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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과 밀라노 배경 인연의 소중함 깨닫게 하는 ‘이어지는 땅’
과거와 현재 오가며 이어지는 다섯남녀의 만남과 인연
 
임순혜   기사입력  2023/12/29 [11:08]

영화 ‘이어지는 땅’은 낯선 땅에서 우연이 필연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로, ‘기억 아래로의 기억’, ‘두 개의 물과 한 개의 라이터’, ‘주인들’ 등 여러 단편 영화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조희영 감독이 연출한 장편영화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이어지는 땅’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2022),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CGK촬영상, 열혈스태프상 – 경쟁부문(2022), 제11회 무주산골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 창(窓) 섹션 (2023), 제11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스포라 장편(2023), 제3회 Jeolla누벨바그영화제, 장편 최우수상(2023)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칭찬을 받은 영화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런던에서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호림은 우연히 주운 캠코더 속에서 낯선 한국 여자 이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게 된다. 이후 호림은 옛 애인 동환을 만나고, 동환의 현재 애인 경서를 만나고, 경서의 친구이자 캠코더 속 영상의 주인공 이원을 만난다.

 

낯선 땅에서 희미한 인연으로 이어진 사람들의 시간을 담은 ‘이어지는 땅’은 런던과 밀라노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낯선 땅에서 희미한 인연으로 이어지는 서로 어긋나기도 하는 다섯 남녀 주인공들의 다정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담았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조희영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인 ‘이어지는 땅’은 인물과 공간을 한 폭의 풍경화 혹은 사진처럼 담아 여러 유수 영화제에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은데, 그녀만의 독보적인 감수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땅’은 런던과 밀라노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아름다운 미장센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배경 위로 낯선 땅에서 만나 인연을 맺는 이원(공민정), 호림(정회린), 화진(류세일), 동환(감동환), 경서(김서경) 등 다섯 남녀의 이야기를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담아내,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영화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이어지는 땅’은 제목처럼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라는 공간 배경에서 서로 다른 사연과 사정이 있는 남녀가 인연을 맺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런던 유학 생활 중인 호림(정회린)은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우연히 발견한 캠코더에서 낯선 여성 이원(공민정)의 모습을 발견하는데, 그녀는 실제로 원과 만나게 된다.

 

런던에 있다가 밀라노로 생활 터전을 옮긴 이원은 런던 생활 때 지인 경서(김서경)와 동환(감동환) 커플과 만나던 중 호림을 알게 됐고, 이후 호림의 사연을 듣는다. 

 

알고 보니 호림은 예전 연인 동환의 흔적을 쫓아 왔던 것이다. 헤어짐의 후회와 여러 감정을 품던 호림을 바라보는 원의 표정을 세심하게 묘사 해 공감하게 한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영화는 호림의 이야기로 시작되나 건너뛰어 이야기를 밀라노에서 여행객 화진(류세일)과 마주친 이후 관계가 급진전되는 원의 사연을 제시한다. 자연스럽게 호림에게서 이야기 화자가 이원으로 옮겨지며, 과거의 기억과 흔적, 스쳐지나간 인연을 회상하며 현재의 인연을 마주하는 과정을 다루어 스쳐가는  과거와 마주치는 현재를 섬세하게 다룬다.

 

‘이어지는 땅’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다루며 우리가 어느 날 잠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다시 부딪혀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들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주인공 호림 역은 ‘다음 소희’에서 먹방 유튜버로 먹고 토하는 게 일상인 쭈니 역할로 대체불가 매력을 선보인 정회린 배우가 맡아, 영화의 주연을 맡으며 몰입감을 높였다.

 

캠코더 속의 이원 역은 2021년 tvN 토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치위생사 표미선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공민정 배우가 맡아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다.

 

▲ 영화 ‘이어지는 땅’의 한 장면  © 필름다빈


정지혜 영화 평론가는 “‘이어지는 땅’의 이국의 풍경은 잠깐 스치는 우연들을 모아둔 캔버스가 아니라, 흐르고, 출렁이고, 이어지는 세밀한 감정이 깃든 너르고 풍성한 그물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간을 향한 미련과 후회, 더는 내 곁에 없는 존재를 향한 그리움과 상실감, 떨칠 수 없는 일말의 기대와 뒤이은 외로움, 고독까지. 꿈결처럼 이어지는 풍성한 감정의 연쇄 사이로 더 많은 이야기의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 특히 롱테이크와 롱숏에는 생기 가득한 자연의 너울거림과 생의 파동이 있다. 충만하고 아름다운 순간 들”이라는 호평을 했다.

 

▲ 영화 ‘이어지는 땅’ 포스터  © 필름다빈

 

‘이어지는 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어지는 다섯남녀의 만남과 인연을 따라가며 런던과 미라노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만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관객에게 청량감과 힐링을 주는 독특한 영화다.

 

런던과 밀라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섯 남녀의 소중한 인연을 다룬 이야기 ‘이어지는 땅’은 2024년 1월10일 개봉이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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