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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낳으라? 여성은 가축이 아니다
[주장] 복지제도없이 출산과 양육 강조는 부당, 출산위한 환경 마련하라
 
김철용   기사입력  2005/11/11 [08:28]
여성에 대한 알레고리(비유)로 흔히 시나, 문학, 흔히 사람의 관념들 속에는 대지(大地)라는 이미지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만큼 이 세상을 형성하는데 가장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성을 곧 어머니라는 단순한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성적 이분법을 초월하여 한 인간으로 중성적인 상징으로 대변하고 있다.

영어의 단어에서도 고향을 Motherland라고 할 정도로 여성을 어머니라는 여성에 대한 모든 관념을 훌쩍 뛰어넘는 이미지나 상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여성과 어머니, 고향, 대지, 등으로 서로 단어들의 알레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 돼지엄마                     © 박미진
지난 11월9일자로 여성단체들이 정부의 출산 장려위주정책을 정면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고 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 전화연합 등 34개 단체가 모여 정부의 저출산 관련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 자리이었다고 한다.

이들 단체의 주장과 요구는 "출산은 의무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며 "30년 동안 출산을 통제하던 국가가 아이를 더 낳으라는 식으로 개입은 부당하며, 또한 여성의 적극적 고용, 육아지원, 성평등한 가족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런 출산 양육에 대한 환경이 전제 되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대안으로는 ♦ 가족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 확대, ♦ 남성의 돌봄 노동권리 보장, ♦ 아버지 육아휴직제도 의무화 등을 제시 했다고 한다. 

여성의 출산과 양육을 한 개인, 가정의 책임과 의무 탓으로만 돌리는 정부의 무능력을 여실히 증명하는 통계가 있다. 하나는 결혼과 출산이라는 설문 조사이고 다른 하나는 출산후 모유 수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이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서울거주 여성 20대, 30대 여성 중 10명은 4명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녀의 양육비 사교육비 부담만 해소된다면 둘 이상 낳길 원했다고 한다. 또한 출산 장려의 선결과제로 '정부의 양육비 지원'(29.9%), '사교육비 부담완화'(22.1%) 등이 출산 장려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한다. 실제 미취학 자녀의 한 달 보육비는 아이 당 24만원이며 미취학 자녀를 둔 기혼 여성 중 49.9%는 자녀를 보육시설에 맡기고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 11월18일자 기사참조)

또한 출산이후 여성의 현실과 어려움은 양육에 대해서도 여성이 다시 한 번 크게 넘어야 할 산이다. 건강한 아이 키우기를 위한 모유 수유 및 양육 방식에 대한 현실의 장애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통계는 지난 2004년에 소시모가 발표한 실태 조사에서는 젖먹이기 위한(모유) 여성의 욕구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결과가 나와 있다.

산모 8백 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3%가 ‘젖을 먹이겠다고 답했으나 실제 출산 직후 완전수유 비율은 21%에 머물렀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출산 장려정책은 다산(多産) 정책이라고 일축할 수 있다. 아이 없는 집은 하나 낳고, 있는 집은 더 낳으라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소, 돼지 가축처럼 많이 낳으라는 것이다. 출산과 양육의 환경은 고려치 않고 무조건 생산해내라는 것인데.  인간을 어디 가축 취급하는지 그 발상들이 어이없을 뿐이다. 그나마 소, 돼지 가축들은 먹을거리와 잠자리 등 새끼 생산을 위해서 가축 주인들이 여러 가지 물심양면으로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인간은 가축보다 못한 환경에 있지 않나 싶다.

출산거부와 양육의 기피는 사회의 무관심과 정부의 복지정책의 부재 탓인데 단순히 시대의 트랜드 이거나 개인의 취향의 변화로만 결론 내리면서 한 가정,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이 현실 외면과 책임회피의 발상이 아닌가 싶다.

출산한다 한들 가족의 생계유지 등으로 노동현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일하는 여성과 양육비와 교육비 때문에 자발적 산아 제한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간과하고 모든 탓을 여성과 무능력한 가장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 자체가 군사문화 후예들 답다.

또한 항상 매스컴에서 떠들듯 모유수유 숭배주의자들의 요란한 모유 먹이기 홍보는 모유를 먹이지 못하는 여성과 그럴 수밖에 없는 원인을 외면하체 떠드는 것은 장사꾼의 호객행위와 다를 바 없으며, 모유를 먹이지 못할 수밖에 없는 여성을 죄인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과거 군사문화시절에는 모유 수유 거부하는 이유를 여성의 유방의 미를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여성에게 질타를 가한 적이 있다. 과연 그런 여성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마도 군사정권시절에 출산과 양육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책동과 왜곡 보도 술책이 아니었나 싶다.   

건강한 아기를 위해 모유수유를 거부하는 산모가 있을 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산모는 모유를 먹일 수 있는 체질과 수유 환경이 조성되면 누가 말리지 않아도 모유 수유를 할 것이다.  제 아이의 건강을 위해 누가 마다할리는 만무하지 않나 싶다.

사실 죄인은 모유수유를 못하는 여성이 아니라 그런 체제와 환경을 방치한 지배계층의 정치인, 자본가들이 오히려 죄인이 아닐까 한다.  오히려 가축에게는 젖을 물리게 하고 인간에게는 젓을 물릴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사회가 더욱 아이러니 할 뿐이다.
         
정부가 다산장려 정책에 발악을 하는 것을 보면 저출산 및 노령화 인구 증가의 결과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한 것 같다.  생산가능 인구 즉, 후세들이 노령인구를 부양해야  부담이 2020년에는 5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고 2040년에는 2명당 1명의 노인의 부양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하는 개미가 줄어든 탓에 의료보험, 국민연금 등 세금을 걷어 들이는 양이 현저히 줄어들어 여왕개미들과 그 일가들의 잉여물 또한 비례하여 감소한다는 것이다. 노동하는 개미로부터 얻어 들이는 포획물 감소, 여왕개미와 그 일가들을 지켜야하는 전투 개미 및 기득권유지 개미의 수 감소로 인한 기득권 상실하게 되는 불안한 현상이 지속되는 것에 깊은 우려가 되나 보다.

즉, 피지배자의 수는 감소하고 지배자의 수가 증가하면 그 개미 사회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에 여왕개미와 그 일가친척들, 그들을 따르는 똘마니들은 가슴이 뜨끔한가 보다.  

이제는 지들을 위해서라도 선동성 출산 장려정책과 모유숭배주의에서 벗어나 여성의 출산과 양육, 한 가정의 출산과 양육에 대해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복지 정책과 그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위의 두 가지 통계 결과를 보더라도 출산과 양육은 더 이상 한 가정과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정부의 무책임한 여성과 한가정의 출산과 양육에 대한 문제점 등을 도외시한 결과이며 앞으로 정부와 지배계층이 해결하여야할 숙제이며 숙명이기 때문이다.

이런 선결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체 출산장려운동은 가축에 대한 다산 운동이 아닌가 싶다. 여성을 대지가 아닌 돼지로 취급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 바 있겠는가. 
 
노동조합개혁과민주주의추진운동본부
노개민추  http://www.unred.or.kr
본부장 김철용 
 
*  그림 주제: 돼지엄마   그린이:  박미진
그림은 작가의 양해를 얻어서 게재하는 것이며, 현재 작가는 여성의 태반, 임신, 출산과 양육에 대한 파튜리어니즘(Parturientism)소재로 현실에 처한 여성의 실태와 무책임한 정부나 사회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 글쓴이는 노동조합개혁과민주주의추진운동본부(www.unred.or.kr) 본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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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11/11 [08:2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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