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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원은 우리나라가 문화강국 되는 것"
[인물] '백범 김구 선생의 꿈' 실현에 바쁜 하현봉 한국상해문화원장
 
이대로   기사입력  2008/01/16 [13:21]
일찍이 백범 김구선생은 나라를 일제에 빼앗기고 중국에 망명해 독립운동을 하실 때 "나의 소원은 내 나라가 완전한 자주독립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독립정부의 문지기가 되고 싶다. 내가 가장 원하는 나라는 아름다운 나라, 문화강국이다."라고 생각하고 외쳤다. 그 백범의 꿈을 되새기며 중국 상해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기에 힘쓰는 한국인, 하현봉(51세) 상해한국문화원장을 만나 보았다. 
 
▲중국에 있는 한국상해문화원 앞에서 하현봉 원장(왼쪽)과 글쓴이 이대로(오른쪽).     © 이대로

나는 지난 1월 5일 토요일에 상해한국문화원에 들러 그 활동을 살펴보고 가슴 뿌듯한 감동을 받았다. 지난해에 북경과 도교 한국문화원을 들러보았는데 그 보다 규모도 더 크고, 짜임새 있게 잘 꾸며 놨으며, 하 원장이 사명감을 가지고 운영 계획도 잘 짜고 열심히 신명나게 일하기 때문이었다. 
 
한국상해문화원은 지난해 문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한국의 가수와 연극인 초청 공연, 그림과 붓글씨 전시, 한국어, 태권도, 사물놀이 강좌와, 한지 체험과 김치 담그기 등 요리강좌 등 많은 행사를 했으며 도서관과 영화관, 게임 홍보관을 만들고 중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가르치는 일에 열심이었다. 상해 임시정부 독립운동 전시실, 한국 관광지 사진실, 잘 꾸민 휴게실을 만들어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호감을 갖도록 신경도 많이 쓰고 있었다.
 
▲윤봉길 의사 포탄투척 동영상까지 보여주는 상해 독립운동 전시실을 안내하는 하 원장.     © 이대로

특히 지난해 한국어 교육생을 200명 모집하는 데 800명이 몰릴 정도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하 원장은 토요일인데도 잠바차림으로 나와서 일하고 있었고, 일요일도 직원이 나와서 일하고 월요일에 쉰다고 했다. 중국인들이 쉬는 날에 우리 문화원에 들르기 좋게 하려는 배려였다. 내가 간 토요일에도 한국 요리강좌와 한국어 강좌를 하고 있었다. 
 
하 원장은 "먼저 한국상해문화원을 세계 어느 나라의 문화원보다 더 잘 가꾸고 싶었다. 처음에 문화원 설립 장소를 좋은 곳으로 하고 싶은 데 중국 정부가 좋은 자리를 허가해주지 않고, 문화원을 임대할 것이냐 살 것이냐를 놓고 우리 중앙 정부와 합의가 안 되어 힘들었다. 노력 끝에 상해에서도 좋은 위치에 정하고, 건물도 샀다. 건물값이 많이 올라서 국가 이익을 냈고, 시설도 업자에게 무조건 맡기지 않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직접 설계하고 자재도 구입했다. 이렇게 꾸미기까지 직원도 없이 일 년 동안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 세계 어느 나라의 문화원보다도 깨끗하고 최신 시설로 꾸며서 중국인들에게 최대한 우리 나라와 문화에 호감을 주려고 신경을 썼다."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
 
▲복도까지 전시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식한 천정 시설을 설명하는 하 원장.     © 이대로

실제로 문화원 시설을 들러보니 통로까지도 평소엔 복도로 사용하고 필요할 때 전시실로 쓸 수 있도록 천정에 조명등도 달고 필요한 설비를 모두 해놓았다. 그리고 같은 돈이라도 최대한 가치있게 쓰려고 애쓴 흔적이 화장실과 강의실 등 여기저기서 보였다. 나라 안팎 곳곳에서 세금이 낭비되고 공무원들이 책임감 없이 일하는 걸 걱정한 내 눈에 하 원장은 우리 문화에 대한 긍지도 강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창의성이 있어 보였다. 새벽 5시면 일어나 하루 할 일을 계획하고 부지런히 뛰는 이런 공무원이 많다면 나라가 더 빨리 발전할 것이다.  
 
▲본국 게임 업체 업체 들이 자신의 제품을 기증해 만든 한국 게임 체험장.     © 이대로

우리 국민과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니 하 원장은 "지난해 우리 가수들이 와서 공연을 하고 숙소로 가다가 길이 막혀서 고가도로에서 버스가 오랫동안 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때 한국말로 중국과 중국인들을 비난하고 욕하는 것을 그 버스에 함께 탄 중국 안내인이 다 알아듣고 사과하지 않으면 숙소로 가지 않겠다고 해서 공개사과한 불상사가 있었다. 괜히 중국이 우리보다 좀 못산다고 우월의식을 가지고 중국을 깔보고 으스대는 태도는 없어야 한다. 여행객이나 유학생들도 외국에 나가서 언행을 조심하면 좋겠다. "면서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살겠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만큼 발전하고 잘 살게 된 만큼 국민 의식수준과 태도 또한 높아질 때 진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중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들이 일본보다 한국이 더 싫은 나라로 나타났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우월의식과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다. 그리고 중국은 역사상, 지리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깝고 긴밀하게 협조하며 살아야 할 큰 나라이며 시장이다. 또 머지않아 우리보다 더 발전하고 힘센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서로 좋은 문화는 배우고 가르치며 함께 힘을 모아 새 동양문화를 창조하고 같이 잘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상해시 남경로에서 공연하는 한국 부채춤 장면. 중국인들이 화려함에 감탄했다고 한다.     ©이대로

하현봉(51세) 원장은 문화관광부 소속 공무원으로서 중국 명문 대학인 절강대 경제학부에서 공부한 중국통이다. 그는 "자신이 정성들여 설립한 문화원이 잘 정착되어 현지인과 한국인이 모두 찾는 휴식공간이자 명소가 되어 우리 문화의 보급 전파 전진기지로서뿐만 아니라 중국문화를 한국에 전파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곳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친하게 살기를 바란다."라고 희망을 말했다.
 
마침 외무부 상해 총영사가 백범의 손자인 김양씨이다. 하 원장과 김 총영사가 손을 잡고 눈부시게 발전하는 상해에 우리 문화의 뿌리를 깊게 내려서 백범의 꿈이 꽃피고 빛나게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또 한국 정부와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우리 문화 발전과 보급에 좀 더 힘쓰길 기원한다. 한국말과 한국 문화를 알고 좋아하게 되면 한국과 한국인과 한국 상폼도 저절로 좋아하게 되기 때문이다.
 
▲말하기 대회를 마치고 시상자들과 찍은 사진.     © 이대로
 
▲한지로 부채를 만드는 광경을 구경하는 중국인들     © 이대로
 
▲도자기 만들기 체험 행사에 참석한 중국인들     © 이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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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16 [13: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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