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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에 목걸린 휠체어장애인, 여성장애인 과잉진압
420기획단 한강로 시위, 성희롱 과잉진압 시비 불거질 듯
 
김기성   기사입력  2004/04/14 [10:12]

4월 13일 오후 2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은 용산구 한강로에 소재하는 육교에서 도로점거 시위를 벌였다.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도로점거 시위에 들어갔다     ©김기성

이날 기습점거 시위에 참가한 40여명의 장애인들은 고속철도 이용보장, 활동보조인 제도화, 차별금지법 제정등의 펼침막을 육교에서 늘어트린 가운데 한강로를 전면 점거하고 사다리와 쇠사슬을 이용하여 서로를 연결하는 등 강경한 의지를 보였다.

점거를 벌인지 5분여만에 도착한 전투경찰은 "여러분들은 지금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라는 방송을 내보낸 뒤, 2시 20분 무렵 모든 장애인은 도로위 점거시위를 해산당하고 인도로 끌려 나왔다.

쇠사슬을 끊고 사다리의 철거로 시작한 점거시위 해산과정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한 장애인의 경우 사다리에 목이 걸려 본인은 물론 주변인들의 거친 항의가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비장애인인 경찰이 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지 나타내는 척도이다.

▲사진 속의 참가자는 사다리에 의해 1분 남짓 목이 졸리는 고통을 겪었다. 본 기자는 위 참가자에 대한 항의를 하다 같이 연행되었다.     ©김기성

인도로 끌려 나온 장애인들이 해산하지 않자 다시 한번 경고방송을 내보낸 뒤, 장애인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3시 5분 무렵 모두 연행된 장애인들을 경찰서에 분산 수용하며 이날의 시위는 끝났다.

이 날의 시위는 앞으로 과잉진압, 성희롱 등 인권시비로 불거질 전망이다.

사다리와 쇠사슬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경찰의 지침이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애인들이 찰과상을 입고 목과 팔이 걸려있는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미처 사다리에서 빠져 나올 틈조차 주지 않고 철거하는 바람에 1분남짓 사다리에 의해 목이 졸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성장애인들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남자경찰들에에 안겨 연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의 항의가 있은 후 여경들에 의한 연행이 이루어졌다.

▲여성참가자들은 본인의 의사화 상관없이 남자 경찰에 안겨 연행되는 모욕감을 참아야만 했다.     ©김기성

휠체어는 장애인들에겐 신체의 일부임에도 휠체어를 놓고 연행되기에 이르렀다. 한 참가자는 "하체 따로 상체 따로 떼어놓고 연행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항의했지만 참가자들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위 과정에서 과도한 진압에 대해 항의하던 본 기자 역시 함께 연행되었다. 본 기자는 인터넷 대학생 신문 유뉴스 소속으로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신분확인을 요구했지만,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시위 참가자로 분류 연행됐다.

기자와 함께 연행된 7명의 장애인들은 오후 5시경 송파경찰서에 도착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조사과정에서 일부 경찰이 "정상인" "불쌍한 사람들" "나라에서 돈을 주지 않느냐"라는 등 차별적 발언을 했다.

조사과정에서 뇌성마비 장애인은 경찰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 통역이 필요한 상태지만 활동보조인들은 다른 경찰서로 연행되어 도움을 받지 못했다. 본 기자는 서면으로 기자확인이 되었지만 취재활동인지 시위참가자인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며 경찰에 의해 억류되다 8시경 풀려났다.

기자가 풀려난 시간까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장애인들은 조사가 모두 끝마친 상태지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은 아직도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사다리에 목이 걸린채 해산당했던 서기현씨는 관악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강남고려병원에 입원중이다.

연행당한 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 활동가 35명은 현재까지 경찰에 구금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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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4/14 [10: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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