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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의 '대북봉쇄반대'를 환영하며
재선한 부시에 전쟁반대 명확히 전달, 한반도 긴장완화와 외교력 제고기대
 
율전   기사입력  2004/11/15 [01:53]

미국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이 12일 미국의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나 봉쇄정책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다. 특히 “(북한은) 안전이 보장되고 개혁과 개방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며 “결국 북핵 문제는 북에게 안정을 보장하고 개혁개방을 통해서 지금의 곤경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냐, 아니냐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한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의 첫 미국 방문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수용소 발언’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뢰도에 대한 발언’ 그리고 최근까지 ‘先 북핵 폐기’를 강조했던 입장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북에게 안정을 보장하고…”라는 발언의 의미는 이전의 ‘先 북핵포기 입장’을 뒤집고 ‘북한의 핵 폐기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의 동시이행’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요 며칠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스웨덴에서 미국에게 했던 훈계와 서로 맞닿는 입장으로 볼 수 있으며 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본격적인 중재역할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변화가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부시의 재선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설득력 있는 견해이고 보면 이와 같은 노 대통령의 입장변화는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핵과 미사일 문제에 관한 두 축인 북한과 미국 사이에 낀 남한으로서는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남한이 북한과 미국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에 관한 산증인이다.
 
북한에 대한 정책을 폄에 있어 미국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94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었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은 똑 같은 클린턴 행정부가 대북 유화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이처럼 남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른 결과의 반전은 북한과의 사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문민의 정부 시절 “서울 불바다”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북한이 국민의 정부 시절엔 ‘6/1/5 공동선언’이라는, 통일로 가는 大전환점에 합의했던 것이다.
 
북미간의 갈등구조에 있어 남한 정부가 ‘대북 화해협력 정책’과 ‘핵 문제를 포함한 북미간의 현안해결에 대해 동시 일괄타결 입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는 북한을 포함 해 한반도를 둘러 싼 주변 강국들과의 명분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을 나라들을 ‘한반도의 긴장완화’라는 하나의 명분아래 결집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차후 동아시아에서 남한의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명분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중요한 발언 즉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려 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와 “지난 87년 이후 북한은 테러를 자행하거나 지원한 일이 없으며 지금도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근거가 없다"는 말이 노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은, 위에서 말한 동시이행의 발언과 맥을 같이하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물론 북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이 이미 몇 차례 바뀌었던 전례로 보아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이 앞으로 얼마나 일관성을 유지할 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 대통령이 이번에 표명한 입장이 북미간의 갈등구조 속에서 남한이 취해야 할 가장 합리적인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노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 지지를 보내야 한다. 그러나 우리들의 이러한 지지는 그가 표명한 입장에 대한 지지이지 노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렇기에 만일 노 대통령이 지금의 입장에서 벗어나 이전의 입장으로 되돌아간다면 우리가 하는 지금의 지지는 다시금 그에게 비판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노 대통령이 현재의 입장을 시종일관 지켜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본문은 필명 ‘율전’님이 대한민국 No. 1 정치포털 '폴리티즌‘(www.politizen.org)에 기고한 글이며, 폴리티즌의 동의하에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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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11/15 [01: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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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민 2004/11/15 [20:05] 수정 | 삭제
  •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