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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北核)과 무기수입, 군산복합체의 음모
군산복합체가 한반도의 안보를 책임져주나?
 
예외석   기사입력  2005/07/18 [23:20]

핵무장을 반대하는 많은 단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매우 극명한 대치를 이루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핵을 반대하는 논리들이 엇비슷함을 알 수가 있다. 대부분 핵은 위험하기 때문에 금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일치한다. 그러나 한반도의 핵무장을 반대하면서도 끝끝내 미국의 핵무기도 함께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는 모두가 입을 딱 봉하고 있다.
 

당연히 미국의 핵무기도 함께 폐기해야만 하는 것임에도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전세계의 평화지킴이가 되고 북한이 보유하면 한반도가 불바다가 되는 것인가. 이 땅의 지식인들이 무언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 발표된 국방부의 중기계획에서 첨단무기 수입계획을 한번 살펴보자. 대북 정찰을 위한 중.고 고도 무인정찰기(UAV) 8대가 6,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6년까지 도입된다고 한다. 현재 한국군 전방부대에 배치된 저고도 무인정찰기는 정찰 범위가 30kn 정도이다. 그 저고도 무인정찰기는 상징적으로는 한국에서 순수 독자 개발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국내 한 항공업체에서 핵심부품은 모두 미국에서 수입하여 대충 조립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국방산업의 현주소이기도 한 이야기지만, 대부분의 방산 무기들이  핵심부품은 모두 외국에서 고가로 수입하여 국내에서 조립만 하는 것들이 많다. 결국 껍데기 뿐인 자주국방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무인정찰기(UAV)도 국내에서 개발(?)하여 국방부에 납품한 이후 숱한 문제점들이 드러나 공신력을 잃어버린 사업이다. 띄우면 추락하고 띄우면 추락하는 과정들이 누적되어 사업자체가 불투명하게 된 적도 있었다.
 

중고도 무인정찰기는 국방부에서 내년부터 연구에 들어가 2016년 자체 개발하고, 고고도 무인정찰기는 2008년에서 2012년 사이에 4대씩 해외에서 도입하기로 계획을 발표하였다. 또 5조원 규모의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이 2009년 시작이 된다. 이외에도 1조원 규모의 차기 유도무기(SAMX)사업도 내년 중 시작하고, 독일의 패트리엇 II 미사일(2개대대) 도입 협상에 들어 간다.
 

중요한 것은 예산이다. 2010년까지 중기계획에 반영된 290여 개 전력증강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이 약 45조원이다. 차기전투기와 무인정찰기 등의 신규사업에 8000억원이 배정되었다. 중기계획의 핵심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E-X)의 대상 선정 작업도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하늘에 떠 있는 눈”으로 불리워지며 국방부의 도입 배경은 먼저 쏘아야 살아 남는 현대 공중전에서 조기경보통제기는 북한 비행기를 먼저 보고, 먼저 쏠 수 있는 전술적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며 북한과 화해의 제스츄어를 취하던 우리 정부의 이중적인 모습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킨다는 이유로 첨단의 살상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의도인데 이것은 과연 누구의 힘에 의한 작용, 반작용일까. 한반도 주면 강대국들이 모두 다 핵 보유국인 반면 한국은 극심한 핵 불평등 속에서 강대국들의 장난과 게임에 희생양이 되고 있고, 일부 국민들의 의식 속에는 안보강박증이 갈수록 심화되어 군산복합체들의 가장 맛있는 먹이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에 절대 핵 권리를 주지 않는 미국, 이에 빌붙어서 생계를 유지하는 군산복합체 협력주의자들, 뚜렷한 대안도 없이 무조건 한반도에서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단체들 모두가 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이 한반도의 평화다. 이들 모두는 한반도가 이래도 밥이요, 저래도 밥인 미국 종속국가인 것을 인정하긴 싫지만 그래도 인정 해야만 한다. 과연 한반도에서 쿠바의 ‘카스트로’처럼 미국으로부터의 종속을 거부하고 진정한 독립을 선포할 만큼 배짱 있는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 것인지는 정말 의문이 든다.  
 

6.25 한국전쟁이 공황에 빠져있던 미국에게 구세주가 되어 경제부흥을 시켜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전쟁이 미국을 부흥 시켰지만, 그보다 더 큰 수혜자는 사실 일본이었던 것이다. 마치 부동산 투기에서의 ‘알박기’ 수법이랄까. ‘어부지리’라는 말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미국은 일본 없이는 한국전쟁을 치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을 하나의 거대한 군수기지로 만들었던 것이다.
 

자주국방을 부르짖으며 한반도의 안보를 위해 열심히 엄청난 고가의 첨단 장비들을(사실은 미국에서 쓰레기 취급 받는 고물이 많음)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실 앞에 그저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그것도 북핵을 이용해서 말이다. 국방백서에도 북한을 주적으로 보던 개념을 삭제하고 북한에 전력공급을 해 주겠다는 이 시점에 “먼저 쏘아야 살아 남는다”며 첨단 무기들을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계획은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는 것인지.
 

북핵을 보수단체나 진보단체 모두가 한 목소리로 반대를 외치지만, 엄청난 국민의 혈세로 고가의 무기를 수입하는 것에는 외면하고 있다. 은근히 미군철수 계획을 흘리면서 한반도에 무기를 팔아 먹으려는 군산복합체 장사치들이 과연 진정한 우방으로서 우리의 친구가 될 수가 있을까.
 

지금의 모습을 보면 경제를 살리자고 하면서 경제를 말아먹는 대미 의존형 종숙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다, 입으로만 애국을 나불대던 그 많던 애국자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전쟁이 나면 제일로 먼저 도망갈 사람들이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아니던가. 술 마시면서 북치고 장구칠 때만 “대~한 민국” 을 목이 터져라 외치면 무얼 하나. 산꼭대기에서 공허한 메아리로만 울린다. “대~한 민국”

* 필자는 경남 진주시 거주하며 한국항공우주산업 노동자, 시인/수필가, 열린사회희망연대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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