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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 ‘경인TV 허가추천’ 연기, 각계 비난 빗발
4월 3일 전체회의에서 결정, ‘무소신, 무원칙, 무책임’한 방송위원 성토
 
임순혜   기사입력  2007/03/21 [16:48]
방송위원회는 20일 오전10시 전체회의에서 경인TV 허가추천문제를 논의했으나 경인방송(주)의 사업계획 변경승인 신청 건과 소재지 변경, 정관 변경 건에 대해 원안대로 승인하고, 대표자 변경 건은 미비된 서류를 보완하여 처리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허가 추천건은 검찰수사 진행상황을 참고함과 동시에, 자체적으로 경인방송(주)와 CBS 간 쟁점이 되고 있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결정, CBS가 주장하는 녹취록과 녹취테이프 원본을 확보해 청취하고, CBS 측과 경인방송 측의 의견을 듣고, 허가추천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추가 검토한 후, 오는 4월 3일(화) 전체회의를 열어 경인방송(주)의 허가추천 건을 재논의 키로 결정하였다.
 
▲방송위가 허가 추천을 4월3일 재논의하기로 하였다는 것을 발표하는 신승한 공보팀장     © 희망조합

이에 대해 3월12일부터 방송회관 로비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던 희망조합원들은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며 "경인TV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근간으로 하는 공익적 민영방송을 대외적으로 공표했고, 좋은 방송을 염원하는 희망조합 180여 방송인과 새 방송을 열망하는 경기, 인천 400여 시민사회단체와 1,300만 시청자를 외면한 모든 책임은 9명 방송위원들에게 있다”며 “1,300만 지역민의 시청주권 회복을 위해 어떠한 투쟁도 불사할 것"을 천명하였다.

이들은 "방송위원회의 오늘 결정이 경인TV 허가추천 장기표류 음모가 아니길 바란다. CBS의 녹취록 공방은 경인TV 허가추천의 본질이 아니다"면서 "방송위는 법과 원칙을 무시한 결론을 내리는 구태를 보였다. 무원칙, 무소신, 무책임의 극치"라며 "조창현, 최민희, 강동순, 전육, 마권수, 임동훈, 김우룡, 김동기, 이종수 방송위원은 4월 3일 경인TV 허가추천으로 역사적 소명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3월20일 방송위 전체회의가 열리는 중 1층 로비에서 허가추천 결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임순혜

한편 방송인총연합회도 '원칙으로부터 출발하라'는 논평을 발표, 경인 방송 허가 추천 지연에 대한 실망과 우려를 표명하였다.

방송인총연합회는 "백성학 회장의 스파이 의혹을 빌미로 경인지역 시청자들의 시청주권을 묵살, 무시하는 방송위원회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첫째, 허가 추천은 방송위원회의 행정 행위라는 점에서 법적 절차를 무시, 둘째, 확정되지 않은 의혹을 이유로, 혹은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허가 추천을 유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대의와 원칙에 반하는 것, 셋째, 백보 양보하여, 우려할 만한 상황에 대한 조치를 다 담는 '조건부 허가추천' 조차도 수용하지 않는 것은 다른 정치적 고려가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원칙으로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바라며, 그것만이 방송의 독립성을 수호하는 기관이 취해야 할 마땅한 태도"라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훈기 희망조합노조위원장     ©임순혜
이훈기 희망조합노조위원장은 "허탈하다. 2년 2개월이 지났다. 방송위원회는 검찰 발표를 핑계로 또 허가 추천을 4월3일로 연기하였다. 방송위는 독립규제기구로 9명의 방송위원이 합의하는 구조다. 소신 껏 법과 원칙대로 허가 추천하면 된다. 방송법상 아무 하자가 없다. 백회장은 이미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선언하였다. '공익적 민영방송'을 하겠다는 180명의 희망조합원들을 믿어야 한다. 본질과는 별개인 녹취록 공방으로 또 허가 추천을 해주지 않으려 한다"며 무소신, 무원칙의 방송위원들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3월12일부터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진행된 희망조합의 철야농성은 4월3일까지 계속 될 예정이다.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  800일 전의 약속 꼭 지켜내겠습니다. 
2005년 1월 다섯 살 박이 아들이 엄마 회사가 망했냐고 물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봤다며 쳐다보는 아들을 보니 울컥 울음보가 터졌습니다.

늘 TV에 나온 iTV 로고를 보면 방방 뛰고 좋아라했던 아들입니다.
제가 TV에 나왔을 때 ‘우리 엄마 나왔다’고 화면을 어루만지던 아들입니다.
일이 바빠 집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엄마를 TV를 통해 만나오던 아들입니다.

그 때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회사가 곧 다시 생길 거라고.”

그 말은 다짐이었습니다. 아들에게, 나 자신에게, 그리고 시청자에게.

2년 3개월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제 아들에게 엄마는 방송사를 다닌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법인은 있지만 아직 사명도 정하지 못했고... 더더욱 방송허가도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800여 일 동안 저희 희망조합원들은 건강한 민영방송사를 세우기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iTV 8년을 반성하면서 하루 빨리 경인지역의, 경인지역에 의한, 경인지역을 위한 방송사를 만들어 보이겠노라 1300만 시청자께 약속 드렸습니다.

세 번의 겨울과 두 번의 여름을 지내면서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을 만들겠노라 공언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시청자께 드렸던 약속이 좌절되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철야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의 가족들이 농성장에 오셨습니다.
강일석 프로듀서의 아들 능현이는 “우리 아빠가 제일 멋있다”며 투쟁하는 아빠를 그렸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한 조합원의 아내는 사는 것은 너무 힘들었지만 남편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남편의 선택을 믿는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방송위원회에 묻습니다. 무엇이 문제냐고?
800일이 넘게 시청자와 약속을 지키겠다며 이 자리를 지켜온 180여 희망조합원들을 그렇게 믿지 못하겠냐고.

저희는 방송의 독립성을 위해, 지역방송의 공익성을 위해 지난 3년여를 길에서 살았습니다.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 굶게 했습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방송인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행동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도 참담합니다. 그 의지를 누구보다 지지해주고 지원해줄 줄 알았던 방송위원회가 저희들을 외면했습니다. 방송위원회가 방송의 독립성을 포기했고, 경인지역의 시청주권을 무시했고, 방송인의 의지를 꺾었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저희 희망조합에 애정 어린 질타와 지지를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 그 이상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경인지역의 올곧은 창이 되겠다는, 지난 800여 일이 증명해준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집니다.
저희의 굳건한 의지를 믿고 지지해 주셨던 1300만 시청자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뜨거운 성원을 지켜내지 못한 점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2007년 3월 20일
희망조합원 일동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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