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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3년은 '허망', 남은 2년이 더 두렵다
[주장] 호언장담과 기개는 어디가고 '남 탓하기'와 미국에 '양보'만 거듭
 
김기대   기사입력  2006/02/27 [05:50]
되돌아보고 싶지 않은 3년의 평가
 
지난 해 여름 필자는 노무현대통령의 피노키오 정치를 비판한 적이 있다. 시정이 되지 않으니까 계속 동일한 연장선상의 글이 나오게 된다. 필자도 이런 제목의 글을 쓰고 싶지 않지만 이 보다 더 정확한 표현을 찾을 길이 없어 부득이하게 또 이런 제목의 글을 쓰게 된다.
 
노무현대통령이 어제(3월 25일) 날짜로 취임 후 3년을 넘기고 4년차 대통령으로 접어드는 모양이다. 취임 3년을 넘기며 쓴 편지가 피노키오의 코가 나올 얘기들로 넘쳐난다. 문제를 다 얘기하자면 긴 밤을 지세워 책을 써도 부족할 것 같아 우선 중요한 몇 가지만 지적해보고자 한다.
 
1. 양극화 해소란 피노키오 이야기
 
양극화 해소에 대한 갖은 고민과 의지에 대한 얘기는 사실 하나마나한 얘기입니다. 그 정책적 결과를 보여주었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고민은 고민에 끝나는 것으로 그치고 의지는 의지표명으로 끝나는 일에 불과한 것입니다.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 정책과 결과로서 말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정책적 결과가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과 의지를 말함으로써 동정의 소지를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3년간의 양극화 해소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이 없어 그 부분에 대해 심각한 비판을 받고 있는데 말로 하는 고민과 의지를 피력하는 것은 같은 말을 동어반복처럼 되풀이 하는 의미없는 일입니다. 정치판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행위) 같은 행위가 되지요. 최장집 교수 같은 당대 최고의 양심적 지성중의 한 분이 참여정부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은 이미 반년이 넘어가는데 말로만 계속되는 지도자의 고민을 듣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또 양극화가 선진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보편적 현상이란 물타기식 논의도 사실은 기만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있기에 양극화현상은 전세계 자본주의 국가에 공통적으로 있는 보편적 현상이지요. 맞는 말입니다. 또 오늘날뿐만 아니라 과거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하여 박정희시대 전두환시대 김영삼 김대중 시대 모두 있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고 관심이 되는 양극화 문제는 그런 일반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런 일반적인 얘기가 아니라 IMF 이후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극심하게 (반복 극심하게) 나타나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독특한 양극화 현상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며 더 구체적으로는 노무현정부 하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런대도 이런 부분을 대통령이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인지 일반적인 뻔한 얘기를 계속하며 본질을 회피하니 의심스런 비판자의 눈에는 기만과 거짓으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양극화 해소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있기나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입니다.
 
지금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노무현정부하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따지고 있습니다. 소득불균형지수를 보여주는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는 “2003년 0.306에서 2004년 0.310, 2005년 0.310로 상승 “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우 2003년 0.306에서 2004년 0.310, 2005년 0.310로 상승”했고,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5분위 배율 역시 도시근로자 가구는 2003년 5.22, 2004년 5.41, 2005년 5.43 으로 상승했고, 전국 가구는 2003년 7.23, 2004년 7.35, 2005년 7.56으로 올라갔다“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구체적 답변을 하고 해명과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막연한 일반적 얘기를 하니까 논점을 흐리게 하려는 물타기 이야기만 계속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으며 신뢰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양극화를 IMF 후유증이라는 대통령의 말도 마찬가지의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IMF의 휴유증은 큰 틀에서는 맞는 얘기지만 그것이 일정 부분은 전임 김대중정부에 의해 일차 완화되었고 또 참여정부 들어서 심화되고 있어 문제가 되는데 그런 지적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IMF와 전임정부의 책임만을 얘기하니 ‘남 탓하기’ ‘책임 떠넘기기’란 비판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백보천보 양보하여 설령 전임 정권의 책임이 상당히 있고 또 그 이전의 IMF사태에 책임을 돌린다 해도 그런 것들은 이미 참여정부가 출범할 때에 잘 알고 있었던 상황으로 그 문제를 자신있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하여 국민이 노무현정부를 만들어주었고 또 이미 3년이 경과했는데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이 그저 언술상의 일반적 고민만 얘기하고 정책적 대안과 노력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으니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것입니다.
 
노대통령은 원칙을 지키려고 했다고 강변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나름대로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삽니다. 그 원칙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따름이다. 노대통령이 지키려는 원칙은 무엇일까? 정직과 개혁과 약자를 위한 원칙인가 아니면 약자와 개혁에 쇠망치를 치는 신자유주의적 원칙인가 그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구체성에 대해서는 말이 없는 것입니다. 그저 막연한 원칙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고 동시에 하나마나한 얘기이며 더 나아가서는 무척 원칙주의를 고민하는 사람처럼 보일려는 남을 현혹하는 기만적 논리로 평가받게 되는 것입니다.
 
2.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 대연정 꿈꾸기
 
진정 대연정이 정치적 대안이라 본다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을 합당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에는 맞습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DNA가 대통령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면 손호철 교수가 잘 지적한 바와 같이 한나라당과 합당을 해야 합니다.
 
왜 복잡하고 어렵고 생소한 연립정부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대통령의 주장대로 대연정이 옳다면 개혁인들이 참여정부를 지지할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대통령이 이제껏 열심히 깃발을 휘날린 신자유주의적 정치는 한나라당에 맡기면 더 잘 하고 순리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하면 미국과의 공조하에 더 세련되게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브로커처럼 중간에 나서서 국민과 한나라당사이 혹은 한국인과 미국과의 사이를 중개를 할 필요가 없는 일이죠. 그런 구조조정의 논리는 국민들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대연정 추진과정에서 ‘참여’가 어디에 있었으며 ‘민주주의’가 어디에 있었습니까? 어디에 ‘열린’정치가 있었고 어디에 ‘우리’정치가 있었습니까? 대연정에 정치적 떡고물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만 ‘열린’정치이고 ‘참여’정치고 ‘우리’정치였지요. 나머지는 그냥 박수부대에 불과했습니다.
 
대통령은 아직까지 왜 한나라당이 대연정을 거부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대통령과 주위 사람들이 국민들을 흑백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라거나 혹은 낙후된 70년대 식의 군사권위주의적 사고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이란 교만하고 잘못된 인식을 버리면 명확하게 이해를 하게 됩니다.
 
대연정은 사필귀정의 일이며 민심은 천심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 일입니다. 대통령의 교만과 독선정치에 교훈을 남겨준 일인 것입니다. 그래도 반성을 하지 않았기에 계속된 재보선 선거에서 집권당은 일방적 참패 행진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취임 후 3년의 임기를 되돌아보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죽이는 논리를 세련되게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3. 대북핵 문제란 피노키오 이야기 
 
북핵위기를 타개했다는 자심감을 보인 2005년이란 대통령 말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이런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물론 더 꼬이고 힙겹게 되며 계속 압박을 받으며 다른 부분의 양보를 요구받게 되는 것입니다.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욱 꼬이며 미국측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되는 것은 일차적으로 대통령과 측근 인사 및 고위 관료들이 진상파악을 제대로 못한 채 소신없이 부시행정부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런 인식이 설 때 문제해결의 단초가 발견되며 그렇지 않으면 최근의 주한 미군 전약적 유연성 문제와 FOTA, 스크린쿼터 축소, 한미간 FTA 등의 문제와 함께 얽히며 하염없는 양보와 후퇴만 하게 됩니다.
 
북핵문제는 전임의 김대중정부하에서도 동일한 부시대통령, 동일한 6자회담, 동일한 북한지도층과 정책으로 진행된 일입니다. 그런데 김대중정부하에서는 미국에 때때로 끌려가는 듯 하면서도 그래도 소신을 지켜 ‘북-미 동시 이행’ 주장을 펼치며 나름의 스탠스를 지켰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한 압박을 어느 정도 완화하여 완전 해결을 보지는 못했지만 상황악화는 막았습니다. 심지어 미국이 대북 중유공급을 끊었을 때는 한국정부가 대신 중유공급비용을 대겠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등 상상히 유효적절한 대응을 하여 사태악화를 막았습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너무나 쉽게 부시행정부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정치를 했습니다. 그 결과 전임정부에는 없는 2004년 2월의 북한 핵무장 선언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것이 전임 정부하에서는 없었던 일이라는 점을 깊이 유의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참여정부는 지난해 2월의 북한의 핵무장 선언이 나온 바로 전날까지도 6자회담을 낙관한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었지요. 눈먼 장님정치를 하고 있었던 한 단면입니다.
 
부시행정부는 보수강경 정부이기에 자신들의 정체성에 따라 나름대로 대북 강공책을 쓴다고 해도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은 전임 정부처럼 어느 정도 스탠스를 잡고 소신정치를 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지요. 물론 말로는 자주성을 말했고, 미국대통령과 얼굴 붉힐 일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까지 했습니다. 말로는 남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도 능가할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내용은 차베스는 고사하고 한나라당 박근혜대표나 이회창 옹이 정치를 하는 것보다도 더 보수적이었고 무소신이었던 셈입니다. 이러니 부시행정부에 계속 끌려다니는 외교가 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결과 지금 국민들이 처참하게 지켜보고 있는 전략적 유연성 양보, FOTA 양보, 스크린쿼터 축소 등 허용할 수 없는 큰 문제에서 강대국에 백지수표를 끊어주다시피 일방적 양보만을 했지요.
 
흔히들 왼쪽 깜빡이를 켜놓고 실제로는 우회전을 하고 있다는 말이 이런 연유로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말로는 화려한 성찬인데 국가정책으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뻥정치인 셈이지요. 슬픈 한국의 모습이고 노대통령의 3년간의 자화상입니다.
 
더 많은 얘기가 있어야 하지만 참여정부의 실정을 얘기하자면 동파난 수도관처럼 계속 흘러나와야 할 것 같아 중요한 3가지 문제만 간략히 지적해봅니다.
 
좀더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치를 하면 좋겠습니다. 물론 말로는 충분하게 했습니다. 이번에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물타기 논의가 아닌 국가정책으로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이 되지 않으면 댓글놀이 정치를 해도 좋으니 적어도 ‘그만둔다’거나 ‘야당하고 싶다’ 등의 얘기라도 최소한 듣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3년은 너무나 허망한 3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노대통령의 정치적 코가 피노키오 코처럼 커질 때 국민들의 고통과 시름은 그 만큼 더 커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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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2/27 [05: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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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 2006/03/10 [08:50] 수정 | 삭제
  • 노무현정권의 얘기만 들으면 위에서 신물이 다 난다 지난3년간 아무생각도 노력도 없이 그냥 굴러가는데로 굴러온 참여정부의 세월들 다른 정권과의 차별화를 위하여 아무런 소신도 생각도 없는 이들 그냥 감투가 좋아- 군사정권도 나름대로의 독자성은 있었다 문제가 있으면 과감하게 달려들어서 할때는 할줄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에는 이런게 없는 것이다 이는 정권실세들이 나름의 뚜렸한 소신도 없고 소위 개혁에 대해 아무 의지도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들의 양태는 한마디로 무사안일주의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대통령이라면 뭔가 대통령이라는 확연한 느낌을 주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노정권은 그게 없는 것이다 나는 대통령- 그걸로 만족한은 것이다 애써 힘들여 국가와 민족을 위해 뭘해보겠다는 열정과 의지가 없다 그러니까 정책들이 힘이 없고 먹히지가 않으며 죽어있는 것이 아닌가 참여정부의 실세들은 재테크에는 놀라운 열정을 나타내었다 하긴 믿을게 돈밖에 더 있겠는가-참여정부들어서서 빈부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서민들은은 죽어나가고 있다 일거리는 없는데 땅투기막는다고 이상한 규제는 남발하고-참여정부는 역으로 민심을 가장 우습게 아는 정부라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노대통령만큼 나에게 대통령이 일개의 직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가르쳐준 사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