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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등소평식 경제개혁 신호탄
등소평 ‘남순강화’ 노선따라 경제특구 위주 시찰, 북한 개혁개방 신호탄
 
최별   기사입력  2006/01/16 [15:54]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경제개혁의 상징 도시인 광둥성 선전과 인근 도시의 첨단기술 공단을 순방하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주요 외신들이 15일 전했다. 김 위원장의 무려 1주일이나 넘는 중국 시장경제 특구 방문은, 체제 안정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북한 경제의 개혁과 개방, 그리고 중국식 경제개혁의 신호탄이라고 언론들은 평가했다.
 
선전은 중국 최남단에 있으며 홍콩과 가장 가까운 도시이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등소평이 경제개혁을 시작할 때 이른바 ‘남순강화’(남쪽을 순례하며 경제개혁정책 설득)를 시작하며 들렀던 경제특구다. 개혁개방 특구로 지정된 1979년에는 인구 3만의 작은 향촌이었으나 지금은 8백만 인구에 첨단 과학기술단지와 세계 최대의 골프관광지를 가진 초대형 도시로 발전했다.
 
첨단기술단지, 최고물류항, 농업기술공단 순방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15일 김 위원장이 중국 경제개혁의 상징 도시인 선전의 첨단기술단지를 순방하고 있다고 일본의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BBC는 김 위원장의 남부도시 시찰이 중국의 선진 과학기술 발전을 모델로 하는 개혁적 경제정책 수립에 나선 증거라고 평가했다.
 
일본 교도통신의 15일 보도에 따르더라도, 김 위원장은 홍콩과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중국 시장개혁의 상징인 선전시의 첨단기술 공장들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국의 가장 발전한 물류수송항인 얀티안(Yantian)항도 방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14일에는 이 도시의 첨단 농업단지도 방문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중국 최고의 경제요람을 이례적으로 방문한 것은 중국의 경제개혁 모델을 따르려는 의도를 드러내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1992년 중국공산당 내에서 개혁개방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자 당시 실권자였던 등소평 군사위 주석이 경제특구 도시들을 들러보면서 개방정책의 지속을 밝힌 ‘남순강화’와 같은 상징적 의미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16일 보도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이 자유무역과 관광도시이자 첨단 경제도시 선전을 순회하며 주말을 보냈다고 전했다. ‘주강 델타’로 알려진 광둥성의 성도이자 경제개혁의 특구인 광저우의 첨단기술 공장들을 둘러봤다는 것이다. 세계 공산품의 절반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광저우는 이런 중국 공산품 생산의 핵심도시이다.
 
김 위원장은 독특한 머리와 의상 스타일을 하고 상하이도 둘러봤는데 그의 이번 여행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경제개혁이 상징인 선전을 먼저 들른 목적을 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선전시는 세계 최대 공산품 생산의 본거지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가 등소평이 성공시킨 경제개혁을 연구하고 이를 모델로 북한 경제의 개혁과 개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당기관지인 노동일보는 올 새해 첫 사설에서 2006년 최대 임무는 “인민경제를 재건하고 현대화하는 정책”이라고 밝혔었다.
 
북한에게 중국은 사회주의 경제에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시장경제를 성공적으로 받아들인 유일한 맹방이다. 실제 북한은 그간 경제난으로 최악의 불안을 겪었으며 그 기간 동안 중국당국의 식량과 석유 지원으로 경제혹한기를 버틸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의 2000년과 2001년 베이징과 상하이 방문 이후 북한은 제한적으로 시장개혁을 실험해왔다.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14일 보도에서 김 위원장의 선전 방문을 북한 시장개혁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남한의 광저우 파견 한 익명의 외교관리 말을 인용해 “그가 광저우에 왔다면 많은 의미를 내표한다”며 “김 위원장이 북한 시장의 개혁과 개방을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이며 좋은 징조”라고 언급했다.
 
실제 중국은 그간 북한의 시장개방을 부추겨왔다. 지난 10월 후진타오는 평양을 방문해 일련의 경제거래를 합의했고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타개를 위한 북중 의견조율이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BBC는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베이징에 들러 중국 지도부를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는 그간 계속해서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실제 북한은 중국과 한국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9월 6자회담에서 미국 등 주변 국가들의 북한 경제와 정권 안전을 보장한다면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을 약속했었다.
 
“북중 지도부 교착상태 6자회담 논의할 듯”
 
하지만 북한은 회담이 끝난 뒤 6자회담 결론은 핵발전소 지원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6자회담 참가국인 미국과 일본은 선 핵프로그램 폐기 없는 원자로 지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 6자회담의 추가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도 14일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베이징, 상하이, 러시아, 또는 평양에 있다는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한 뒤, 한국의 한 미디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12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베이징에서 만났으며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와 6자회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또 13일 북한이 중국 통치지역인 마카우에서 돈세탁을 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중국의 외교부가 강력히 항의하는 논평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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