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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어실력은 30점, 골프실력은 100점?
[논단] 국민의 소리 무시하는 교육부총리와 교육부, 국민이 교육시키자
 
이대로   기사입력  2006/03/15 [18:04]
우리 교육이 엉망진창이다. 학교 교육은 이른바 사교육이라는 학원과 과외공부에 짓밟히더니 요즘은 해외 조기유학과 해외 연수에 갈기갈기 찢어져 죽을 지경이다. 2003년 기준으로 사교육비가 13조원이 넘는다고 하더니 오늘 신문에 영어 사교육비가 한 해에 1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수백 억 원씩 들여 영어마을, 영어거리를 만들고 있다.  국가 교육예산도 27조원인데 이 가운데 영어 교육에 쓰는 돈도 엄청나다. '영어에 미친 한국'이란 한 외국 언론의 지적이 실감난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교육 정책이 잘못되어있고 교육공무원이 잘못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하는데 지금 교육이 엉망이니 나라의 앞날이 엉망이 될 거 같아 큰 걱정이다.

오늘날 교육 문제 가운데 과외비와 학원비들 사교육비가 많이 든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학교 교육이 우리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데 진짜 필요한 교육보다 쓸데가 없는, 쓸데가 적은 교육을 너무 많이 해서 교육 낭비가 되고 있다는 게 또 다음 큰 문제이다.

우리 아이들이 뛰놀지 못하고 시험지옥과 입시경쟁에 시달려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또 다른 큰 문제이다. 그러면 그 사교육비를 줄이고 시험지옥에서 벗어나고, 애들이 힘차게 뛰놀며 튼튼하게 자라고 참된 사람, 한국인다운 한국인이 되게 하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이 교육문제가 풀릴 것이다.

이 교육문제는 교육문제로 그치지 않고 다른 사회문제와 나라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들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니 애들을 많이 낳지 않으려 한다. 그에 그치지 않는다. 아예 결혼을 하지 않으려 한다. 결혼을 하고서도 바른 부부생활을 하지 못한다.

이른바 기러기 아빠와 생과부가 늘어난다. 기러기 아빠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외국에 나가 있는 엄마는 외로움에 바람나기도 한다. 그래서 이혼하고 애들은 엇나간다. 지금 좀 살만하다는 집안은 거의 모두 애들 한 둘이 외국에 나가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구가 줄고 있다.

교육부가 영어 조기교육을 하겠다고 하면서 모두 더 심해진 교육현상이고 부작용이다. 이 부작용은 또 있다. 거리에 우리말로 된 간판은 점점 줄고 있다. 멀쩡한 우리말 회사이름 영문으로 바꾸고 있다. 대학에서 수학이나 역사 강의도 영문으로 하겠다고 한다.

우리말이 죽어가고 있다. 한 겨레의 말은 그 겨레의 얼인데 우리 겨레 얼이 시들고 있다. 이 겨레의 앞날이 어둡다. 천 년 전 신라가 중국 당나라 한문으로 창씨개명 하듯이, 일제 때 강제로 일본식으로 창씨개명을 하듯이 지금 우리 스스로 그러고 있다. 한 겨레의 운명을 바꿀 매우 큰 문제인데 그 누구도 그 심각함을 모르고 있다.

조상들이 우리말글로 된 변변한 문학서적과 학술문서를 남기지 못하고 남의 사상과 종교에 휘둘리는 꼴을 다시 되풀이하려 한다.

옛날에 한아비들이 한문으로 공문서를 쓰고 글을 써서 오늘날 그 걸 읽지도 못하고 번역하느라고 엄청난 돈과 노력을 들이는데 이제 우리가 영문으로 공문서를 쓰고 글을 써서 후손들을 애먹일 거 같다.

박지원이 열하일기를,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한문으로 쓴 걸 안타깝게 여겼는데 이제 우리가 그 짓을 되풀이하려 한다.

모두 교육부와 정부가 일으킨 문제다. 교육부와 교육 공무원들은 자꾸 사교육비를 더 늘리고, 학과 시험도 모자라 토플, 토익 같은 영어 자격시험을 보기 위한 교육에 열심이다. 거기다가 초등교육은 한국인 기본, 기초교육을 하게 되어있는데 한국인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닌 얼간이 교육에 힘쓰고 있다.

더욱이 영어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중, 고등학교 영어 교육의 잘못된 환경 개선과 교사 자질을 개선하지도 않고 무조건 초등학교 조기교육을 강행했다. 시급한 옛 한문책 번역엔 힘쓰지 않는다.

교육부는 영어 조기교육을 시행하면서 미리 부작용을 예상해 그 대비책을 세우고 철저히 준비하고 시행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아 헛돈도 많이 쓰고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무턱대고 영어만 잘하면 모두 출세하고 잘 사는 나라가 될 거처럼 떠벌려서 어린 아이뿐 아니라 학부모와 온 나라가 영어 열병을 앓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영어 열병을 더 심하게 만들 '초등학교 1학년 영어 교육시행'을 시험삼아 한다고 발표했다. 마찬가지 그 부작용은 생각지도 않았다고 한다.

정치인과 정책을 세우는 자들이 제 정신인지, 바보인지, 미국말 침략자 앞잡이인지 알 수가 없다. 초등학교 교육목표는 대한민국 국민 기초교육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대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국어, 사회, 산수, 자연, 음악, 체육, 미술 등 기초교육을 가르치는 교육이다.

그런데 지금 교육부는 미국말을 가르치는 게 초등교육 목표인 거로 착각될 정도다.  미국말을 듣고 말하게 하는 게 초등 교육 목표이고 100년 뒤에 온 국민이 우리말을 안 쓰고  영어를 쓰게 할 목표인 거 같다.

학생들이 우리말을 제대로 말하고 듣고 글을 쓰는 건 뒷전이다. 그래서 중학생이 되어도 받아쓰기를 제대로 못하는 애들이 많다고 한다. 회사에서 외국유학을 갔다 오고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 중심으로 뽑다보니 우리말 문서는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내가 요즘 교육부에 낸 질의에 대한 답변을 보니 교육부 직원들 국어실력 또한 낙제점이다. 국적 없는 교육,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얼간이 교육을 한 결과다.

요즘 교육부총리를 지낸 총리와 교육부 차관이 교육공제회 업자들과 국경일에 골프를 치다가 말썽이 되었는데 우연스런 일이 아니라고 본다.

얼마 전 국회에서 국경일 골프모임에 대한 생각을 교육부총리에 물었는데 그 답변은 잘못이 아니라고 옹호해서 고개를 갸우뚱한 일이 있는데 돌아가는 꼴을 보니 교육부 차관이 관련된 일이기에 그런 헛말을 한 거 같다. 

교육정책당국이 온통 썩어서 일어나 일이고, 그런 이들이 정치를 하니 교육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국적 없는 교육, 미국 종속화 교육, 과외망국 교육을 부채질하고 어린이와 가정과 나라살림까지 흔들리게 하는 교육부총리와 교육부 공무원을 온 국민이 나서서 교육해야 할 판이다.

오늘날 정부는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학교생활을 정상으로 할 수 없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런데 학원에 절대로 갈 수 없는 학생이 34.7%라고 한다.

그러니 교육 양극화란 말을 만들었고, 그 학생들에게 대학생들이 공짜로 과외공부를 하게 하는 제도까지 내놓았다. 엄청난 교육비를 들여서 애들이 밝고 씩씩하게 뛰놀며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애들이 가난과 차별에 울게 만들고 있다.

나는 요즘 교육부총리에게 이런 문제를 건의하고 또 교육정책을 알아보려고 편지를 보냈는데 그 답변이 30점 정도밖에 줄 수 없는 수준이다. 교육부총리나 교육부 관리들이 우리말을 제대로 읽고 이해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국민의 소리를 무시한 게 틀림없다.

교육부총리와 교육부 공무원들에게 다시 한번 국민의 소리를 똑바로 듣고 제대로 일을 하라고 충고하면서 내가 교육부총리에게 질의한 내용과 답변을 소개한다.


위 질의를 하고 1주일이 지나도 답변이 없어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낸 1주일 뒤에 교육부가 쓴 답변.

[위 답변에 보고 할 말이 많지만 느낌 3가지만 적는다.]

1. 본래 질의응답은 일주일 안에 답변을 하게 되어있는데 지난번도 마찬가지이고 이번도 2주일이 지나서 답변했다. 그리고 나는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왜 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늦게 답변을 했는지 말해 달라."고 물었는데 그 물음을 이해하지 못한 거 같다. 규정을 거듭 위반하고 또 내 물음에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공무원들이 영어를 좋아하고 미국말 공부만 열심히 해서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답변도 제대로 못하는 거 같다. 이번 점수는 지난번 보다 못한 20점 짜리 답변이다.

2. 지금 3학년부터 하는 영어 조기교육도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고 많다. 영어를 온 국민이 잘 하게 하는 게 초등교육 목표가 아니라면 초등 1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하면 그 부작용과 피해가 무엇인지부터 걱정하고 시험 학교를 지정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부작용이나 피해는 생각지도 않았다고 한다. 또 모든 학교가 아니라도 수십 개 학교에서 시행하기로 했다면 그 결정을 한 사람이 분명히 있을 터인데 없다고 한다. 전국 실시가 아니고 시험삼아 하는 거니 그렇게 말해도 되는 거로 본 거 같다. 상식이하 답변에 기가 막힌다.

3. 교육부가 밝힌 '영어 교육 활성화 5개년 계획'을 보니 무책임하고 뒷북치는 행정이란 느낌이 든다. 1993년에 영어 조기교육을 하겠다고 발표할 때 중, 고교 영어 교육환경부터 개선하고 영어 교사의 자질부터 향상하라고 내가 말한 일이 있는데 10년이 지난 이제 중, 고등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늘리는 등 노력을 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끌어오고, 영어 기초지식도 없는 초등학교 선생들에게 연수를 시키는 돈의 10%만 사범대학 영문과 교수와 학생들에게 들여서 중, 고교생을 잘 가르치면 적은 돈으로 큰 교육효과를 얻고 우리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도 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보이지도 않고 외국인 일자리만 만들어 주고 초등학생만 잡고 있다. 그런데 수준별 교재와 교육을 하겠다는 건 늦었지만 다행이다.

끝으로 '영어 교육 5개년 계획'도 성공할 정책으로 보이지 않고 예산낭비로 보인다.  사교육과 학부모와 지방자치단체에까지 부담을 주려는 의도가 있고, 모든 학생이 정책 혜택을 받기보다 일부 학생만 받는데 그칠 거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조기유학이나 사교육이 줄어들 거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늘고 교육 양극화를 심하게 만들 계획으로 보인다. 그런 식으로 아무리 애써도 모든 학생이 영어를 잘 할 수 없으며 영어만 잘하면 교육문제가 다 풀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어 고교와 외국어 대학에  더 지원하고 외국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길이 해법임을 알려준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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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3/15 [18: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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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 2006/03/15 [21:31] 수정 | 삭제

  • 안하무인 교육부 인간들 버릇좀 고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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