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나들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죄책감, 가족 간의 유대감, 사랑에 관한 영화 '더 썬'
[임순혜의 영화나들이]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남자와 삶이 버거운 아들 이야기
 
임순혜   기사입력  2023/07/13 [19:45]

‘더 썬’은 첫 장편 영화 ‘더 파더’로 아카데미 2관왕의 영예를 안은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10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은 영화다.

 

‘더 썬’은 그 무엇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남자 피터(휴 잭맨)가 삶이 버거운 아들 니콜라스(젠 맥그라스)를 다시 만나며 펼쳐지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로, 토론토국제영화제, BFI 런던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호평을 받은 영화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주)


성공한 변호사로 뉴욕에서 행복한 새 가정을 이룬 피터는 어느 날, 전처 케이트(로라 던)에게 아들 니콜라스가 학교를 나가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피터는 아들 니콜라스를 새로 꾸민 가정으로 데려오지만, 애를 쓸수록 두 사람의 사이는 어긋나기만 한다.

 

‘더 썬’은 동명의 연극 ‘더 썬(Le Fils)’을 각색한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해 극찬을 받았던 ‘더 파더’에 이은 두 번째 가족 영화로 ‘더 썬’은 죄책감, 가족 간의 유대감, 궁극적으로는 사랑에 관한 영화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영화 ‘더 썬’은 ‘레미제라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휴 잭맨이 아버지 피터 역을 맡았고, ‘결혼 이야기’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로라 던이 어머니 케이트 역을 맡아 엇 나간 가족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녀의 조각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바네사 커비가 새 엄마 베스 역을 맡았고, ‘양들의 침묵’, ‘더 파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2회 수상한 안소니 홉킨스가 할아버지 안소니 역을 맡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삼대로 확장시키는 베테랑 다운 연기를 선보인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그리고 플로리안 젤러 감독이 찾아낸 빛나는 신인 젠 맥그라스가 니콜라스 역을 맡아 신선하고 치명적인 연기로 심금을 울리게 하는 등 역대급 배우들이 총출동 한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더 썬’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 캐릭터로 유명한 휴 잭맨은 ‘더 썬’을 통해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연기”(FilmInk)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더 썬’은 동명의 연극 ‘더 썬(Le Fils)’을 각색한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두 번째 가족 영화인데,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더 썬’을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더 썬’은 제가 꼭 해야만 했던 이야기다. 원작인 연극을 상연하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도와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영화를 통해 대화를 시작해 보고 싶었다. 나쁜 일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라고 제작하게 된 동기를 말했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더 썬’은 제가 오랫동안 연출하고 싶었던 영화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세대 간 역학 관계와 패턴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출신 지역에 관계없이 모든 가족 구성원이 부모와 자녀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일 뿐만 아니라, 어떠한 행동에 대한 원동력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롭고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더 썬’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 영화가 고군분투하는 10대 니콜라스와 아들로서 자신의 문제와 씨름하는 아버지 피터, 결국 두 아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또한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서 다른 어떤 영화도 만들지 못했을 정도였다. 저 역시 낯설지 않은 감정에서 영감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정신 건강 문제를 겪고 있고, 여전히 많은 수치심과 죄책감, 무지가 이러한 투쟁에 붙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정 캐릭터의 삶을 공유해 보고 싶었다. 이 영화가 어떤 식으로든 정신 질환에 관한 담론에 목소리를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더 썬’은 플로리안 젤러 감독의 가족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로,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해 극찬을 받았던 ‘더 파더’에 이어, 이번에는 우울증을 소재로 실제 경험을 다룬 듯 생생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를 완성했다.

 

플로리안 젤러 감독은 “‘더 썬’의 원작 연극을 쓸 때 자신의 삶에서 일정 부분 영감을 받았다. 등장인물이나 상황은 제 이야기가 아니지만 감정적인 면에서는 제가 겪은 일이다.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로 인해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유하고 싶었고 정신 질환에 대한 대화를 더 넓히고 싶었다”라고 제작 의도를 전했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아버지 피터 역의 휴 잭맨은 "플로리안과 첫 통화를 했을 때부터 평생 잊지 못할 협업이 될 거라는 걸 알았다. 그는 캐릭터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서도 모든 장면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꿰뚫어보는 능력이 뛰어나다. 플로리안 뿐만 아니라 훌륭한 제작진, 출연진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도전적이면서도 보람찬 일이었고, 제 인생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어머니 케이트 역의 로라 던은 ‘더 썬’이 정신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에 대해 "일반  대중은 우울증을 바라보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우울증에 대한 대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자녀를 양육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양육하고 커뮤니티로서 서로를 돌보는 데 있어서도 우울증에 대한 대화가 이어지길 바란다. 정답은 없지만 공감을 통해 아름다운 방식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 영화 '더 썬'의 한 장면  © 그린나래미디어㈜


‘더 썬’은 아이들의 인생에서 위험한 순간이 청소년기이며, 청소년기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이며,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 주는 영화다.

 

‘더 썬’은 청소년의 정신적 문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루면서, 아들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모님의 이야기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겪고 있는 자녀를 둔 수많은 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영화다.

 

▲ 영화 '더 썬' 포스터  © 그린나래미디어㈜


‘더 썬’은 자녀의 삶을 위해 부모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며, 부모의 삶의 결과가 자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어떻게 자녀의 삶을 좌우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매우 현실적인 영화다.

 

“너무 아파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니콜라스의 절규가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영화 ‘더 썬’은 7월19일(수) 개봉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3/07/13 [19:45]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