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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허세욱씨 "죽거든 화장해 미군기지에 뿌려달라"
대책위-유족, 고인 후처리 문제로 갈등
 
강현석   기사입력  2007/04/16 [02:13]
지난 1일 한미 FTA에 반대하며 분신을 기도한 허세욱씨가 15일 오전 숨졌다.
 
허씨가 입원한 한강성심병원측은 허씨가 이날 오전 11시 22분 쯤 갑작스런 패혈증 증세를 일으켜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가족들은 허씨의 시신을 허씨의 고향인 경기도 안성의 성요셉병원으로 옮긴 상태다.
 
허씨가 사망함에 따라 민주노총 등 5개 단체가 참여한 분신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기존 분신위를 장례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한편 이날부터 허세욱씨 추모 기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한강 성심병원에 허씨의 빈소를 차린 뒤 이날 오후 7시에 병원 앞에서 허씨를 기리는 촛불 추모제를 진행하고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 추모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의 이 같은 계획과는 달리 허씨의 유가족들은 현재 외부인의 조문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허씨 유가족들은 대책위와 어떠한 대화나 협조도 하지 않은 채 허씨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를 계획을 갖고 있어 대책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허씨가 남긴 미공개 유서를 공개했다. 허씨가 근무하던 한독운수 노조원에게 보낸 것으로 돼 있는 유서에는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전국에 있는 미군기지에 뿌려달라"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민주노동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를 반대하며 분신한 당원 허세욱 씨의 사망과 관련해 15일 "고인의 뜻을 이어 한미 FTA 저지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허세욱 당원의 철저한 사투마저 외면한 노무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허 씨 사망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허세욱 당원의 운명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길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민노당은 또 "고 허세욱 당원이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가며 한미FTA 협상을 저지하려 했을 때 오직 타결을 위한 타결을 강행한 노무현 정부를 국민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한미 FTA 타결 무효를 선언하지 않은 채 끝까지 강행한다면 결국 강력한 국민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영길 의원단 대표도 개인성명을 통해 "모든 슬픔과 분노를 뒤로 한 채 죽음을 강요하는 세상을 바꿔내겠다"면서 "서민 잡는 시대를 서민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한미FTA와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한미FTA와 이를 졸속으로 강행하는 노무현 정부는 인간에 대한 예의마저 저버린 채 죽음으로 절규하는 인간의 존엄을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끝내 숨진 허세욱씨는 누구?
지난 1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장 근처에서 분신을 시도한뒤 2주만에 숨진 허세욱(54)씨는 한미FTA 반대 활동에 적극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에 따르면 16년간 택시운전사로 일하며 독신으로 살아온 허세욱 씨는 회사에서 노조 대의원으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민주노동당 당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으로 활동했다.

정지열 민주택시노조 조직부장은 15일 "허씨는 택시 일뿐만 아니라 사회 운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다"며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집회, 효순이ㆍ미순이 추모집회 등에 참가했었다"고 회고했다.

허 씨는 한미FTA와 관련한 신문 기사를 꾸준히 스크랩해 공부 했으며 자신의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FTA 반대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한미FTA 막바지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1일 "망국적 한미 FTA 폐지하라. 굴욕, 졸속, 반민주적 협상을 중단하라. 졸속 밀실 협상 내용을 명백히 공개 홍보하기 전에 체결하지 말라"고 적힌 유서를 남긴 채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앞에서 분신을 시도해 전신 3도 화상을 입었다.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지난 4일 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그는 15일 오전 11시23분께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의료진이 응급조치를 취했으나 끝내 숨졌다.

민주노동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를 반대하며 분신한 당원 허세욱 씨의 사망과 관련해 15일 "고인의 뜻을 이어 한미 FTA 저지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허세욱 당원의 철저한 사투마저 외면한 노무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허 씨 사망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허세욱 당원의 운명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길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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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16 [02: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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