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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와 황우석현상은 분단하 파시즘적 광기
[시론] 병술년 새해는 광기의 장막을 걷어내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김기대   기사입력  2006/01/02 [12:51]
황우석 파동의 후유증을 뒤로 하고 병술년 새해를 맞았다.
 
새로운 희망을 소원하기 위해 해맞이에 나선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또 가정에서 조용히 새해를 맞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너무나 큰 국민적 충격을 겪었기에 아직도 얼떨떨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며 진상조사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논쟁의 여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문제가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해가 바뀌어도 혼란은 계속되는 것이다.
 
황우석파동은 한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종교 등의 모순이 한셋트로 노출된 한국사회 모순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다. 한국사회의 총체적 모순이 모두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사회의 희망은 역으로 이러한 모순구조를 해소하는 데에서 발견된다. 남이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가 가득 쌓여있는 식탁에 아무리 좋은 음식이 새롭게 나온다고 해도 즐거운 식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새해 새희망 찾기를 하면서 부득히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찌꺼기를 말끔하게 걷어낼 때 우리는 진정한 희망의 식탁을 향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황우석 파동은 전국민에게 왜곡된 애국주의라는 종교정치적 광풍을 불러일으킨 시건이다. 이 광기는 왜곡을 일삼는 주류언론과 1등주의와 한건주의에 도박을 한 정부관료들 그리고 새로이 등장한 친여 인터넷 매체와 정치인 펜클럽모임 등이 주도했다. 물론 조연격의 다수 인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신파공연은 제2의 금강산댐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전국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사기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 충격적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거짓된 사기사건이 적반하장격으로 사회의 정당한 ‘진실요구’를 오히려 억압하며 박해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진실요구를 ‘매국노’ ‘공공의 적’ 등으로 가장 강도 높게 매도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거의 전국민이 현혹되었다는 점이다. 셋째는 이러한 전국민적 기만이 과거의 금강산댐 사건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다. 진리를 추구하는 학술 집단이 사회전체를 오도하는 광기의 진원지였다는 점이다. 물론 광기를 부추긴 언론 역시 시민사회의 주축이었다. 넷째는 전국민을 우롱한 사기사건이 과거의 ‘안보’라는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난치병 치료’ ‘불치병 치료’와 같은 인도주의적 명분을 앞세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위에 지적한 점은 서구화된 현대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상으로 사회문화적 구조와 연결되어있기에, 그래서 이러한 일은 한국사회에서는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서구화된 현대사회는 자선, 인권, 민주화, 개혁, 평등, 종교, 여성문제 등 좋은 명분을 앞세우며 사람을 현혹하고 기만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다. 선비중심의 유교문화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에 선비인 학자가, 그것도 사람들이 가장 선망하는 대학의 존경받는 학자가, 사회가 놀랄 대규모의 사기를 벌릴 것으로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좋은 명분을 내세우며 사람들의 돈과 열정과 정치적 지지를 훔쳐가는 사기행각이 벌어질 수 있으리라는 것을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사건전모가 상당 부분 밝혀진 아직까지도 그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우리사회가 아직도 순진성을 어느 정도 잘 보존하고 있는 사회로 이러한 종류의 신종 사기사건에는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한국사회가 전통적으로 인정이 많고 인간적인 신뢰가 깊었던 사회이기에 인도주의적 명분을 가장한 광기몰이에는 대단히 취약했던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자선사업 등 좋은 명분을 등에 없고 사회권력화하는 일이 있음은 학술적으로도 밝혀지고 있는 일이다. 토머스 다이(Thomas R. Dye)와 하몬 자이글러(Harmon Zeigler) 교수팀이 <미국 민주주의의 역설(The Irony of Democracy)>이란 책에서 잘 분석한 일로 현대 서구사회에서는 자선사업 등이 출세와 권력화를 위한 좋은 통로역할을 한다고 일찍이 설파한 적이 있다.
 
서구사회는 종교산업이라는 말이 유행하듯이 인간의 삶을 이끄는 종교가 타락하여 돈벌이 중심의 조직이 되어 있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교육 역시 ‘교육은 산업이다’란 말이 비서구사회의 노무현 대통령 입을 통해 나오듯이 그 정신이 적지 않게 황폐화되어 있다. 돈중심으로 흐르다보니 종교와 교육 등 사회 진리를 수호하는 핵이 상당히 멍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종교가 사람들을 현혹하고 지성이 사람이 속이고 우롱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주류 언론에서 국민들을 현혹하는 소위 지성인들의 논조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보수적인 부시대통령이 진보적인 ‘인권’을 들먹이며 전쟁 명분을 만들어 가는 것도 이런 일에서 나오는 일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성사회에서 이러한 잘잘못을 비판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그래서 일부 진보적인 지성들은 병든 서구사회를 ‘어미를 겁탈하는 문화’(mother-fucking culture)라 표현하기도 했다. 오히려 양심적 지성들이 이런 거친 표현을 하는 것이다. 지성인들이 올바른 말을 하지 않고 이해관계에 따라 곡학아세하는 논리를 펴는 것이다. 미국 최고의 양심적 지성이라 할 수 있는 노암 촘스키(Noam Chomsky) 교수 같은 분도 미국사회에서 정론(正論)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구사회를 대표한다는 미국사회에서 ‘또 하나의 문화’(alternative culture)라는 대항문화(counter-culture)가 태동되기도 했던 것이다. 전체 서구문화를 총체적으로 거부하는 대항문화운동이었던 것이다. 우리사회는 이러한 대항문화 역시 거꾸로 소개되며 유행하고 있다. 반서구적 운동이 친서구적 운동으로 둔갑하여 여성운동가들 속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황폐화된 한국 지성사회의 한 풍경인 것이다.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이 국민들을 속이고 삶을 바르게 이끌어야 하는 종교가 사람을 현혹하고 공동체의 명운을 결정짓는 정치가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부채질하는 것이 분단과 냉전으로 찌든 한국사회의 모습인 것이다. 이런 구조하에서 황우석 파동이 난 것이다. 따라서 황우석과 그 친구들 몇몇을 사회적으로 처벌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제2의 황우석, 제3의 황우석 파동이 나오게 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제2, 제3의 황우석 파동이 나오게 되어 있는 구조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번의 파동에서 잘 목격한 바와 같이 이런 왜곡된 흐름을 막으려는 정의로운 행위가 오히려 ‘공공의 적’ ‘매국노’로 박해받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광기를 조기에 제어하기가 어렵다. 그 누구든 용기있게 나서기도 쉽지 않고 또 나선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만 ‘매국노’ ‘공공의 적’으로 매도되며 만신창이가 될 뿐 사회적 흐름을 바꾸기가 힘든 것이다. 냉전을 탈냉전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공격받는 것을 보면 그 광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 광기가 바로 황우석 파동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비유하자면 제2, 제3의 황우석 광기가 나와 막으려고 하면 지금 강정구교수가 겪는 것과 같은 성격의 공격을 사회적으로 받게 되어 있다. 이번의 황우석 파동이 바로 냉전분단 환경하에서 발생한 파시즘적 광기임을 유의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왜곡된 애국주의의 정신적 뿌리는 바로 친일 매국정신이라는 점도 이와 같다. 이러하기에 애국주의 열풍도 결국 나라를 위한 것이 못되고 나라에 창피와 모욕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 뿌리가 결국은 매국정신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신년 새해에 희망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이런 모순 구조부터 청산되어야 한다. 이런 찌꺼기가 청산되지 않으면 결코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새 밥상을 차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점을 깊이 유의해야 한다. 첫째는 한반도의 냉전 분단문화를 해소하여 탈냉전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것이며, 둘째는 좋은 명분을 가장한 사회적 사기 행각에 속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현재 진행되는 북핵문제와 북한 인권문제 등과 연관된 한반도 위기상황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일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냉전 분단 구조의 핵이라 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의해 가능해지는 일이다. 시민사회의 진지한 민주적 토론을 왜곡하는 반민주 악법이 폐지되지 않고서는 냉전광기가 극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한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는 시민들은 인도주의적 명분을 가장한 거짓놀음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인권과 개혁 평등 여성 등과 연관하여 제2의 황우석, 제3의 금강산댐 사건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주류 언론에 의해 조작되는 왜곡된 여론몰이에 더 이상 희생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행히 신진 인터넷 매체에 의해 기존의 주류 언론에 의한 독점이 깨어져 있기 때문에 희망만들기의 공간은 만들려져 있다. 하지만 신진 친여 인터넷 매체인 서프라이즈의 광기몰이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대안적 언론이 바로 또 하나의 새로운 광기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기존 언론을 독극물이라 비판한 그 입이 바로 새로운 독극물이란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제 주류 언론, 주류 지성들에 의해 왜곡되어진 광기몰이를 걷어내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희망만들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걸음 한걸음씩 북한의 핵문제와 대북인권문제, 개혁을 빙자한 한건주의, 평등과 인권 여성을 빙자한 인간성 파괴 문제를 하나하나 점검하여 진실에 바탕을 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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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1/02 [12: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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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차기 2006/01/03 [02:36] 수정 | 삭제
  • 그래도 글 쓴 당신보다 못하지 않은 사람이 숱할 그 많은 민중을 상대로 광기라고 규정하는 당신이 놀라울 따름이다.

    광기라...?

    언듯 푸코가 생각나고.. 또 굴원이 생각이 난다. 세상은 다들 미쳤고 지는 혼자 깨었노라고.. 그런데 영감탱이에게 핀잔 들었잖어...

    광기라고 할 때는 비광기라는 안티테제가 있을 것인데,, 만약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공표한다면 21세기의 위대한 사상이 되지싶다. 왜냐면 아직 우리의 세기에 그러한 사상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명함을 보이는 것은 자칫 어리석음을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 칼과 낫 2006/01/02 [18:24] 수정 | 삭제
  • 써프 종자들 대가리접촉불량 들어간지 벌써 꽤 됐는데
    지금쯤은 아마 반정도는 합선으로 타버리지 않았을까?
    그래서 남은 거라곤 힘뿐일 것 같은데..
    그 힘 뒀다 머하겠어 애먼 우리 여성들 난자뽑는 데나
    써라 써프 종자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