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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젝트>, 표현의 자유 보장되어야
정지영감독 제작, 백승우 감독 연출 <천안함 프로젝트>, 소통 문제 다뤄
 
임순혜   기사입력  2013/05/02 [09:40]

▲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한 장면     © 아우라픽쳐스
 
해군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에 대해 “또다른 오해를 낳아 정부발표를 못믿는 이들이 늘어날까 우려된다”며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는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로 큰 반향을 몰고 왔던 정지영 감독이 기획 제작하고 백승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지난 27일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서 첫 상영되었다.

▲ 해난구조 전문가인 이종인씨의 인터뷰 장면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는 정부의 천안함 조사발표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전면에 제기하고, ‘북한 어뢰 공격이 아닌 좌초로 인한 침몰 가능성과 제3의 물체(잠수함)와의 충돌로 인한 침몰 기능성을 합동조사에 참여했던 신상철씨와  문제를 제기해 군에 의해 고발당한 신상철씨의 재판과정에서의 증언과 담당 변호사 인터뷰로 진행된다.

영화는 5월20일 사실상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결론지은 ‘합동조사단 보고서 발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합조단 보고서는 좌초의 증거라고 볼 수 있는 선체의 ‘찢김’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전문가들의 지적은 소나돔, 스태빌라이저, 프로펠러등 선체 각 부위에서 좌초로 인한 손상 흔적이 있다는 것을 자료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또 영화는 합조단은 북한 것으로 추정하고 공개한 어뢰(추진체)의 성능 및 흡착물질, 사진및 폭파 당시의 모습을 기록한 적외선촬영 영상인 TOD 분석에서 상당한 오류와 왜곡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어뢰의 녹슨 상태와 흡착물질, 사고 근해 수온 변화가 없는 TOD 영상 등을 근거로 “수천 도에 이르는 고온의 열 폭발이 수반된 어뢰 공격 가능성은 낮다”며 반론을 제기한다.

또한 건저올린 어뢰에서 발견된 조개가 서해안에서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고 문제가 제기하자 군이 조개 이름을 바꾸어 발표하는 등 신뢰하지 못 할 정부 발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 <천안함프로젝트>에서 합동조사단에 참여했던 신상철씨의 인터뷰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특히 신상철씨는 ‘제3지역’에서 사망한 한준호 대위를 거론, UDT 대원 고 한주호 준위가 함수나 함미 침몰지점이 아닌 제3의 지점(용트림 바위 앞)의 수중에서 작업했다는 의혹(KBS ‘제3의 부표’)을 근거로, 천안함 침몰 당시 인근 해역 한미합동군사훈련 작전에 참가했던 ‘제3의 잠수함과의 충돌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기했다. 

▲ 4월27일 <천안함 프로젝트> 첫 상영이 끝난 후 가진 감독과의 대화 , 정지영 감독, 배우 강신일, 백승우 감독    © 성하훈

<천안함 프로젝트>는 그동안 언론에서 다루어졌던 천안함 침몰에 대한 의혹들을 알기 쉽게 해양 전문가의 인터뷰와 법정에서의 증언, 참고 사진과 자료 영상들을 통해 풀어낸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철학자 김성환 씨의 “소통은 ‘합리적 의심’을 받아들이면서 출발한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종북주의’로 몰아세우는 일련의 과정은 정부와 우리 사회의 ‘소통의 부재’를 보여준다고 결론을 맺어, 소통 없는 우리사회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보는 의문을 전문가와 재판과정에서의 증언과 자료화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이미 대다수 언론에 공개된 사실들을 근거로 제작되었다. 이런 다큐영화를 군 당국이 일반인에 대한 상영 자제를 요청하고, 상영금지 가처분을 검토 중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이다.

이미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는 영화의 내용심의는 폐지되었고 누가 볼 수 있는가? 하는 등급심의만 이루어진다.

영화가 소통의 부재를 지적했듯이 <천안함 프로젝트>의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고 허용되어야 한다. 영화를 보고 소통하고 토론하면서 시민의식은 성숙되고 진실은 세월이 가면 저절로 밝혀질 것이다. 소통을 막는 행위 자체가 진실을 외면하고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방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언론개혁시민연대 논평으로 발표된 글입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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