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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너희 수준으로 공교육을 논하지마
공교육을 사교육 수준으로 올리자는 중앙의 기이한 사설
 
황선주   기사입력  2003/09/09 [15:41]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우리 나라의 수구언론들이 내놓는 사설들을 보면 대부분 강자나 부자 등 잘 나가는 사람들인 주류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중앙일보 사설, 학원단지로 교육문제 해결되나     ©조인스닷컴
그들은 교육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아 언제나 부자교육이나 귀족학교를 부르짖지만 논리적이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어 독선적이기까지 하다.  우리 교육의 문제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의 예로 "이민이나 유학박람회가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중앙일보 8일자 사설, 학원단지로 교육문제 해결되나>을 주로 든다.

분명히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학부모들의 과욕에서 비롯된 탓도 있지만 그 근저에는 학벌이 좋아야 출세할 수 있다는 연고주의에 기인한다. 그것이 거대한 빙산을 이루고 있어 그것을 깨기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조중동은 이런 학벌의 폐해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헛발질을 하기에만 여념이 없다. 오히려 그들 나름의 궤변을 사실인양 독자들에게 세뇌시키기에 바쁘다. 조중동이 하나같이 교육에 관한 한 소리 높여 읊어대는 화두란 '평준화 해체'다. 국민들 대다수가 평준화의 고수를 주장하지만, 그들은 공교육이 황폐화되어 사교육이 늘어났으며 평준화가 죽일 놈이라고 강짜를 부린다.

귀족학교인 자립형 사립학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 나라에는 없는 영미식의 귀족학교를 일컫는 말이다. 공교육이 부실하다면 서도 전체 국민들을 위한 학교가 아닌 일부 계층의 자제분들(?)만을 위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다. 소수만을 위한 귀족교육을 하자거나 양반교육을 하자는 것 다름 아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중앙일보, 8일자 사설>는 정부의 학원단지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교육이민과 강남의 아파트값이 미쳐 돌아가는 것이 "결국 공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이라면서 사교육위주의 교육체계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자율성을 갖는 자립형 고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공교육 수준을 사교육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 강조한다.

정부의 발상도 기이하기 그지없지만 중앙일보의 사설을 보면 한 술 더 떤다. 공교육을 사교육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니, 전혀 엉뚱하여 어안이 벙벙해진다. 사설학원의 교습을 교육의 진수 마냥 신봉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엉터리 소리가 어디 있는가? 사교육수준이란 무엇을 말함인가? 사교육이 하는 것이란 선행학습위주의 객관식 문제풀이 학습이란 걸 모른단 말인가?

오히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사설학원에 대한 선행학습금지 방안이 바람직하다. 학교에서 배울 교과내용을 학원에서 미리 선행학습을 시키므로 해서 공교육을 부실하게 만드는 것이기에 말이다. 그렇다면 사설학원 등에서의 선행학습을 어떻게 근절시키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설학원의 선행학습을 못하게 하는 것이 공교육을 충실히 하는 것이기에 공교육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회적 공기라는 언론이 사교육을 닮아가자고 사설(邪說)을 늘어놓다니...

더군다나 우리 교육 문제의 촛점을 '공교육의 부실'에 둔다는 것부터 잘못된 발상이다. 오히려 학벌주의로 인해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것에서 비롯되기에 학벌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여야 하고 대학입시방안을 개혁하거나 학제 개편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도 해야 옳다.

중앙일보가 진정 국민을 위한 언론이라면 일부계층을 위한 귀족학교를 만들자고 할 것이 아니라 공교육을 건실하게 하기 위해 사설학원을 규제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야 옳다. 학벌주의 타파를 위해 입시위주의 교육의 병폐를 낳는 대입제도의 개혁이 필요한 것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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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09 [15:4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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