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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잘못된 자식사랑, 좋은 대학보다 대화”
[사람] <부모로 산다는 것> 펴낸 전 중앙일보 오동명 기자의 가족이야기
 
임순혜   기사입력  2007/05/04 [13:10]
전 중앙일보 오동명 기자(51세)가 참다운 부모의 길과 바람직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 에세이 집 <부모로 산다는 것>(두리미디어, 2007년 4월 24일)을 출간했다.
 
▲오동명의 에세이 <부모로 산다는 것>     © 두리미디어
<부모로 산다는 것>은 저자가 아들(16세)을 키우면서 나눈 대화, 부모로서 느낀 점, '부모로서 자식에게 무엇을 할까?'하는 고민을 담은 책으로 부모와 자식간에 대화를 잃고 가족이 붕괴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회복과 새로운 가족의 가치를 제시한다.
 
다음은 저자 오동명과 나눈 대화다.
 
- <부모로 산다는 것>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 50이 넘으면서 16살 난 외아들의 아빠로서 <부모로 산다는 것>에 대해 아버지로서의 경험을 세상의 아버지들과 나누고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어서 쓰게 되었다.
 
- 아버지로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버지의 역할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돈벌어다 주는 기계로 전락해버렸다. 아이들은 입시에만 매달리게 되어 아버지와의 대화를 잃어버렸다. 조승희 사건이나 김승연 사건같은 폭력적인 성향이 아이들 모두에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자식사랑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대학가면 무엇하나? 각박한 세상에서 따뜻함 전달하고 싶었다.
 
- 그렇다면 책의 내용은 어떤 것인가?

▲모든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작년 말, 중, 고등학생에게 '어떤 부모가 제일 좋은가?'하는 설문 조사를 하였더니 1위가 경제력 있는 부모, 3위가 대화하는 부모, 4위가 화목이었다. 충격을 받았다. 책에서는 아들과 나눈 경험과 느낌들을 썼다.
 
▲인터뷰에 응하는 오동명 전 중앙일보 기자  ⓒ 임순혜

 
-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는가?

▲중앙일보를 그만두고 아이와 어울릴 시간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 핸드폰 없는 날을 만들어 보았고, 아들과 함께 요리하는 날도 만들었다. 이제는 아들이 먼저 요리하자고 한다. 그렇게 아들과 함께 나눈 많은 시간들에 대해 쓰고, 세상의 아버지들과 공유하고자 했다.
 
- 중앙일보 세무조사 시, 사장이 검찰에 출두할 때 사원들이 "사장님 힘 내세요"라며 사장을 응원하는 것에 대해 사내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중앙일보를 그만두셨는데, 그 후 후회는 안하셨는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홍석현 사장에게 감사한다.
 
- 당시, 문제제기를 한 이유는?

▲사보화 되는 신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 했었다. 편집권 독립을 이야기하자고 했었다. 그랬더니 기자들은 위기감에 오히려 뭉쳤다. 1999년 10월에 기자 이름 떼어야 되겠다 생각해 그만 두었다. 신문사에 남아 있었더라면 지금 같은 자유로운 삶을 누리지 못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다른 사람처럼 '삼성맨'으로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결핍했으나 시간이 많이 남아 잠재적 능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홍석현 사장에게 고마움 느낀다.
 
- 최근 춘천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 춘천으로 이사 한지 2달 10여일 되었다. 소양강이 보이는 집에 산다.
 
- 도시생활과 다른 점은 ?

▲ 서울에서는 핸드폰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핸드폰도 없앴다. 산밑의 강가에 살게 되니 저절로 운동을 하게 된다. 눈을 감고 강가를 조깅하거나 아들과 자전거를 탄다. '왜 이제야 왔나?'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져 좋다.
 
- 아들과 자전거 여행을 계획 하신다는데?

▲ 내년 6월부터 8월까지 아들과 함께 일본 역사기행을 떠나려 한다.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일본을 여행하며 나눈 이야기들을 기행 대담 형식으로 쓰려고 한다. <그래 우리가 졌다 하지만>으로 제목도 정했다. 아들과 함께 즐기려 기획했다.
 
- 중앙일보를 그만두고 잠재적 능력을 개발하셨다고 했는데?

▲ 인터넷에 글을 쓰고, 1년에 한번씩 책 1권을 내었다. 사진집도 3권 내었다. 시나리오도 써 <신문소 습격사건>을 썼다. 꽃에 관한 이야기도 써 <꽃의 전설과 신화>를 곧 출간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동네한바퀴>라는 독자가 11명, 일년 구독료가 12만원이고 매수가 8매인 신문사를 만들어 2년 정도 꾸린 적도 있다. 아들과 동행할 기회를 많이 찾아 아들과 의 전국여행기인 <5만원,2박3일>이라는 책도 내었다.
 
- 잠재능력 개발이 곧 책내기가 되신 것 같은데?

▲ 즐거운 경험, 체험을 모두 책으로 내었다. 대학교 때 <소나기>로 유명한 황순원의 강의를 들었었다. A를 받았었다. 교수님이 "글 써도 되겠다"고 했는데 큰 힘이 되어 글 쓰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회사에 있었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장르에 대해 다 쓰려고 한다.
 
- <부모로 산다는 것> 후속 계획은 없나?

▲ 이번에 책을 낸 출판사 '두리미디어'와 함께 <자전거 역사기행>을 쓸 계획이다. '두리미디어'는 소외된 아이들에 관한 관심이 많아 함께 책을 내게 되었다.
 
- <부모로 산다는 것> 내용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 초등학교 시절에 일본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기사에 담배갑에 생의 마지막 메시지를 아들에게 남겼다는 "건강하게 자라라. 네 뜻을 굽히지 말고 이룰 수 잇도록 노력 정진하여라. 곁에서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일직 떠나서 정말 미안하구나. 사랑한다"라는 글을 보고 '생의 마지막 날 진정한 아빠 될 수 있을까?'라고 많이 생각했다. 진정한 아빠에 대해 많은 부모들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앉은뱅이 책상' 켐페인을 <한겨레신문>과 추진한다고 하는데?

▲아버지와 마주 앉아 대화 할 수 있는 책상을 말한다. 책상에 앉아 아버지와 마주 앉아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고, 추억을 만들며, 가보로 결혼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앉은뱅이 책상' 갖기 운동으로 보모와 자식의 대화를 회복하자는 켐페인을 벌이려 한다.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부자간이란 하늘에서 만들어 준 관계다. 우리 스스로 끊고 있지 않나 되돌아보아야 한다. 부모간의 관계도 주고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식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화라고 생각한다. 부모, 부모가 되려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부모 됨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부모로 산다는 것>에 관한 정보는 두리미디어, www.durimedia.co.kr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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