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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도 최초 좌파 여성대통령 나올려나?
사회당 루아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사회당 경선거쳐 내년 초 본선
 
최별   기사입력  2006/03/03 [17:51]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이 남성이 정치판을 쥐고 흔드는 프랑스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가디언지가 3일 전했다.

대선을 1년여 남겨둔 프랑스에서 루아얄의 등장은 혁명적이다. 프랑스 정가에는 지금도 마초이즘이 팽배해 있어서 그렇다. 그녀는 수세기 뿌리를 둔 정치권의 성차별에 대항하는 캐릭터로 프랑스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최근의 여론조사는 2007년 대선에서 중도 우파인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와 좌파인 사회당 루아얄의 양자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르코지 뿐 아니라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의 부인 베르나데트도 그녀를 훌륭한 정치인이며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할 정도이다.
 
▲ 내년 상반기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인기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좌파 여성 대통령 예비후보 세골렌 루아얄.  
보수 사르코지 vs. 진보 루아얄

 
선거일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루아얄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간지 '르피가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녀는 사르코지를 앞서고 있다. 잡지 '엘르'의 여론조사에서도 60%가 그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위크'도 최근 보도에서 그녀를 '섹시한 사회주의자'라며 환호했다. 그녀가 여론이 요구하는 정치적 열매를 맺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중요한 유권자들의 이해를 잘 대변할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론의 찬사가 쏟아지자 루아얄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디언과 대담에서 그녀는 "유권자들에게 나서서 홍보한 적도 없는데, 환호를 받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유권자들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그녀도 당 안에서는 "공룡"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그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 지도자가 되려면 뾰쪽 구도에 샤넬 스타일의 의상을 갖춰 입어야 한다는 보수적 여론을 의식했음인지 스타일 변신도 꾀하고 있다.

사회당 안 라이벌인 로렌 파비위스도 그녀를 두고 농담을 던진다. 그녀가 당 대선 후보로 확정돼 본선에 나서면 "네 명의 아이들은 도대체 누가 돌보냐?"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녀는 독일 총리로 취임한 지 1백일을 맞아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을 예로 들며 이제 여성 정치인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이 직책을 가져선 안 된다는 고질적 의식은 이제 가치가 없으며, 난 그런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마초이즘 지배 정치권에 도전장
 
그녀는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1953년 출생했다. 보수적 가톨릭 가정에서 8명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우익에 반여성주의적 시각을 가진 프랑스군 대령이었다.

언론인 다니엘 버나드는 '마담 루아얄'이란 책에서 루아얄의 아버지 자크에 대해 "외곬에 완고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원리주의자로 잔소리가 심한 자크는 항상 아이들에게 근면 검소하고 엄숙할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루아얄은 이에 반발하며 살았다.

그녀는 16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당시 텔레비전을 보며 정치적 논쟁을 벌이는 걸 매료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정치후보생의 사관학교격인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했다.

이 학교에서 그녀는 사회당 지도자인 프랑소와 올랑드를 만났고 그와 결혼했다. 1980년 국립행정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사회당 출신 대통령인 프랑소와 미테랑의 눈에 들어 보좌관으로 발탁됐다. 그렇게 정계에 발을 디딘 그녀는 사회당 정권에서 교육장관, 환경장관, 그리고 가족어린이장관을 거쳤다.

아이를 출산하고 기르며 일을 한 그녀는 정치경력도 쌓으며 가족도 돌보는 두 사람 몫을 잘 수행해냈다. "정말 가슴 아플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지도 못했고 그들이 필요로 할 때 그 자리를 지키지도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은 괜찮다며 '엄마가 힘들지'라고 말하곤 했죠. 항상 나를 지지해줬습니다. 얼마나 큰 힘인지 모릅니다."

그녀의 25년 반려자인 남편은 그녀의 대선 준비에 대해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지난해 자신이 대통령 후보에 나서겠다고 바삐 움직였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루아얄에 훨씬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포기했다.
 
남편도 준비하다 인기도 뒤지자 포기
 
그녀는 대통령 선거에 최종 후보로 나서려면 올 11월에 치러질 사회당 당원선거를 통과해야 한다. 루아얄은 정치적으로 자신을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불평등 해소 등 사회적 진보를 이룩하면서 경제적 효율성도 높여가야 합니다."

그녀는 보다 유연한 정책으로 '주 35시간 노동' 등 사회주의 이념을 실현할 뜻을 내비친다. 그녀는 아울러 블레어를 좋아하지만 그가 이라크 전쟁을 주도한 건 찬성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만 블레어가 영국의 경기를 진흥시킨 것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는 좌파로서 딜레마도 많이 가지고 있다. 가디언과 대담에서 그녀는 "가족의 가치, 환경의 가치, 학교교육의 가치, 일자리를 만드는 등의 경제적 가치는 내가 지닌 좌파이념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의문은 유권자들이 여성 대통령 후보를 밀어줄 것이냐는 것이다. 아직 한번도 여성을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577명의 의원 중 여성은 불과 71명뿐이다. 정당들도 여성 할당제를 지키기보다는 벌금을 물고 말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을 정도여서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루아얄은 "결국 나의 신념, 정치적 호소력, 그리고 용기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여론 조사 결과로 볼 때 유권자는 수용할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누군가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어 그 자리에 오른다면 수긍해야죠. 하지만 내가 최상의 대통령 감인데도 여자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실수하는 셈입니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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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3/03 [17: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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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2006/03/06 [11:02] 수정 | 삭제
  • 오타, 오자 지적해줘 감사합니다.
  • 사고뭉치 2006/03/03 [20:44] 수정 | 삭제
  • 갖아선 ==> 가져선

    모사 ==> 표현

    벌이는것 ==> 벌리는데

    =====

    기사 잘 읽었습니다 ..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