발표하기 전에는 "헌법보다 바꾸기 힘든 정책"을 언급하였고 근자의 버블세븐논쟁도 그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이른바 "세금폭탄 이제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조중동의 폭탄론을 공격한 게 김병준이 아니던가.
 
게다가 최근 아파트값 동향은 김병준이 주도한 정책의 약발이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물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되지만..
 
그러면 조중동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김병준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것일까.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조중동이 총애하는 독자들 때문일 것이다. 나도 조중동 본다고 독자인 양 행세하지 말라! 독자라고 다 독자는 아니니... 적어도 버블세븐지역에는 살아야 하고 구렌져 이상의 고급승용차는 탈 여력이 있어야 아마도 조중동은 당신을 독자취급할 것이니... 허구헌날 조중동 열독하더라도 그 신문에 실린 고가(高價) 광고물건을 사줄 수 있어야 당신은 조중동 독자자격이 있다. 그래야 광고주들이 조중동에 돈가방 들고 오지 않겠는가. 그것이 시장경제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주로 모여사는 동네가 바로 버블세븐이고 김병준이 '건방지게도' 그들 열혈 조중동 독자님들을 건드렸던 것이다. 물론 광고주들도 그곳, 특히 강남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것은 다 아는 사실...
 
바로 그것이다. 김병준씨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외각을 때리는 노회한 신문의 틀에 박힌 전술이라고나 할까...
 
내가 김병준씨를 최적의 교육부장관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없어야 한다.
 
* 본문은 대자보와 기사제휴협약을 맺은 '정치공론장 폴리티즌'(www.politizen.org)에서 제공한 것으로, 다른 사이트에 소개시에는 원 출처를 명기 바랍니다.    
* 본문의 제목은 원제와 조금 다르게 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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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8/03 [13: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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