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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영어학원 원장의 위험하고 잘못된 생각
[논단] 영어 조기교육 확대가 아니라 영어 교육환경부터 먼저 만들어야
 
이대로   기사입력  2006/06/06 [17:20]
지금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일고 있는 영어 교육 열풍은 우리 교육이 빨리 풀어야할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이 영어 열풍은 영어 열병이 되어 우리 교육뿐 아니라 우리말과 우리 겨레와 나라의 뿌리를 흔들어 썩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총리는 그 열병을 고치기보다 더 심하게 만들 말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6월 5일 치 한겨레신문에 난 김진표 교육부총리 대담기사를 본 느낌을 적는다. 이 기사에 보면 김 부총리는 전국 단위 외국어교를 더는 늘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과 함께 사범대와 교육대생들에게 영어 몰입교육을 시행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초등학교 영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초등학교 1학년까지 영어 교육을 하겠다는 게 사교육비를 늘게 하지 않을 거란 말도 했다.
 
영어 교육방법과 영어 선생의 자질을 높이겠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만 영어 조기교육 확대를 기정사실로 굳히려는 태도는 큰 잘못이다. 영어 조기교육 확대는 영어 교육은 말할 거 없고 교육 모든 문제를 계속 꼬이게 만들 위험한 생각이다.
 
영어 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는 건 나도 오래 전부터 주장한 일이다. 그러나 영어 교육 질을 높이는 게 초등학교 영어 교육부터가 아니라 중, 고등학교와 대학 영어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지난 날 중, 고등학교와 대학 영어 교육은 엉터리로 해서 10년 동안 영어를 배우고도 영어 한마디 못했다. 그런데 그 교육 질과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무조건 어려서부터 가르치면 좋다는 막연한 주장만 믿고 조기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엄청난 부작용을 일으켰다. 지금부터라도 초등학교 영어 교육을 당장 중지하고 영어 교육 전반에 걸쳐 깊은 반성과 연구를 한 뒤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김 부총리는 "영어 조기교육을 확대하면 사교육이 증가하리라는 건 이미 초등 1, 2학년 70% 이상의 학생들이 유치원부터 영어 공부시키는 상황이니까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참으로 위험한 장관이다.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건 불법인데도 눈감아주더니 그걸 기정사실로 말하고 있다. 그 잘못과 부작용을 바로잡을 생각을 하는 게 교육부총리가 가져야할 바른 태도요 생각이다. 그 잘못을 그대로 더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생각이니 답답하다.
 
또 사범대학뿐 아니라 교육대학 학생들에게 영어 몰입교육을 시키겠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가? 사범대 영어교육과 학생들은 몰라도 교육대생들에게까지 모든 과목을 영어로만 교육하겠다는 말로 들려서 놀랍고 한심하다. 초등학교는 참된 한국인이 되고,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기초교육인, 바른 한국말과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는 한국인 교육이 근본인데 그 걸 모르던가 아니면 모르는 거 같다. 오직 영어만 잘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는 영어 광신자가 아니면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교육부총리는 경제부처 장관을 해서인지 전경련과 무역협회 들 경제단체 생각만 듣고 그들이 필요한 사람만 만들려고 하는 거 같다. 모든 학생들이 대기업에서만 일할 수도 없고 일해서도 안 된다. 중, 소기업에서도 일하고 농사도 짓고 공장에서도 일해야 한다. 영어를 오래 전부터 공용어로 하고 영어를 잘하는 동양의 국가들,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을 봐라. 그들의 국가 경쟁력이 높고 잘 사는가? 
 
외국어 원어민 교사를 수입하는 것으로 영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우리 사범대생들에게 영어를 잘 가르쳐서 영어 교육을 잘 하겠다는 건 잘한 일이다. 그런데 영어 교육과 학생이 아니고 교육대생들에게까지 영어 몰입교육을 시행한다고 말하는 건 교육부총리로서 자질이 덜 된 사람의 생각이다. 언뜻 보기에 그럴듯하지만 영어 교육문제를 푸는 방법이 아니라 더 꼬이게 만들 일이다.
 
지금 시행하는 영어 조기교육을 당장 중지하고 새로운 영어 교육환경을 만들라. 주먹구구식으로 영어 교육정책을 세우고 시행할 게 아니라 국민과 시민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깊게 토론하고 연구한 뒤에 제대로 된 영어 교육정책을 내 놓기 바란다.  '영어교육 활성화 5개년 계획'만 세우지 말고 '국어교육 활성화 5개년 계획'과 '과학교육 활성화 5개년 계획'이나 빨리 세우기 바란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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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6/06 [17: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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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쟈스민 2006/11/25 [21:19] 수정 | 삭제
  • 나도 영어배운지가 어언 10년인데...제대로 말하기도...힘들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