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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인터넷활성화 방안에 역행하는 정통부
정부의 혼합형한글주소 추진반대, 인터넷주소 인정해야
 
이대로   기사입력  2003/10/27 [18:28]

2003년 10월 23일 상명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한글 인터넷 문화의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한국어정보학회(회장:최기호 상명대 교수)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가 미국, 몽골 학자, 정보 통신 관련 국내 학자들과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학술대회는 과도한 토론 열기 때문에 예정된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겨 7시 15분까지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되었다.

▲한국어정보학회 국제학술대회     ©이대로
이날 학술대회를 바탕으로 10월 27일에 한국어정보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한글단체는 정부에 "한글도메인 추진 지원을 중단하고 한글인터넷주소를 인정해 한글 인터넷문화의 활성화에 힘써달라."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23일 학술대회 주제 발표는 김병선 정신문화연구원 교수의 '한글 정보화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몽골정보개발협회 엔흐자르갈 회장이 '몽골 웹사이트와 몽골어 프로그램의 현황과 전망', 나승관 케이티연구원과 김승환 천안대 교수가 공동으로 '전화와 인터넷주소체계(이넘)의 발전방향', 진용옥 경희대 교수와 김광옥 수원대 교수가 공동으로 '한글/영문혼합형 주소체계에 대한 고찰과 언어교육정보화 촉진법'이란 제목으로 장장 여섯 시간의 발표와 토론을 했는데 핵심 쟁점은 최근 정부가 시행한 '한글/영문 혼합형 한글 주소체계(홍길동.kr)'에 대한 학술적 비판과 대응 전략에 모아졌다. 이날 토론 결과를 토대로 10월 27일에 관련단체에서 ' 한글/영문 혼합형 주소 (한글도메인)추진 중단, 한글인터넷주소 추진 지원촉구 성명서가 나온 것이다.

▲진용옥 교수 주제 발표     ©이대로
이날 '통합전자번호(eNUM)의 표준체계-@cc의 새로운 제안'이라는 제목으로 새로운 주소체계 발전에 대해 나승관(한국통신연구원)박사를 대신해 발표한 진용옥(경희대)교수는 "내년부터는 미국이 인터넷주소체계가 현재 사용중인 영문주소보다  한 단계 발전한 전화번호 + 인터넷주소 체계인 표준전자번호(이넘)체계를 준비하고 있고 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우리도 빨리 이 형식에 맞춘 우리만의 새주소(이넘)체계를 만들고 정착시켜 정보통신 선진국으로 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 이넘주소체계는 휴대전화와 컴퓨터통신에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세계 누구나 통하는 평생 단일번호이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리잡은 자국어(한글)인터넷주소와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인터넷 이용활성화에도 매우 좋다."며 인터넷 주소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IPV6 차세대형 주소체계도 모색 중인데 정통부가 갑자기 한글도메인이란 튀기형 주소체계를 지원하고 있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임을 강조했다.

한편 '언어 교육 정보화 촉진법을 만들자'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광옥(수원대)교수는 "인터넷 시대에 언어는 자원인 동시에 무기다.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에 잘 맞는 한글을 잘 이용해 참된 정보통신 강국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언어교육을 하고 외국인도 우리 언어를 배우고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언어교육정보화촉진법을 만들자."며 현재 추진하는 '한글.com, 한글.kr' 같은 한글과 영문이 혼합한 주소 체계(일명 튀기형)는 인터넷주소발전 방향에도 역행하고 우리 정보통신 발전에 큰 걸림돌이니 당장 시행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했다. 또한 정부가 인터넷 이용 활성화에 매우 긴요한 한글인터넷주소는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이용자 편의를 전혀 무시한 한글/영문 혼합형 주소체계(한글도메인)를 갑자기 지원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고,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지금 이넘주소체계를 시험 중이면서 한글도메인 등록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 말글을 적극 활용해야 우리나라가 참된 정보통신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요지의 위 두 주제발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이 있었는데 많은 참석자들이 "한글/영문 혼합형 주소(한글.kr)체계는 머리에 노랑 가발 쓰는 우스꽝스런 꼴이며, 갓 쓰고 자전거 타는 격으로 외국에 로얄티 바치기, 개인정보 상납하기를 자행하는 것이다.  앞으로 새로 등장할 통합전화번호(이넘)주소체계와도 잘 어울릴 수 있고 우리 국민에게 매우 편리한 순 한글인터넷주소가 자리잡아 가는 때 왜 갑자기 이 한영혼합체계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토론자     ©이대로

한글 영문 혼합형 주소체계는 표면상 부인해도, 외국 스팸 메일 업체에 주소 유출, 미국 소프트웨어의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자료 제공 대가이거나 악화된 한미관계를 개선하는 품목의 하나로 보인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주소 가입 때 주민등록번호를 쓰게 되어있어 <홍길동.KR> 주소와 주민등록 번호를 가지고  언제라도 소상한 개인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혼합형 주소는 명확하게 표시된 사람이나 회사 이름으로 되어있어 질 좋은 개인 정보 자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한국인들에게 편리한 진정한 한글 인터넷의 주소는 영문이 섞이지 않고 한글만으로 가능한 것(홍길동)이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민간 사업자가 시행하여 잘 운영되고 뿌리내린 글인터넷주소 이용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주소체계인 IPV6과 '이넘(eNUM)'를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한글만의 주소가 되어야 까닭으로, 첫째. 훈민정음 창제시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고 한글발전과 자주문화발전에 이바지한다. 둘째. 현재 한글인터넷주소는 인터넷 정보통신 약자인 노인과 부녀들도 인터넷 접근을 쉽게 해주어 인터넷 확대에 크게 이바지한다. 셋째.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고 사랑하고 있으며 국회, 법원, 검찰, 청와대, 행정자치부 산하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도 등록해 사용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발전과 전자정부 수행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넷째. 영문혼합형은 이용자에게 시간과 노력을 더 들게 만들고 불편을 주어 경제 손실이 크며 한글의 장점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토론 참여자들은 위 두 주제 발표에 크게 공감했고, 이날 학술대회를 마치고 여러 학술 시민단체가 함께  1) 혼란스런 한영혼합주소정책을 지금 시행하려는 이유에 대해 정보통신부 장관과 국무총리에게 의견 제시 요구.  2) 개인정보의 국외유출 가능성 유무에 대한 정보 통신윤리위원회 판결주문 청구.  3) 이 정책집행의 타당성 검토에 대한 감사원의 정책감사 신청. 4) 법원의 행정 심판 청구.  5) 국회 및 대통령께 청원 제출. 6) 이용자 등록 거부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이 사실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로 했다.

그 활동 하나로 23일 토론에 참여한 관련 단체는 10월 27일 아래와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정부는 혼합형 한글 주소(한글.kr) 추진을 중단시키고 한글인터넷주소 활성화에 적극 협조하라                       

1. 우리는 한글인터넷주소가 인터넷접근이 힘든 어린이와 노인, 부녀자들도 인터넷 이용을 쉽게 해주기 위해 또 한글발전과 자주문화발전에 꼭 필요한 것임을 선언한다.

2. 현재 한글인터넷주소는 많은 국민들이 이용하고 사랑하고 있으며 국회, 법원, 검찰, 청와대, 행정자치부 산하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도 등록해 사용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발전과 전자정부 수행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고, 한글문화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3. 그런데 정작 정보통신산업과 국민 정보화를 선도하고 도와주는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한글인터넷주소를 등록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인터넷서비스에 필요한 네임서버(N/S)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있어 정부 청사 내에서 인터넷 주소 창에 한글을 입력 시 MSN 검색으로 연결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한글주소를 애용하는 공무원들의 선택권을 가로막고 국가의 중요한 정보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4. 이와 관련하여 정보통신부장관과 담당실무자에게 우리 모임과 관련 기업에서 수 차례 시정 건의를 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답변이나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안에 한글 인터넷주소 등록 및 네임서버(N/S)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5. 정보통신부는 한글 인터넷주소가 국제 통용이 힘들다고 외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복잡한 영문이 아닌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세계 100여 개 국가 언어를 인터넷주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 국내뿐만 아니라 비영어권 여러 국가에서도 반응이 좋아 기술 수출도 유망한 국가의 지식 재산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1999년 세계 최초로 자국어(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상용화하였고 2002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표준으로 제정한 표준과도 동일한 방식이니 이제 외면하지 말고 우리의 건의를 들어주길 바란다.
  만약 우리의 마지막 간청에도 전처럼 외면하면 우리말 한글발전과 일반 국민의 인터넷통신 접근을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지목될 수도 있음을 밝힌다.

                      2003년 10월 27일

   한국어 정보학회 회장   최기호
   한글 인터넷 주소 추진 총연합회 위원장   전택부
   한글세계화추진운동본부 회장 서정수
   한글 문화연대 대표  김영명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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