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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못참게만드는 조선일보못참겠다코너
조선닷컴 '변화의 시발점' 강조, 독자들 '생색내기'다
 
윤익한   기사입력  2003/07/07 [18:51]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개설되어 있는 조선일보못참겠다코너     ©조선일보홈페이지
조선일보는 지난 5월 15일 조선닷컴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조선일보못참겠다'코너를 신설, 조선일보의 편향성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닷컴이 '조선일보못참겠다'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데에는 조선일보가 최근 사회적으로 확산된 안티조선운동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신들에 비판적인 시선에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이 코너에는 지난 7월 7일 정회경 교수(한서대 신문방송학과)가 '조선은 독자를 팔지마라'는 글을 쓴데 이어 6월 25일에는 조선일보 장학회출신 교수가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전하는 글'을 기고, 매주 대학교수를 비롯한 독자들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글을 쓰고 있다.

[관련기사] 윤익한 기자, 조선일보 ‘정치, 진실, 언론’에서 실패했다, <대자보>

조선닷컴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네티즌들은 안티조선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조선일보가 겸허히 독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지적이다. 조선닷컴은 해당 게시판 글머리에 "'조선일보 못참겠다'는 회원 여러분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기 위한 창구"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닷컴이 요란하게 '조선일보 못참겠다'코너를 신설만 했지 정작 지면을 만드는데 반영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체로 '조선일보못참겠다' 코너 신설 이후에도 조선일보의 논조나 편집방향이 변화한 것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해당 게시판에 글을 쓴 이진우씨는 이 코너가 "개선과 진보를 위한 건전한 토론의 장이기보다는 고민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조선닷컴의 한 관계자는 해당 코너를 만들게 된 취지에 대해 "조선일보와 조선닷컴에 나오지 않는 소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5월 15일 개편이후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효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조선일보가 메인에 자사에 비판적인 코너를 신설한 것 자체가 의미있는 시도이고, 중요한 변화의 시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겨레나 오마이뉴스를 거론하면서 "진보성향의 매체들도 자사에 비판적인 의견을 듣기 위한 코너를 만든다면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여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개편 이후 조선닷컴은 최근 하루 방문자수가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비판적인 목소리를 듣기만 할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네티즌들의 냉철한 비판노력은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남을 수도 있어, 이후 이 코너가 독자들을 정말로 '못참게'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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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07 [18: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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