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늦은 밤, 종로 1가 종각 지하철 역 앞에서 한 사내의 이색적인 1인 캠페인이 있었다. 단단한 작은 키에 야무지게 입술을 다문 그의 이름은 인간 연구가 이상구 씨. 노란색 플래카드를 활짝 펼쳐든 그는 장시간 서있었는지 팔과 다리, 허리를 자주 움직이기기만 할 뿐 도통 입을 열지 않았다. “왜 여기서 캠페인을 하시지요?” 묻는 동시에 ‘아차’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래카드에는 작은 글씨체로 “질문은 사양합니다.”라고 인쇄되어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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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연구가를 자처하는 이상구 씨가 "노대통령에게 집단비리 척결 아이디어를 팔겠습니다. 가격은 1원"이라는 이색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씨의 아이디어가 정말 궁금하다. © 이훈희 | 한국이 <억울한 사람이 없는 나라>, <세계 1등 국가>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부정부패가 척결되어야 한다고 믿는 이상구 씨. 그의 등 뒤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께 집단비리 척결 아이디어를 팔겠습니다. 가격은 1원.> 바쁘게 길을 오가는 사람들도 이 캠페인이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이는지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쳐다보았다. 이 점에서 이상구 씨의 의도는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청와대는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고, 노무현 대통령의 귀는 지구 반대편 거리보다 더 멀기만(?) 하다. 어쨌든 이상구 씨의 집단비리 척결 아이디어가 뭔지 궁금하다. 매일 신문지상을 도배하는 정치인과 자본가들의 천문학적 탈세, 무차별 폭력, 무조건 횡령, 아무대나 공갈 등 집단비리에 질려버린 보통 사람의 의견이 말이다. 노 대통령이 이상구 씨의 아이디어를 1원에 사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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