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면 의례적으로 인터넷 뉴스를 훑는다.
대자보,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의 순서로 들여다본다. 오늘 새벽 오마이뉴스를 보다가 그만 숨이 턱 막힐 뻔했다.
오마이뉴스의 한 기자가 익명보도를 조건으로 열린 우리당의 한 의원나리께서 여성기자들을 어떻게 보는지를 내뱉은 말씀을 적어 놓았다. 그대로 여기에 옮겨 적는다.
"요즘 여기자들은 인물을 보고 뽑나 봐. (앞에 지나다니는 여기자들을 가리키며) 저기 저렇게 여기자들이 인물이 좋은데 그냥 있으라는 건 우리더러 자갈밭에 폭탄 깔아놓고 지나가라는 거나 다름없어."
아니 그렇게 공(公)과 사(私)도 구분하지 못하나?
아무 때나 어디서나 예쁜 여자 보면 흥분하나?
여와 야의 주요 당직자들도 그 자리에 함께 했고 그들 중 누구하나 특별히 익명의 여당의원 나리가 하신 말씀에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당 의원의 발언이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거의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오마이 갓!! 저런 dog***, baby들
정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욕설이 막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그러고도 당신들이 선량(選良)이랄 수 있냐?
누구보다 국정을 생각하고 국민을 위한다는 것들이 인물 좋은 여 기자보면서 묘한 상상이나 하고 있냐?
그런 상상은 당신 집 안방에 들어가서 하든지 말든지 해야지 벌건 대낮에 그것도 국정을 논해야 할 시간에 국정을 논하는 당신들을 취재하러온 여 기자를 보고 발칙한 상상을 억누를 수 없다고?
날이면 날마다 의뭉스런 상상 만하고 사는 댁내들이 지난 일년 동안 일부 사람 빼고 여야 없이 거의 억대 이상의 돈들을 벌어댔던데 그 능력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인가?
서민들은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에로틱한 상상 한 번해 볼 시간 없이 뛰어도는 전세값도 따라 잡지 못하는데 날이면 날마다, 국정 취재하러 온 예쁜 여 기자보고 묘한 감정가지면서 거액을 벌어들이시는 구케의원 나리들은 대단하십니다.
구케의원 나리들 - 대낮에 엉뚱한 상상하는 자들을 지칭 - 그렇게 애로틱한 환타지에 잘 젖으시면 서민들보고 애 많이 나야 한다고 설득하려 말고 당신들이나 많이들 나시지.
구케의원 나리들!!
'돈 많겠다.', '시간 많겠다.', '취재 업무 보러 온 여기자보고 야리꾸리한 생각할 만큼 힘도 넘치겠다.' 뭐 애를 수 십 명씩 낳아도 다 감당하시겠구먼.
여야 의원들은 지난 27일 터진 최연희 한나라당 의원의 성추행 사건에 어영부영 동정론 펼치지 마라.
동정론을 펴는 일부 남성의원들 입장에서야 '겨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일수도 있겠으나 최연희 의원의 사퇴에 딴지 걸지 말고, 국정 챙기는 시간에 엉큼한 생각하지 않도록 자기 반성들이나 하라.
온 정신을 다 쏟아도 난마처럼 얽힌 양극화 문제와. 비정규직법안, 남북문제들을 풀기 어려운데 취재하러온 여기자보고 야사시한 생각을 품고 있으니 이 나라가 제대로 될 턱이 있나?
저런 앙큼한 발언을 마구 내 뱉는 국회의원들, 시도 때도 없이 부글거리기는 욕망도 다스리지 못하는 인간들이 과연 성폭행 법을 다룰 자격이 있을까?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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