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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팔 게 따로있지 불난 농심 부채질하나”
대형유통점 잇따라 ‘쌀’ 할인판매
 
김성찬   기사입력  2005/11/08 [08:51]

대형 할인매장들이 앞다퉈 쌀 할인판매를 시작하자 농민단체들이 당장 이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주부터 경남도내 대형 할인매장들이 쌀 판촉사업의 일환으로 20㎏짜리 쌀 한 포대 가격을 3만5000원 선에서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창원점은 브랜드별로 최고 4만1500원까지 하던 20㎏짜리 쌀 한 포대 가격을 현재 3만5000원에, 이마트 창원점도 3만9800원 하던 것을 3만 5000원까지 끌어 내렸다.

경쟁적으로 쌀값내려

특히 롯데마트는 오는 9일까지 ‘롯데 유통그룹 창사 26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가격 파괴전을 열면서 쌀을 최저가에 내놓았다. ‘햇살 한 공기’는 20㎏한 포대에 3만2900원, ‘자연에서 태어난 쌀’은 3만4000원에 팔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평상시 3만7000~3만9000원대에 판매하던 쌀은 할인판매 기간이라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평소 판매가가 4만2000원대였는데 올 들어 쌀값이 많이 떨어져 더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내 농민단체들이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국내 대표적인 거대유통업체들의 이런 행위는 쌀값 폭락에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시·군청 앞에 볏가마를 쌓아 놓고 밤샘·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농민들을 무시하는 반사회적이고 반농민적인 처사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농민단체에 따르면 보통 20㎏ 쌀 한 포대는 4만~5만원 선에 유통되고 있으며 생산원가를 고려해 쌀값의 최저가는 20㎏ 한 포대에 4만원 선은 돼야 한다는 것. 하지만 20㎏ 쌀 한 포대에 3만2900원이라는 가격은 최소유통비용은 고사하고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가격인데다 이를 실제 농민들이나 미곡종합처리장에서 공급받는 가격은 그 이하일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유통업체들은 “이미 예정된 행사여서 어쩔 수 없다”면서 “할인판매를 통해 쌀 소비가 늘어나면 결국 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농민단체 “불매운동”

하지만 쌀값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제값을 못 받고 있는 쌀이 갈수록 싸게만 팔려 나가는 것을 보는 농민들의 마음이 편할 리가 만무하다.

이미 전농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4일 광주광역시 상무지구 롯데마트 상무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할인판매를 강력히 규탄함과 동시에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도내 농민단체들도 농민 현실을 무시하는 이같은 대형 할인매장들의 몰상식한 행위를 앉아서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농 부경연맹 관계자는 “쌀협상 국회비준안이 통외통위에서 의결된 데 대한 분노로 정권퇴진운동을 불사하고 농민대투쟁을 선포한 마당에 대형 할인점들의 이런 행위는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라며 “도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쌀 할인판매를 계속 한다면 대대적인 불매운동은 물론 다양한 농민투쟁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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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11/08 [08: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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