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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박근혜여 차라리 울어라" 결단 촉구
"이대통령, 직언 꺼리지 말라" 비판…이재오에도 "민중당 출신" 직격탄
 
도성해   기사입력  2008/04/29 [18:50]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원조보수'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정계 은퇴에 대한 소회를 밝힌 에세이 '굿바이 여의도'를 출간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유감과 이재오 의원의 낙선은 좌파 중용 우려한 민심의 결과라고 밝히는 등 이유 등 주요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예의 거침없는 쓴소리와 함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 "박근혜, 때로는 강한 승부수가 필요하다" = 먼저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한없는 애정을 표시했다.
 
김용갑 의원은 2000년 10월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유럽으로 국정감사 갔을 당시를 회상하면서 모든 일정을 계획한대로 소화하자는 그녀의 주장에 따라갈 수 밖에 없었던 사연들, 또 여성임에도 항상 남보다 먼저 일정에 참석하는 성실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가 잘못한 한가지'가 있다며 원칙을 위한 원칙이 아니라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원칙과 때로는 강한 승부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8대 총선 공천은 누가 보더라도 '친이명박 라인 만들기'가 명백했고 많은 국민들이 박 전 대표의 탈당을 점치고 있었지만 박 전 대표는 탈당으로 항거한 측근 의원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주문에만 그쳤다며 원칙을 지키는 일은 아름답지만 단지 '원칙을 위한 원칙'이라면 그런 굴레는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제아무리 호박(好朴)파가 세를 불린다고 해도, 국민들이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낸다고 해도 그 중심에 서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한 일이라며 중대 결단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그녀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시대는 그녀에게 보다 큰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며 "필요 이상의 원칙에 스스로를 옥죄는 대신 차라리 울어라"고 밝혔다.
 
▲ "직언 꺼리는 군주는 위험" 이대통령에 쓴소리 = 반면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재오 의원 등의 정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용갑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소리하는 사람만 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며 이렇게 되면 판단 잘못이나 국민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할 때 누가 견제하고 충언을 드릴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는데 대통령 후보 시절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포용하는 얼굴'과 '심기에 맞지 않는 사람은 과감히 내치는 얼굴' 중 어느것이 진짜 얼굴이냐고 따져 물었을 때 이 후보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직언을 꺼리는 군주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며 앞으로 누가 대통령의 독주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국의 대통령이라고 하면 국민의 심정을 보듬을 생각은 없이 무조건 일을 밀어붙이는 불도저형 이어선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1월 3일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당시 임태희 당선자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 사실을 이 당선자에게 보고해달라고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그래도 내가 당선자보다 선배인데 자기를 지지하지 않은 선배로만 기억하는 것인지 섭섭한 감정을 느꼈었다고 말했다.
 
▲ "이재오 낙선은 좌파 민중당 출신 우려하는 민심 표출" = 낙선한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는 김 의원은 쓴소리를 남겼다. 적지않은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일등 공신인 이재오 의원을 과거 좌파중의 좌파였던 민중당의 핵심 책임자로 일하던 모습과 겹쳐서 보고 있고, 바로 그러한 민심이 18대 총선에 표출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으로서는 만일 당선됐다면 당 대표직은 물론 대권까지도 바라보는 큰 구상을 염두하고 있었겠지만 스스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에세이에는 또 1987년 6월 항쟁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6.29 선언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긴박했던 과정도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김 의원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와 함께 모스크바로 늦깎이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라며 요즘은 아내가 타고 갈 휠체어를 고르는 삼매경에 빠져 있다고 소개했다. / CBS정치부 도성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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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4/29 [18:5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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