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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패키지 여행의 묘미
천지연 폭포, 산삼 배양, 난타 공연 등 흐뭇
 
김철관   기사입력  2023/08/23 [15:24]

▲ 천지연 폭포와 관광객들.  ©


최근 패키지 여행으로 관광한 제주 천지연 폭포의 우아스러움과 함께 주변 경관에 도취됐다. 지구 온난화로 전국에서 귤 농사가 재배돼 그동안 제주 특산물로 자리잡았던 '귤 농사'가 쇠퇴해 져 가고 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상당수 귤밭이 없어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에서 산삼 배양을 통해 지역 경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눈길을 끌었다.

 

우연히 목격한 텔레비전 광고 상품을 보고, 제주 패키지 관광에 나섰다. 공연 등 유료 옵션이 몇 개 있었지만, 제주 3박 4일에 19만 9000원이라는 비용이 제법 저렴해 여행을 마음먹었다. 3박 호텔 숙박에, 김포에서 제주까지 왕복 비행기표만 해도 손해 볼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급한 서울 일정이 생겨 1 박 2일 일정만 소화했고, 함께 간 일행을  남기고 다시 서울로 향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어쨌든 제주는 2020년말까지 초고층 건물이 없었다. 대한항공에서 운영한 CAL호텔이 그나마 높은 건물로 제주를 상징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5월 완공해 그해 12월 18일 개장한 제주 명물 쌍둥이 빌딩인 38층(지하 5층) '드림타워'가 우뚝섰다.

 

제주 부유층이 살고 있다는 제주시 노연로(노형동)에 있는 169m 건물로, 중국 한 건설사(49% 지분)와 롯데관광개발(51%지분)이 공동 지분을 소유한 형태다. 물론 롯데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드림타워는 제주국제공항에서 3km, 제주크루즈터미널에서 7km거리에 위치해 있다. 요즘 제주에서 랜드마크로, 톡톡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91년 초 제주  패키지 여행을 온 후, 그동안 몇 차례 제주 여행을 다녀왔지만, 직장이나 지인들과 함께 호텔을 예약해 자유여행을 했다. 그래서 이번 패키지는 그 때 이후 두번째였다. 

 

먼저 여행 첫날 버스를 탔는데, 우리를 인도할 가이드가 제주 명물 '드림타워'에 대해 설명을 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색이 적색과 금색인데, 드림타워 앞 분수가 금색, 안에 들어 가면 적색(빨강색)이 있어 중국의 분위기가 조금 느껴진다는 설명이었다.

 

제주도는 2002년 12월 16일 섬 전체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했고, 2007년 7월 2일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10월 1일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한 섬이기도 하다. 

 

▲ 제주 전통배 '테우'  ©

 

▲ 돌하르방  © 김철관


천지연으로 가는 첫 관문인 다리 입구 양편에 돌하르방이 우뚝 서 있어, 마치 천지연 폭포를 지키는 수호신같아 보였다. 특히 조금 더 향하니 주먹을 붉은 쥔 돌하르방이 양편으로 줄지어 서 위엄을 자랑했다. 실제 용암석으로 만든 돌하르방은 과거 제주도 마을 입구에 세워져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91년 패키지로 왔던 천지연 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시골길 같았는데, 지금은 포장도로로 잘 단장돼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22m 높이와 12m의 너비를 자랑하는 천지연 폭포는 못의 깊이가 20m에 이른다. 계곡 주변의 난대림이 사계절 내내 푸르고 기암절벽이 만들어낸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또한 열대성 물고기인 무태장어 서식지, 담팔수 자생지, 난대림 등이 천지연 폭포와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자아낸다.

▲ 천지연 폭포수에 손을 적시고 있는 아이이다.  ©

 

▲ 3복상  ©


특히 천지연에서 흐른 냇물을 가로 질러 '기원의 다리'라는 곳이 있다. 다리 중간쯤에 서 냇물을 보면 삼복을 상징하는 동물상이 자리잡고 있다. 3복상이라고 하는데, 조형이 냇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3복상은 원앙(사랑), 잉어(입신출세), 거북상(장수)을 상징한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세 가지 복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이곳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시설물 훼손과 식물 체취나 식재, 동물 포획과 방생을 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 석부작 정원  ©


천지연 폭포에 이어 석부작 공원과 산삼 배양 시설이 있는 '숨도' 정원을 들렸다. 숨도는 '숨이 모여 쉼이 된다'는 의미였다. 이곳에는 돌에 식물을 기른다는 의미의 '석부작(石附作)' 정원이 있는데, 제주의 화산이 폭발에 생긴 돌(기공 현무암)에 분재를 만든 관상 작품이 제법 눈길을 끈다.

 

 바로 석부작 공원 지근거리에 산삼배양근 실험실이 있다. 산삼배양근은 천연 산삼의 뿌리 조직을 때어 첨단 바이오 기술로 배양해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현재 실제 이곳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해 생산 판매를 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식물세포 배양기술 및 현대생명과학으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이곳 관계자는 전했다. 산삼의 조직을 생물반응기를 이용해 무균상태에서 배양한 뿌리가 산삼 배양근이다. 특이한 점은 자연삼과 유전자(유효성분)가 동일함을 입증해 일본에서 인정을 받은 기술이라는 점이다.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고, 세포조직 배양을 통해 대량생산되고 있다고.

 

▲ 산삼 배양실  ©


 특히 이곳 산삼 배양근 효능 실험 결과 간 보호 작용, 항암 작용 및 암 예방 작용, 부인병 및 피부미용 효과, 성기능 개선효과, 항당뇨 효능, 항산화 활성 등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제주 산삼 배양은 귤 농사의 쇠퇴한 길을 걷고 있어, 침체된 제주 경기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떠나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 온 한 카페에 들려 차를 마셨고, 서귀포항에서 1시간 여 유람선을 타고 범섬을 둘러봤다. 서귀포항 인근에 있는 '새연교'는 서귀포항과 새섬을 잇는 다리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다리'라는 의미이다. 제주 전통배 테우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알려졌다. 새연교는 국내 최초 외줄케이블 형식의 다리로 길이 169m, 폭 4~7m의 사장교(斜張橋)이다. 

 

▲ 서귀포항의 새연교  ©

 

▲ 유람선  ©


특히 이날 오후 본 난타 공연도 일품이었다. 실제 관객을 즉석에서 무대로 불러 소통했고, 관객의 박수 소리와 함께 펼쳐진 공연이 흥미를 자아냈다. 요리 재료와 요리 도구를 활용한 난타 공연도 특이하게 느껴졌고, 사물놀이 등이 어우러진 여러 장르의 퓨전 공연이어서 너무 좋았다. 특히 다섯 명의 연기자들이 혼신을 다한 몸 연기, 퍼포먼스 등의 공연이 관객들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유도했다.

 

 이날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 거주한 제주시 스카이호텔 주변 길거리에서 주운 적색돌 '송이'는 제주 곶자왈에서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적색돌 '송이'는 제주물 '삼다수'와 깊은 관련이 있는 돌이다.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 지하 450m에서 불순물 제거하는 돌이 송이이다. 송이를 가지고 제주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제주 모든 돌은 공항으로 나갈 수 없게 법으로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만약 가지고 가다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문단다.

 

▲ 난타 공연장  ©


 요즘들어 관광으로 먹고 산 제주 경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제주 관광객의 90%가 중국인이었다. 당시 성주 사드배치로 중국 정부가 관광을 금지시켰고, 거기에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관광객도 찾지 않아 힘든 상태가 이어졌다. 이날 묵은 호텔 주변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는데, 주인 왈 '최근 중국이 여행을 자유화해 기대가 된다'고 반기는 모습이 역력했다. 현재 국내는 물론 대만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어, 제주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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