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이기명씨, 노사모에 '정치행동 촉구' 글올려
한나라당은 청개구리,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말만 개혁" 정신차리게해야
 
편집부   기사입력  2004/12/24 [12:14]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가 24일 ‘노사모’에 홈페이지에 정치적 행동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다소 격정적인 흐름으로 써내려간 `노사모 동지들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이씨는 한나라당을 반대만하는 청개구리, 당내 일부 지도자들을 우왕좌왕하는, 개혁을 말로만하는, 정신차려야 할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친노세력의 원로격인 이씨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4인 대표회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을 `합의처리'키로 한데 따른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친노 조직들의 반발 기류가 거세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자신의 최근 열린우리당 입당이유에 대해서도 "뒤에 팔짱끼고 서서 `감놔라 배놔라'  잔소리하는  것이 얼마나 속들여다 보이고 꼴불견이겠느냐"고 밝히고 "노사모 회원들도 대통령이 평당원인 우리당에 입당해 당이 제 길을 잘 갈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청개구리처럼 반대만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당이라고 비판하는가하면 노사모 회원들이 수구세력들의 반역사의식을 바로잡는데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는 또 현재 한나라당과 타협을 이끌어낸 우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성역없는 비판'을 가할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도적 지위를 이용해 겉으론 개혁에 앞장서는 척 좋은  말을  골라하고, 개혁은 입으로 하는 걸로 착각하고, 말과 행동이 따로 놀며 우왕좌왕함으로써  당원들도 갈피를 못잡게 하는 당내 지도자들은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권정당 지도자라는 이름만으로 성역이 될 수는 없다"며 "노사모는 잘못된 지도자, 매명만을 위한 위장된 지도자는 단호히 거부하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기명씨가 24일 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린글 전문이다.

‘노사모’ 동지들에게.  들풀(이 기 명) 
 
‘노사모’ 
제게는 애틋한 아픔의 이름입니다. 
아픔은 감동의 절정에서 오는 기도와 같은 아픔이기도 하며 우리 민족이 겪는 운명적 비극에 대한 아픔이기도 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 
구세군 냄비가 착한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12월의 마지막 길목에서 우리 모두에게 마음 편할 날 없던 한 해를 보내며 언제나 그리운 ‘노사모’ 동지들에게 글을 씁니다.  
 
사랑하는 ‘노사모’동지들. 
‘노사모’를 떠 올리면서 감히 이 나라의 운명도 함께 생각합니다. 
설명을 드리지 않더라도 우리 ‘노사모’가 이룩한 정치개혁은 만족한 수준은 아니라 해도 수십 년 간 이어오던 재래식 구태정치의 틀을 바꿔 놓았고 절망적이었던 이 나라 정치에 희망을 심었습니다.  
노사모’는 자부를 해도 욕먹지 않습니다. 
‘노사모’를 “노빠 라고 깎아 내리는 사람들이 있어도 개짓는 소리로 무시해 버리면 됩니다. 
 
존경하는 ‘노사모’ 동지 여러분. 
이 땅을 남북으로 갈라놓은 분단은 남들이 만든 비극이지만 민족을 동서로 갈라놓은 가슴속 분단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부끄러운 족쇄입니다. 노무현이란 정치인도 희생자입니다. 
 
‘노사모’는 기억합니다. 
“농부는 밭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지역감정에 도전하다가 결국은 쓰러지면서 노무현이 남긴 이 말 한 마디.  
노무현이 정치를 포기한 체 남긴 이 말 한마디가 ‘노사모’를 탄생시켰습니다.  
 
사랑하는 ‘노사모’ 동지 여러분. 
2000년 6월6일. 대전의 지하 까페에서 열린 ‘노사모’ 창립총회에는 전국에서 젊은이들이 모였습니다. 
누가 오라고 한 것도 아니었고 생기는 것도 없고 아는 얼굴도 없습니다. 자기가 차비 들여서 6월의 무더위를 견디며 찾아 왔습니다. 
 
지하실 까페에 모인 사람들은 그냥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정치적 야망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고 정치적 식견이 대단한 사람도 아니었고 단지 아 땅의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대들에게 묻는다-  
 
묻노니 
그대들이어. 
 
무엇이 그대들로 하여  
오늘 여기 모이게 했는가. 
 
선거 날에도 귀한 투표권 내동댕이치고 
얼씨구나 좋다 노는 날이구나. 
산으로 바다로 달려가는 냉소주의자들인데 
어인일로 무더위에 땀 뻘뻘 흘리며 여기 모였는가. 
 
정치인은 모두 그놈이 그놈이고 
냉소는 지식인의 특권이라 자부하는데 
 
그대들 노는 특권 버리고  
어이해 여기 6월 삼복에 땀 흘리며 모였는가. 
 
경상도다 전라도다 충청도다 
끼리끼리 싸고돌아 
이제 갈 갈이 찢긴 땅 
희망 버린 조국인데 
 
그대들 어인일로 착한 얼굴 환한 미소 지으며 
여기 모였는가. 
 
아 아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느니  
우리 모두들 알고 있느니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이래서는 나라꼴이 안 되겠다고 
이래서는 자식들이 안 되겠다고 
이래서는 나라가 망한다고 
 
가슴 치며 눈물짓는 
깨여있는 젊음들이 
팔 걷어 부치고  
분노의 불길 활활 불태우며 
 
전라도에서  
경상도에서 
강원도에서  
서울에서 
두 주먹 불끈 쥐고 달려 왔음을 알고 있느니 
 
이 땅의 복판 대전에서 
방방곡곡 착한 젊은이들이 모여 
뜨거운 가슴 서로 끌어안고 
눈물짓는 소망,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나라사랑이 아니었더냐. 
 
이제 새 역사의 출발선에서  
우리의 비원을 짓밟는 반역자는 누구인가. 
 
노사모여. 
 
우리는 안다. 
너희가 있어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너희가 있어 우리는 절망하지 않으니 
 
노사모여 
우리 모두 목 메여 너를 부른다. 
 
2000년 6월 6일.  
 
그 날 젖은 눈으로 쓴 졸작입니다. 
 
사랑하는 ‘노사모’ 동지 여러분. 
저는 2004년 12월 9일 ‘열린 우리 당’에 입당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입당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합니다만 단 한 가지 이유는 제가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정당, 제가 온 몸으로 지지하는 정당에 가입하는 것이 지극히 온당하고 또한 당당한 당원의 자격으로 의무를 다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뒤에 팔짱 끼고 서서 감 놔라 배 놔라 잔소리 하는 것이 얼마나 속 들여다보이고 꼴불견이겠습니까. 
사랑하는 정당에 당당히 입당하고 할 말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노사모’ 회원들도 노무현 대통령이 평당원인 ‘열린 우리 당’에 입당해서 당이 갈 길을 잘 갈 수 있게 힘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란 아무리 쏟아 부어도 넘치는 일이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힘들어하던 때 마다 ‘노사모’가 쏟은 사랑과 정성은 우리 정치사에 가장 아름다운 정치후원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온 국민이 분노에 떨며 거리를 뒤덮었던 한나라당의 탄핵망동을 우리 ‘노사모’는 온 몸으로 규탄했고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청개구리처럼 반대를 최고의 미덕으로 망각하는 한나라 당과 수구 세력들의 반역사 의식을 바로 잡아 주는데도 우리 ‘노사모’는 힘을 모아야 합니다. 
 
또한 지도적 당의 지위를 이용해 겉으로는 개혁에 앞장 서는 척 좋은 말은 골라하고 개혁은 입으로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말과 행동이 따로 놀며 우왕좌왕함으로서 당원들도 갈피를 못 잡게 하는 당내 지도자들도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합니다. 
집권정당의 지도자라는 이름만으로 성역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잘못은 비판받고 수용하고 바로 잡아가야만 국민의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사모’는 지도자를 위해 온 몸과 마음으로 헌신할 수 있는 준비된 조직입니다. 또한 잘못된 지도자. 매명만은 위한 위장된 지도자는 단호하게 거부하는 조직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정치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도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 ‘노사모’는 언제나 말과 행동이 함께 했습니다. 
때로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것이 옳은 길이다’ 방향이 잡히면 ‘노사모’는 함께 했습니다. 
일사불란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노사모’가 힘차게 살아가는 힘의 원천입니다. 
 
사랑하는 ‘노사모’ 동지 여러분. 
개혁은 혁명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우리는 참여정부 2년의 경험으로 가슴 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부당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세력들의 저항이 얼마나 집요한가를 똑똑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게 했던 ‘국가보안법’을 신주처럼 끌어안고 놓지 않으려는 수구세력들의 작태를 보면 형극의 길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느낍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습니다. 돌아가야 할 산이 아니라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국가의 운명과 민족의 미래가 함께하는 문제며 자손들의 행복과 직결된 문제며 우리가 사람답게 살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침묵은 금이 아니며 비굴입니다. 
대가도 바라지 않았고 옳고 그름의 잣대로 뭉치고 행동하는 ‘노사모’는 상식과 원칙을 존중하며 이 땅에 맑고 깨끗한 정치가 샘물처럼 솟고 오염된 정치가 사라지는 날까지 개혁의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노사모’동지 여러분. 
 
우리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꿈은 이루기 위해서 꾸는 것이며  
희망은 이루기 위해 존재합니다. 
 
‘노사모’동지 여러분. 
우리는 서로 사랑합니다.  
 
2004년 12월 24일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4/12/24 [12:14]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