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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능성 확인 ‘시네마디지털서울2007’ 폐막
감독상엔 위광이 <마지막 벌목꾼>, 우밍진 <코끼리와 바다> 공동 수상
 
임순혜   기사입력  2007/07/28 [15:58]
7월20일부터 8일간 새롭고 놀라운 디지털 영화와의 만남의 장을 펼쳤던 '시네마디지털서울 2007'이 7월27일 오후7시, 압구정CGV1관에서 폐막식을 가지고 경쟁부문 시상식을 가졌다.
 
▲경쟁부문, 감독상, 비평가상, 젊은비평가상, 관객상 수상자들     © 임순혜

올해 첫 영화제인 '시네마디지털서울 2007'은 개막작 <인랜드 엠파이어>를 시작으로 8일간 총 70회 상영을 통해 경쟁과 초청 부문 14개국 40편의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였다.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의 폐막식에서 정성일, 박기용 두 공동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신인 감독의 재능을 디지털 작품으로 만나고, 세계 영화 거장들의 디지털 작품세계의 만남은 70회 상영과 4회의 디지털 레슨, 1회의 디지털 토크, 총 17회의 관객과의 대화, 총 6회 무대인사 등을 통해 총 14개국 39명의 게스트가 관객과 만남의 장을 가졌다"고 밝혔다.
 
▲폐막식에서 정성일, 박기용 공동집행위원장(오른쪽)의 폐막 선언     © 임순혜

정성일, 박기용 두 공동 집행위원장은 폐막 인사에서 "디지털 영화만으로도 영화제가 가능했다는 사실, 디지털의 새로운 미래에 대해 함께 논의하게 된 것, 아시아의 미래의 시네아스트들과 만나게 된 것이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의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시네마디지털서울2007'의 폐막식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신인 감독들의 경쟁부문 20편의 작품에 대한 총4개 부문의 시상이 이루어졌다.

바흐만 고바디 감독, 스와 노부히로 감독, 라브 디아즈 감독, 허진호 감독,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한 감독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3천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주어지는 '감독상'에는 우 밍진 감독의 <코끼리와 바다>(말레이지아)와 위 광이 감독의 <마지막 벌목꾼>(중국)이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중국여인의 연대기>로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한 왕 빙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임순혜

감독 심사위원인 라브 디아즈 감독은 "<마지막 벌목꾼>은 극한의 상황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감독이 정직한 눈으로 보여주려고 한 감독의 진실된 노력과 정확하고 훌륭한 연출이 돋보여서 선정하게 되었으며, <코끼리와 바다>는 좋은 구성과 감독의 훌륭한 관점이 돋보이며 배우들의 좋은 연기 때문에 선정되었다"고 밝히고,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준 왕 빙 감독의 <중국여인의 연대기>(중국)를 특별히 언급했다.

토니 레인즈, 마크 페란슨, 후카츠 준코, 에르베 오브롱, 김혜리 등 세계 각국의 저명한 평론가로 구성된 평론가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상금 2천만원과 트로피가 주어지는 '비평가상'도 감독상과 같은 작품인 <마지막 벌목꾼>과 <코끼리와 바다>가 공동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심시위원 토니레인즈가 '비평가상'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다.     © 임순혜

비평가 심사위원인 영국출신의 영화 평론가 토니 레인즈는 "이 상금이 독립영화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이 감독들에게 아주 의미 있는 지원금이 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하고, 왕 빙 감독의 비극적인 역사의 목격자이자 희생양인 한 여인의 이야기의 어조와 밀도를 충실히 기록하고 보존하면서 형식과 내용을 세련되게 조화시킨 작품인 <중국여인의 연대기>와 장 위에동 감독의 인간 행위의 변덕과 결점을 통렬한 유머를 통해 매우 예리하게 짚어내며 삶에 대한 올바른 질문을 제기하는 디지털 영화 <정오의 개 짖는 소리>(중국)를 특별 언급하였다. 
 
▲우밍진 감독이 <코끼리와 바다>로 감독상을 수상한 후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 임순혜
 
<코끼리와 바다>의 우 밍진 감독은 "오늘이 저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다. 유럽에서 제작비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함께 작업해준 스탭들에게 감사하며,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배우 분들에게 빚진 느낌이다. 그 분들을 대신해서 이 상을 받겠다"는 수상소감을 말했다.

<마지막 벌목꾼>의 위 광이 감독은 "이번 영화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서울에 와있는 동안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며 "내일이면 고향인 흑룡강성에 돌아가는데 너무나 아쉽다. 앞으로도 이 영화제가 잘 되길 바란다. 나의 고향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다같이 마시고, 다같이 즐기자!"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위광이 감독이 <마지막 벌목꾼>으로 '비평가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임순혜

변성찬, 장병원, 정한석, 남다은, 김지미 등 국내의 비평가들이 참여한 '젊은 비평가'상에는 왕 빙 감독의 <중국여인의 연대기>가 선정되었다. 영화 평론가 김지미씨가 "피사체에 대한 감독의 강한 애정과 그것을 영화적으로 전달하는 가장 적절한 형식을 채택했다고 평가되는 왕 빙 감독의 <중국여인의 연대기>를 수상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젊은 비평가상을 수상한 왕 빙 감독은 "이 상을 주신 분들께 매우 감사한다. 이번이 첫 서울 방문인데 여기 와 있는 동안 너무 뜻 깊은 시간을 보내게 해주셔서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관객들이 직접 관객 투표로 선정한 '관객상'에는 이카와 코타로의 <로스트 인 도쿄>(일본)가 수상하였다. 관객상을 수상한 이카와 코타로 감독은 "지금까지 영화제에 많이 다녔지만, 지금까지 자신은 관객상과 거리가 멀어서 이 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 가장 의미 있는 상이라 더욱 감사하다"는 수상소감을 말했다. 
 
▲위광이 감독의 의 한 장면     ©시네마디지털영화제

경쟁부문 시상식에 이어 폐막선언을 마친 후 감독상 수상작인 중국, 위광이 감독의 <마지막 벌목꾼>과 말레이시아, 우 밍진 감독의 <코끼리와 바다>가 폐막작으로 상영되었다.

<마지막 벌목꾼>은 중국 헤이롱지앙 현의 벌목꾼들의 삶을 보여준 영화로, 극한의 상황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감독이 정직한 눈으로 보여주는 용감한 영화다. 산에서 스태프 없이 감독 혼자서 찍고 모든 작업을 고독하게 완성한, 디지털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지막 벌목꾼>은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척박한 공간에서 가장 기본적인 생존을 지켜내는 것과 그 과정에서의 인간들의 욕망에 대해 기록하였으며, 사라져가는 생산 방식을 다루면서, 문명의 발달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기록한 영화다.

심사위원들은 "영화가 더 이상 새로운 주제와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인상에 대척하는 작품이자 디지털 테크놀로지 덕분에 그 존재가 가능했던 주목할 만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라며 "이 작품의 직관적이고도 회화적인 접근 방식, 관습이 부재하는 점, 그리고 소재에게 내러티브를 강요하는 유혹으로부터 저항한 점을 특히 높이 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위광이 감독은 1961년에 헤이룽장성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다칭시에서 살고 있다. 중국 미술학원 판화 과 준학사학위를 졸업하고 수년간 판화를 제작하다 2004년 독립 영화 제작을 시작하였으며, <마지막 벌목꾼>이 그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다.
 
▲우밍진 감독의 <코끼리와 바다>의 한 장면     © 시네마디지털영화제

우 밍진 감독의 <코끼리와 바다>는 전염병이 휩쓸고 간 한 어촌 마을에서 계속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의 삶을 담아낸 작품으로, 좋은 구성과 감독의 훌륭한 관점이 돋보이며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난 영화다.

심사위원들은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작품이며 감독의 향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영화"라며 "전체적으로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방식과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를 신선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심사평을 남겼다.

우 밍진 감독은 1976년 말레이시아 이포에서 태어났고, 1999년 미국의 샌디에고 주립대학 San Diego State University에서 영화와 TV 제작을 수학했다. 재학 중 연출한 단편과 뮤직 비디오는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었고, student EMMY award를 비롯한 많은 수상 경력이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TV쇼와 광고, 독립 영화 작업 등의 활약을 하고 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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