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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심형래 <디워>, '영구 없다'와 똑같아”
혹평 가한 진중권에 네티즌 비난 봇물, MBC 100분토론, '후폭풍' 강타
 
이석주   기사입력  2007/08/10 [13:00]
"심형래의 <디워>, 과거 '영구 없다~'와 무슨 차이가 있나"
 
<디워>의 완성도를 둘러싼 논쟁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아니, 영화 한 편을 놓고 벌이는 심야 설전은 뜨거움을 넘어 향후 영화계 전반에 미칠 후폭풍까지 예상케 했다.
 
지난 5일 개봉한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가 9일 밤 '디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라는 제목으로 MBC <100분 토론>에서 심층적으로 다뤄졌다.
 
최근 영화의 완성도를 놓고 평론가들과 관객들 사이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이른바 '<디워> 논란'과 관련, 찬반 양론의 요지와 이 영화가 던져준 한국영화의 과제에 대해 각 전문가들들이 나와 설전을 벌인 것이다. 
 
▲ 이날 방송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충연자는 단연 진중권 문화평론가. 그는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디워>를 혹평, 논란을 가열시켰다.   © MBC화면 캡쳐
이날 방송에서 <디워>에 높은 점수를 매긴 찬성 측 패널로는 '학벌없는 사회' 하재근 사무처장과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가, 반대측 패널로는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와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등 총 4명이 출연했다.
 
하지만 토론에서 이른바 시청자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패널은 단연 진중권 문화평론가. 그는 "(영화 자체에) 꼭지가 돌아서 비평을 했다", "평론할 가치 조차 없는 영화", "엉망진찬" 등의  혹평을 가해 방송에 참여한 일부 시민논객들의 반발과 누리꾼들의 반향을 일으켰다.
 
"스토리 없고 CG만 난립한 단점 투성이 영화"
 
진 씨는 우선 <디워>의 과열 현상을 애국코드, 민족주의 코드, CG기술 코드, 여기에 심 감독의 인생극장 코드 등 네 가지 코드로 규정, "스토리는 없고 컴퓨터 그래픽 기술 만 있다"며 "평가할 가치 조차 없는 단점 투성이 영화"라고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특히 진씨는 심형래 감독에 대한 일부 팬들의 광적인 사랑을 꼬집으며 “심형래에 대해 말하는 것이 모험"이라며 "황우석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며 스토리 허술함을 강조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 내용에 대한 진지하고 객관적인 고찰 없이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추앙을 보냈던 상황과 빗댄 것이다.  
 
진 씨는 영화 스토리에 대해 "화려한 CG만을 보여주려다 보니 스토리가 허울해졌고, 여자 하나를 잡으려고 대군이 오고, 부라퀴까지 오더라"고 비꼰 뒤 "막상 <디워>의 주인공들은 하는 일이 없다. 모두 주변 인물들에 의해 스토리가 진행될 뿐"이라며 "아무리 이야기 구조가 허술하더라도 결말에서는 주인공들의 역할이 잘 나타나야 하지만 이 영화는 기렇지 않다. 나쁜 평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진 씨는 심 감독을 직접적으로 겨냥, "<디워>와 관련한 심형래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영화에 대한 철학과 미학은 찾아볼 수 없다. 컴퓨터 그래픽은 내가봐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으나, 영화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냉정성을 강조했다. 
 
진씨는 또 "'화려한 CG를 보면 (한국영화의 자체 기술력에) 자랑스럽다'는 얘기가 많은데, 나는 <트랜스포머>를 보고 자랑스럽단 느낌은 못 받는다. 그 이유는 <디워>에 애국주의 코드가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손석희 진행자가 "다른 영화도 애국주의 코드를 쓰는데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묻자 진 씨는 "애국주의 코드, 민족주의 코드, 인간극장이 미국에서 통하느냐. 거기서도 <무릎 팍 도사> 할 거냐"며 "우리는 <용가리>와 <디워>를 비교하지만, 그 사람들은 <디워>를 <트랜스포머>와 비교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찬성 패널로 나온 하재근(문화평론가)씨와 김천홍 기자는 진씨가 영화의 상업성과 특수성을 간과한 채 지나치게 예술성과 철학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원했던 것은 철학이 아니라 화려한 CG였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훌룡한 CG기술과 마케팅이 결합해 성공했다" "마케팅이란 상품을 팔기 위한 수단인데 이 영화가 애국주의 마케팅을 쓴다는 사실을 문제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영화를 보러 가겠다는 선택은 관객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바닥치고 올라오는 한국영화계에 찬물 끼얹나"
 
이렇듯, 개봉 이전 부터 초미의 관심사 였던 <디워> 논란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계속되었다. '디 워'의 흥행성적표가 나타내듯 압도적인 누리꾼들은 진중권씨를 향해 비판을 가했다.
 
아이디 '구명숙'은 "미국 SF영화 중 스토리전개 연개성이 맞아 떨어지는 영화가 몇이나 있느냐. 스로티 전개가 기가 막혀서 미국사람들이 슈퍼맨보고 열광했겠느냐"며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 다른작품에 대해서는 비평하지 않으면서 유독 <디워>에게만 냉혹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오경화'는 진 씨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인용, "아무리 문화 평론가라고 해서 관객들을 가르치려 하면 안된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관객들의 꼭지가 정말 돌 것이다.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한국영화계에 <디워>가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는데, 말 한마디로 불을 끄려고 하느냐"고 맹비난했다.
 
진 씨의 토론 자세를 성토하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임서희'는 "진 씨는 적어도 토론의 기본 매너 정도는 알고 방송에 출연했어야 했다"며 "상대방을 폄하한 채 말을 끊고, 나아가 무시하는 듯한 비웃음. 이 모든 것들이 세치 혓바닥에 눌러앉은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디 워'에 대한 네티즌들의 맹목적인 추종을 비판하면서 냉정한 자세를 촉구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진씨의 문제제기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구분해서 수용해야 한다며 성찰적 입장을 강조했다.
 
아이디 '이원영'은 "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자신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여론이 무서워 조용히 있어야 하느냐"며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영화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알려준 진중권 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박미영'은 진 씨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을 향해 "단지 영화의 잘못된 부분을 짚어주고 더 나은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다. 진 씨가 극단적인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다"라며 "비평가로서 정환한 말을 했다"라고 진 씨를 옹호했다.
 
'이기범' 역시 "결론적으로 진중권씨 말에는 충분한 일리가 있었다. 주장 자체는 너무나도 정확했다"며 "이제껏 디워에 대한 논란을 일목요연하게 잘 짚어줘서 방송을 보는 내내 속이 시원하다는 감정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소강국면이던 논란 '재점화'
 
한편 영화 제작 발표 이후 부터 우여곡절을 겪은 <디워>는 개봉 2주 만에 관객 400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 SF영화의 신기원을 만들었다는 관객들의 평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 평론가들로부터는 신랄한 비판을 받으며 영화계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날 <100분 토론>은 방송 이전 부터 각종 포털게시판에 방송과 관련한 찬반 논란이 이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방송은 잠시 주춤했던 '<디워> 논란'을 재점화 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시청률조사 전문기관 <AGB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전국 시철률 4.7%를 기록, 평소 1~2%에 머물던 평균 시청률과 비교했을때 약 3배 가까이 오른 수치를 기록해 <디워>논란이 어느정도인지를 가늠케하기 충분했다.
 
또한 방송이 끝난 후 10시간 정도가 지난 10일 정오 까지도 거의 대부분의 포털 싸이트에 토론 관련 검색어가 인기 검색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정점에 다다르고 있음을 예상케 하고 있다.

* 비판과 대안, 새로운 상상력 <이슈아이> (www.issuei.com) / 대자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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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8/10 [13: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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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시민 2007/08/13 [14:31] 수정 | 삭제
  • CG는 당연 드렌스포머만 못하고, 내용도 엉성하고 배우들 연기조차 꽝인게, 절대 비추입니다. 그 외 이야기는 잘 모르겠고, 이상 내 생각합니다.
  • 후아 2007/08/13 [13:18] 수정 | 삭제
  • 네티즌을 이 정도로 보고 나불거리다 개떡되고 있잖아... 요즘 지성인 치고 인터넷접속 안하는 사람 있나?
  • 지나가다 2007/08/10 [17:20] 수정 | 삭제
  • 100분토론은 안봤지만 아들손잡고 영화는 봤습니다.
    평가는 B정도...내 눈높이에는 CG 빼고 한없이 아쉬운 부분이 보이긴 했지만
    돈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아들내미 엮시 신나고 재미있게 보더이다.

    미국에서도 개봉한다는데
    그때는 120분으로 한다니 좀더 다듬어서 세련된 영화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현대 포니로 자동차 시장을 뚫은 후에 소나타, 아제라까지 팔듯이
    디워를 시작으로 띄워(?) 까지 팔아먹을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