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방식의국제뉴스레이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프랑스, 우파정부 ‘최후통첩’ 시민사회 ‘거부’
빌팽 총리 '고용계약법 철회요구‘ 거절, 시위지도부 28일 총파업 선언
 
최별   기사입력  2006/03/21 [20:15]
빌팽 내각이 비정규직(26세 이하) 취임 2년내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명시한 '최초고용계약법'(CPE) 철회 요구를 거부해 프랑스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18일 150만명의 시위대를 조직했던 지도부가 20일까지 철회하라는 최후통첩을 거절당하자 28일 전국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21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는 20일 자신이 소속된 중도우파 정당인 '대중운동연합'(UMP) 당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의회에서 민주적으로 통과된 공화국의 법은 지켜야 한다"며 시위 지도부의 최후통첩을 사실상 거부했다.
 
정부 "의회 민주적으로 통과한 법, 지켜야"
 
그는 시위대의 최후통첩을 거절 한 뒤 UMP 당직자들과 가진 모임에서도 "CPE는 고용유연화와 고용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제도"라며 "출신이 어떻든 모든 청년에게 동일한 취업과 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해 그렇다"고 강조했다. 
 
▲ 파리 시내에서 18일 시위를 벌이는 노동자, 학생들. 이날 전국에서 150만명이 빌팽 내각이 추진하는 '최초고용계약법'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 파리인디미디어 제공


그러자 노조 및 학생들이 참여한 시위 지도부는 파리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최초고용계약법' 취소를 거부한 정부에 맞서 28일 하루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확정했다. 이날 전국에서 동시다발 시위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12개 전국 노조는 공동 서명한 성명에서 "모든 노조가 28일 하루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며 "그 길은 CPE를 철회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빌팽 총리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격려를 받고 있다. 시라크는 언론과 대담에서 "청년 고용을 위해 필수적인 도구"이며 "CPE는 정부와 의회가 결정한 법조항"이라고 말했다.

CPE는 전체 실업률이 9.8%, 청년 실업률(16~25세)이 23%, 빈민지역(도시 외곽) 청년 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 가운데 나온 처방이었다. 정부와 의회는 모든 청년에게 동일한 취업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이 법을 지난 6일 통과시켰다. 아직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아 시행되지는 않았다.
 
▲ 프랑스는 지금 '최초고용계약법'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법은 우리의 '비정규직법'과 유사하다. 26세 이하 신규고용자일 경우 2년 이내에 자유롭게 해고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파리인디미디어 제공

하지만 이 법은 노동조합, 학생, 좌파 정당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은 이법이 어렵게 획득한 사회적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며 노동 착취를 합법화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청년 비정규직 해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쥐어준다는 것이다.

결국 거센 시위로 발전했다. 지난 2주간 대학, 도심 등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지난 주말에는 15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경찰과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85개 대학 중 2/3 곳에서 동맹파업이 벌어졌다. 3백개 이상의 중등학교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18일 시위 노동자 1명 경찰폭력으로 의식불명
 
현 정국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건 지난 18일 시위 때 진압경찰과 충돌과정에서 폭행당한 한 노동자 때문이다. 그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의 관계자에 따르면, 부상 시위자는 입원할 때부터 계속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이에 대해 파리검찰도 수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 그가 소속한 노동조합은 성명에서 그가 파리시내 한 지역에서 시위도중 경찰에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그가 처음 부상당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CPE와 관련한 정치공방은 취임 10개월째인 빌팽 내각에 최대 위기를 부르고 있다. 시위 지도부가 총파업을 선언했고, 내각은 최후통첩을 거절했다. 충돌이 불가피한데 결말이 어떻게 날지 세계인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6/03/21 [20:15]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