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청와대, ‘동아일보의 성공 10가지 비결’공개
동아일보 ‘노 정부서 성공하는 10가지 비결’ 기사에 대해 패러디로 응수
 
이명훈   기사입력  2005/07/26 [13:53]
청와대와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 사이에 대북송전과 연정관련 여론조사결과를 놓고 벌어졌던 물고 물리는 난타전이 이제는 역사성을 거론하며 전면전 태세에 돌입한 듯 보인다. 
 
강대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은 2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칼럼을 올려 <동아일보> ‘광화문에서-노 정부서 성공하는 10가지 비결’이란 기사에 대해 패러디 형식으로 비판 했다.
 
강 행정관은 동아일보가 ‘민족지’이며, 친일의 전력 시비를 받고 있으나 노력 끝에 살아남았고, 독재 정권을 거치면서도 사세를 키우는 꿈을 이룬 잡초 같은 생명력의 주인공이라고 언급하면서 비판을 명분으로 정권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또 다시 포문을 열었다. 

▲청와대 강대진 홍보기획비서관의 동아일보 기사에 대한 패러디 글     © 청와대 홈페이지

강 행정관은 동아일보가 대통령이나 정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국민의 선택과 위임을 받았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면서, 못마땅하게 보는 이유가 시대를 거치면서 이리 저리 때가 묻고 흠집이 난 사람들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못박았다.
 
동아일보가 노 대통령과 정부에게 비판과 평가를 하더라도 엄격한 도덕적 책무를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동아일보 7월 23일자 [광화문에서/한기흥]칼럼 ‘노 정부서 성공하는 10가지 비결’에서 언급한 노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쓴소리이다.

▲동아일보 한기흥 기자의 노정부서성공하는 10가지 비결 칼럼     ©동아일보 7월 25일자 PDF
첫째, 프로보다는 아마추어를 지향할 것. “아마추어일수록 새로운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것이 청와대 고위 당국자의 말이다.

 
둘째, 서울 강남에선 살지 말 것. ‘강남 불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노 대통령의 방침이므로.
 
셋째, 운동을 하려면 스포츠 대신 학생운동이나 시민운동을 할 것. 지금은 운동권의 몸값이 제일 비싼 시대.
 
넷째, 어느 코드에도 맞출 수 있는 ‘멀티 코드’를 표방할 것. ‘코드 인사’는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므로.
 
다섯째, 파이를 키우기보다는 당장 나눠 먹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질 것. 성장보다 분배가 중요하다니까.
 
여섯째, 철저히 편 가르기를 하고 줄을 잘 설 것. 힘 센 편에 서야 발탁될 수 있다.
 
일곱째, 미래보다는 과거를 지향할 것. 단, 남의 과거만 문제 삼을 것.
 
여덟째, 남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도 개혁의 대상이면 피할 것.
 
아홉째, 일이 잘 안 풀리면 모두 남의 탓이라고 우길 것.
 
열째, 비판적 신문을 멀리할 것. 그런 신문만 없으면 세상은 유토피아일 테니까.
 
다음은 청와대 강대진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이 25일 동아일보 칼럼 ‘광화문에서’에 대한 패러디 ‘민족지’가 성공하는 10가지 비결이다.
 
첫째, 순수한 아마추어보다는 노회한 프로를 지향할 것. 기득권 세력과 구시대 세력의 낡은 프로페셔널 기법이 국민에겐 안정감으로 다가간다.
 
둘째, 서민이야 어찌 되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지 않게 할 것. 신문광고의 반 이상이 부동산 광고니까.
 
셋째, 운동을 하려면 학생운동이나 시민운동 대신 뉴라이트 운동을 할 것. 그냥 보수로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 
 
넷째, 어느 사안에 대해서도 비난할 수 있는 ‘난타 코드’를 지향할 것. ‘비판만 하는 신문’이 잘 팔리는 법이다.
 
다섯째,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기보다 신문법 등 당장 회사가 먹고 사는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것. 경영에 도움이 되면 체면 불구 학습지 장사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여섯째, 철저히 편 가르기를 하고 기득권세력에 줄을 잘 설 것. 일제시대부터 독재정권에 이르기까지 검증된 생존의 법칙이며, 그래야 파이를 키울 수 있다.
 
일곱째, 과거보다는 현재를 지향할 것. 과거로 올라가면 부끄러운 허물이 너무 많아 차마 ‘민족지’라고 자칭하기 어렵다. 다만 남의 과거만 문제 삼을 것.

여덟째, 남이 만나고 싶어 하는 취재원이라도 대통령이면 피할 것. 대통령과 만나는 것 자체로 선명성에 금이 간다.
 
아홉째, 회사 일이 잘 안 풀려도 사주 탓이라고 우기지 말 것. 사주 탓을 하거나 사주와 맞선 피고용인 치고 남아난 사람이 없으니까.
 
열째, 방송을 멀리 할 것. ‘친노’로 분류되는 방송만 견제하면 광고는 신문으로 몰릴 테니까.
 
동아일보 한기흥 정치부 차장은 칼럼의 결론에서 "이를 상당 부분 충족시키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대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겐 부디 마음을 비우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그의 성공은 다른 사람의 한숨만을 자아낼 것이므로."라고 마쳤다.
 
이 결론에 대해 청와대  강대진 행정관은 패러디에서 "이를 상당 부분 충족시키는 신문이면 틀림없이 대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신문에겐 부디 나라를 생각하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그 신문의 성공은 국민의 한숨만을 자아낼 것이므로."라고 응수했다.
 
이른바 '안기부 X화일' 공개 등으로 정부와 언론사 간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청와대와 동아일보 간 ‘말꼬리 붙잡기’ 식 싸움은 어떤 형태로든 청와대가 지난 연말부터 언론과의 유화적인 기조를 포기하고 일정한 거리두기 또는 참여정부에 적대적인 언론사에 대한 적극적 조치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5/07/26 [13:53]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