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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장악' 강동순, 성명서 한장으로 끝인가?
방송위 명의의 유감 표명으로 넘어갈 듯...언론단체 "그냥 덮겠다는 것"
 
이석주   기사입력  2007/05/31 [21:03]
방송위원회가 31일 위원회 전체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른바 '녹취록 파문'으로 언론계와 정치권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강동순 위원에 대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 언론계의 사퇴 압력을 받아온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 이슈아이 자료사진
강동순 방송위원은 지난해 11월 한나라당 일부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방송을 장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언론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거센 사퇴압력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날 방송위 명의로 발표된 성명의 내용이 유감의 뜻 만을 전한 채, 강위원의 사퇴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공식사과와 재발 방지책 제시만으로 사태를 무마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처장은 이날 <이슈아이>를 통해 "결국 (언론시민단체의) 사퇴압력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성명서 한 장으로 이번 사태를 모두 덮겠다는 의도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원들, 강위원 배석한 자리에서 유감 성명에 합의
 
방송위원회는 31일 오후 '녹취록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을 표명하고 "최근 방송위의 공적 책임성에 의문을 제기할 사태가 발생해 정치권과 시민단체, 국민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는 점에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송위는 이날 오전 방송위원 전원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고 ▲방송위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적의무 선언의 내용이 담긴 공식입장을 정한 뒤 오후 2시 경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발표했다.
 
특히 방송위 공보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위원들 간 합의 자리에는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강동순 위원도 직접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위는 "이러한 사태는 조직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방송법의 정신이 구성원 간에 충분히 지켜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언론계·시민단체는 3일 오후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시민사회·방송현업인들의 강동순 방송위원 사퇴촉구 위한 서명운동 시작 기자회견을 개최했     ©박철홍
 
이에 방송위는 "방송위원들의 문제를 제재할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이를 주관할 윤리위원회를 설치했다"며 "향후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국민들을 위한 방송환경을 조성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위원 사퇴 압력 더욱 거세질 듯
 
비록 이날 방송위가 강 위원을 포함한 방송위원들 간의 합의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기는 했지만 강 위원을 향한 사퇴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언론단체 및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사퇴압력을 받았지만, 사퇴 여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상임위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
 
그간 언론시민단체는 "중립성을 지켜야할 방송위 상임위원으로서 당연히 자진사퇴를 해야 한다"며 사퇴 촉구 서명운동과 1인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열린우리당 역시 이달 초 강 위원의 사퇴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본보와 통화한 언론연대 추혜선 사무처장은 "그간 언론단체의 서명운동, 탄원서 제출 등이 이번 성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문제를 그냥 덮어가겠다'는 의도가 묻어나온다 "고 성토했다.
 
방송위 공보실 관계자 역시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방송위 전체 명의를 빌려 나온 성명이다. 강 위원이 회의자리에 직접 나오기는 했으나, 개인입장이라고 보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이슈아이 (www.issuei.com) / 대자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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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5/31 [21: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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