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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음모설…교황 사임 배경에 추측 난무
교황, 13일 사임발표 이후 첫 공식석상 등장
 
노컷뉴스   기사입력  2013/02/13 [16:43]
교황 베네딕토 16세(85)의 급작스런 사임 발표를 둘러싸고 그 배경에 대한 각종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 밝힌 대로 건강상 이유라는 주장에서부터 권력 암투에 따른 것이라는 설에 이르기까지 추측이 다양하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텔레그래프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건강 문제와 관련, 베네딕토 16세가 3개월 전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심장박동 조절기 교체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이날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교황은 지난 2005년 4월 즉위하기 전부터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심장박동기를 교체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는 일상적인 일이며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가 '특정 질환'을 앓는 것이 아니라며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항간의 추측을 일축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지난해 베네딕토 16세의 편지가 유출된 이른바 '바티리크스'(Vatileaks) 파문 때문에 교황이 사임을 결심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당시 편지를 유출한 교황의 집사 파올로 가브리엘레(47)는 교황청의 부패를 고발하고 교황을 조종하려는 이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가까운 추기경 3명에게 이 사건과 관련한 보고서를 쓰라고 주문했는데, 바로 이것이 교황이 사임을 결심하게 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는 주장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교황에 전달된 이 보고서에서 그의 신뢰를 깎아내리려는 교황청 내부의 음모가 드러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네딕토 16세의 재임기간이 순탄치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빈센조 파글리아 대주교는 베네딕토 16세와 같은 극보수주의 인사들과 교회 내 진보 세력 간 다툼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황청은 그러나 교황의 사임이 모종의 음모나 추문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한편 베네딕토 16세는 13일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날인 '재의 수요일'을 맞아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 사임 발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선다.
 
보통 이 미사는 로마 아벤티노 언덕에 있는 성당에서 열리지만, 떠나가는 교황을 만나려는 신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더 큰 공간이 필요하다는 교황청의 판단에 따라 장소가 변경됐다.

일각에서는 건강이 좋지 않은 베네딕토 16세가 언덕길에서 신자들을 맞아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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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2/13 [16:4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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