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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의 승부수 ‘대통합신당’, 과연 통할까?
[주장] 반한나라당으로 개혁세력 결집, 개혁진영의 대통합은 가능한가
 
홍정표   기사입력  2007/05/07 [16:46]
6일 김근태 전 장관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진보신당을 만드냐는 질문에 "진보신당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대통합신당에 참여할 세력 중 진보개혁 블록과 실용 블럭으로 나누어 프로그램과 비전을 제시하고 경쟁하되, 대통합신당의 대의를 성취하는 한계 내에서 경쟁해야한다. 국민과 정치참여하는 사람들의 다수 지지를 받은 사람들이 대선, 총선을 책임져야 한다. 진보개혁 블록이 주도권을 행사해야 대선과 총선에서도 유리하다는 확신이 있다."고 답하면서 정동영 손학규 등과 협력할 뜻도 비추었다.
 
김근태의 독자 세력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발언이 분명하다. 그만큼 새로운 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모험이다. 그것도 진보적 색채로만의 창당은 자칫 점진적 진보정치세력이 대중들로부터 고립무원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세력왜소화의 덫에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신중하고 책임감이 강한 김근태의 성향상 이런 모험을 과감하게 단행하리라고 전적으로 예상치는 않았었다.  
 
그런데 그런 바람대로 안 움직인다고 실망하기엔 이른 것이 진보 블록과 실용 블럭이  대의를 성취하는 한계 내에서 경쟁을 하면서 국민들의 다수 지지를 획득하는 세력이 대선과 총선에서 주도권을 행사해야 하고, 진보 블럭이 주도권을 행사해야 향 후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란 확신성 발언에 대한 기대이다.
 
그러니까 김근태의 구상은 친노파를 제외한 구여권를 포함한 범여권 혹은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제정파가 미세한 정책적 차이를 무시하고 일단 규합하여 그 안에서 선거법에 저촉되는 8월말까지 오픈프라이머리의 얼개를 짜서 지금 독주하고 있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대항마를 속히 세우자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5.18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만약 김근태의 구상대로 이른바 개혁세력들이 반한나라당의 기치아래 단합하여 순조롭게 이명박, 박근혜에 대항하는 주자를 세울 수 이것은 또한 국민들의 정치적 선택권을 존중해주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정책에 의한 정당의 확립이라는 원칙에는 여전히 큰 문제가 있다. 이 모순을 같은 당 안에서 정책경쟁을 겨룸으로써 국민들의 심판으로 주도권확보라는 해법을 제시했는데, 정책경쟁의 공정함만 보장된다면 전세계적인 정당의 흐름대로 멀티정책정당(한 정당에서 좌파성향과 우파성향의 정책이 동시에 공존하는 현상)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열린우리당이라는 괴물정당의 참혹한 실패의 학습효과가 있는데, 과연 그런 식의 시도가 또다른 잡탕정당을 잉태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앞선다.
 
김근태의 구상이 옳은가, 우리의 바람이 옳은가하는 가치판단은 분명하지만 무엇이 현실에 더 부합하냐는 실효성 면에선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나의 딜레마이다.
 
점진적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과 그 고민을 공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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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5/07 [16: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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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고전 2007/05/07 [19:54] 수정 | 삭제
  • 김근태의 통합신당 불가피론은 홍정표님이 지적한 대로 '열린우리당이라는 괴물 잡탕정당의 참혹한 실패의 학습효과가 있었음에도...또다시 그대로 반복하자는' 말이나 다름 없는 '잔꾀'입니다.

    홍정표님은 김근태를 위한 변명으로 "진보 블록과 실용 블럭이 대의를 성취하는 한계 내에서 경쟁을 하면서 국민들의 다수 지지를 획득하는 세력이 대선과 총선에서 주도권을 행사해야 하고, 그 중 진보 블럭이 주도권을 행사해야 향후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란 확신성 발언에 대한 기대."라고 강변했지만,

    그런 확신성(?) 기대 때문에 2003년에도 신중하게(?) 좌고우면하다 열린우리당으로 기어들어간 게 김근태가 걸어온 길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김근태 개인에게만 참혹한 게 아니라, 노 대통령과 열우당 보수세력의 한미FTA 광기에서 보듯 보수.극우 세력의 발호와 개혁.진보세력의 몰락 그리고 서민대중의 피폐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근태가 지금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는 것도 바로 그런 곳에서 얼굴마담이나 하다 '똑같은 놈들'로 낙인찍혀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다시 한미FTA 광신도 손학규와 반대론자 김근태(이게 진심인지 정치적 트릭인지 의문스럽지만)가 반한나라당을 기치로 정치적 통합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여지 없이 '원칙 없는 잡탕 세력의 재판'으로 볼 것입니다. 이게 바로 노무현과 열우당이 남긴 학습효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런 통합이 대선에서 성공하기도 힘들겠지만, 패배할 경우에는 그나마 남아있는 개혁.진보세력마저 일거에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릴 최악의 수 입니다.

    김근태가 진정으로 신중론자라면 성공한다 해도 개혁.진보진영에게는 주변인으로서 얼굴마담 역할 밖에 주어지지 않고, 패배하면 더이상 미래조차 없는 그런 마구잡이 후보단일화론의 망령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는 것입니다.

    무슨 놈의 신중론자가 이렇게 앞이 훤히 보이는 구렁텅이에 뛰어들겠다는 용감한 발상을 하고 있는 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지금 김근태가 노무현에게 약점을 잡히고 있는 것이고, 정동영과 동급으로 싸잡아 공격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김근태의 어리버리한 노선이 노무현에게는 최대의 타격 지점이 되고 있고, 그걸 김근태가 스스로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

    김근태가 노무현의 공격에 대항하려면 노무현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제공해선 안됩니다. 그건 김근태가 노무현보다 더 뚜렷한 개혁.진보적 노선을 집중적으로 설파하고, 입으로만이 아니라 실제 정치적 행보도 그에 걸맞는 길을 꿋꿋하게 가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통합신당에 묻어서 정치적 생명이나 연명하려거든 여기서 정치 그만 두는 게 낫다는 것은, 굳이 노무현의 공격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김근태가 걸어온 인생에 그나마 먹칠을 덜하는 길이라고 안타까워 할 것입니다.

    김근태가 정치적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진정으로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지 못하고, 장고 끝 악수로 시궁창으로 빠져는 드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김근태의 행보를 보면 참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도대체 지금보다 더 파고 내려갈 바닥도 없으면서, 더군다나 은퇴할 때도 가까워 오는데, 왜 그렇게 이리저리 재고, 두려운 게 많은지 참으로 의아스럽습니다.

    그게 정치적으로 늙었다는 방증이고, 어느새 김근태도 구태에 젖어들었다는 신호입니다. 그런 신호를 청신호로 바꾸는 길은 젊고 패기발랄한 사고와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본인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김근태 지지자들이 도와줘야 할 대목입니다.

    이런데서 김근태의 어러버리한 정치적 행보를 두둔하거나 합리화하려는 것은 오히려 김근태와 더불어 그 지지자들조차 노빠나 다름없는 '역겨움'만 남기는 것입니다.

    김근태가 잘되려면 지지자들이 김근태를 설명하려 드는 일이 자꾸 있어서는 안됩니다.

    먼저 김근태의 뚜렷하고 원칙있는 정치적 행보가 있어야 하고, 그 행보에 사람들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는 일이 하나 둘씩 쌓여 가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며 진정으로 사람을 울리는 '正道(정도)'입니다.

    홍정표님께서 합리적 공간인 대자보에서 김근태 같은 '기회주의 정치꾼(현재까지의 제 개인적인 평가)'를 옹호하면서 비합리적 공간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홍정표님이나 김근태나 대자보에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