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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나눠먹기 담합?
기초의원 4인선거구 →2인선거구로, 군소정당, 무소속 기초의회 진출 막아
 
이백수   기사입력  2010/02/14 [19:50]

▲ 서울시의회 본회의 모습/자료사진     © 이백수
 
서울시의회(의장 김기성)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박 아무개와 최 아무개 시의원 외 12인이 발의한 동대문구 기초의원 `4인 선거구제' 3곳을 `2인 선거구제' 6곳으로 분할하기로 수정안을 내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수정안은 박 아무개, 최 아무개 시의원 등이 지난 2월 4일 시의회 행자위에서 심의 의결하여 상정한 원안가운데 동대문구 기초의원 4인선거구중 가 선거구(용신동, 제기동, 청량리동)을 가 선거구(용신동), 나 선거구(제기동, 청량리동)로, 라 선거구(전농 1,2동 답십리1동)를 마 선거구(전농1동)과 바 선거구(답십리1동, 전농2동)으로, 마 선거구(답십리2동, 장안1,2동)를 사 선거구(장안2동, 답십리2동)과 아 선거구(장안1동)으로 분리하는 안이다.

4인 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기초의원 4명을 뽑기 때문에 특정 정당이 최대 4명의 후보까지 출마시킬 수 있어 군소정당이 기초의회 진출에 용이하고, 2인 선거구제는 2명 후보를 공천할 수 있어 서울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나눠먹기식 결과가 예상된다.

4인 선거구를 2인선거구로 분할하는 것은 이미 광주 등에서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일부 시민단체와 무소속 입후보 예정자 등은 특정정당이 기초의회를 독식하려는 음모라며 선거구 획정위원회 안대로 4인 선거구제를 주장한 반면, 민주당 일색인 광주시의회는 2인 선거구제로 분할 주장을 고수해 논란을 불러왔었다.

이같이 양측 주장이 맞서는 것은 어떤 선거구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등 소수 정당과 무소속은 4인 선거구제가 소수 정당 후보의 의회 진입이 비교적 수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4인 선거구제 6곳과 2인 선거구제 4곳의 선거 결과를 보면 4인 선거구제 3곳에서 민주당 후보 각 3명, 열린우리당 후보 각 1명이 당선됐다.

거기다 서울시의회에서 이번에 통과된 수정안은 지난 2월 4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조천휘)에서 서울시가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출한 원안을 심의해 본회의에 상정한 안으로 이에비해 10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수정안은 본회의장에서 제대로 된 심의도 없이 일부 의원이 1시간만에 마련한 졸속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 일례로 이날 통과된 수정안에는 행자위 소속 시의회 의원 중 일부가 본회의표결에 불참하고 반발했으며, 본회의에서도 앞서 표걸할 예정인 안을 뒤로 미루고 1시간만에 어거지로 통과시켜 오늘까지 서울시의회는 수정안 통과에 대한 보도자료 또한 내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다 이번에 통과된 수정안을 분석하여 보면 비록 인구편차가 3대1이 넘지않아 위헌 소지는 없지만 동대문구 마 선거구는 인구수가 28,194명이고 동대문구 사 선거구는  인구수가 65,594명으로, 인구수 편차가 무려 2.33대 1정도나 된다. 

다시 말해 마 선거구와 사 선거구는 홍보물 숫자부터 선거비용 제한액 등에 많은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이고, 지역 대표성 문제도 4년 내내 선출직 1인이 2.33배의 유권자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 된다.

동대문구가 동 통페합을 소선거구제에 대비해 무리하게 서둘러 얻은 결과라 하지만 차라리 무소속과 군소정당이 진출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하는 측면에서도 개정안의 2인 선거구인 나 선거구(회기동, 휘경1동, 휘경2동)와 다 선거구(이문1동, 이문2동)를 4인 선거구로 통합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는 평이다.

서울지역 모 사회단체장은 "자세한 분석도 없이 한건주의에 빠져(?) 엄청난 일이나 한 것처럼 선전할 목적이 필요했는지는 몰라도 이번 수정안은 군소정당과 무소속이 기초의회에 진출할 기회를 닫아버린 폭거로 두고두고 손가락질 받아도 할 말 없게된 졸속안"이라고 주장한다.
 
거기다 동대문 관내 각 정당에서도 사전 예고도 없이 바뀐 선거구 조정 때문에 이미 조정해 놓은 이들 지역의 내정자 명단도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4인선거구가 2인선거구로 바뀐 지역에서는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해야 할 내정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은 선거구 조정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통과된 수정안은 15일경 오세훈 시장이 공포 시행될 예정이며, 2월19일부터 구단위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6.2지방선거 시·도의원, 구·시의원, 구·시의장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고 등록되면  명함 등을 줄 수 있는 제한적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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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2/14 [19: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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