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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선자금 공개로 정치권 새판짜야
한나라당 특검은 검찰수사 흔들기, 대선자금 전모 공개 주장
 
김광선   기사입력  2003/11/03 [09:56]
▲2일 춘추관을 방문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ytn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특검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밝히고, 대선자금이 밝혀지는 것은 '시대적 요구'임을 주장했다. 따라서 노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정치권에 대선자금 파문의 확산을 더욱 불러일으킬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특검법안에 대해 "특검을 내놓는 것이 사리에 맞지 않는 것 같고, 또 그것이 자칫 검찰 수사 흔들기라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노대통령은 "(검찰은)앞으로 이번 수사를 통해 검찰의 대국민 신뢰를 좀더 높여나갈 필요가 있고 또 이번 수사를 통해 정치자금의 전모를 구조적으로 국민들이 이해하게 하고 그것을 토대로 해 정치자금 제도에 근본적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에 대해 "검찰이 멈칫거리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소신껏 수사하되, 한두건의 자금수수 또는 뇌물에 그치지 말고 적어도 국민들이 정치자금의 구조적인 윤곽을 전면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이 정치개혁의 어떤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수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생존을 걸고 추진해온 '대선자금에 관한 특검' 추진에 정면으로 맞대응 한 것으로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노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를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펼친 만큼, 검찰의 수사는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은 앞으로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은 "이번 대선자금 수사가 자칫 신당에 유리한 정치적 조치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수사가 내 뜻에 의해 시작된 것도 아니고, 내 뜻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며 "시대의 흐름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뿐만아니라 노대통령은 '최도술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하필이면 나도 상처가 많이 나고 아픈 사건부터 먼저 터지는 걸 보고 `이게 시운인가보다, 이 시대 우리가 거역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 사건을 받아들인다"고 언급했다. 또 "나도 많이 아프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대선자금 공개'에 대해 "지난번에 쌍방이 다 밝히는 것을 조건으로 그렇게 하자고 7월에  제안했었다"며 "진실로 그렇게 하고, 그 다음에 검증과정을 거침으로써 전모를  밝히자는 거였는데 그때 모두 웃고 넘어가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또 "지금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하는데 공개하는 것이 우습지 않겠느냐"면서 "지금은 `공개다, 고해성사'다 할게 아니라 검찰 수사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지금 정치인들이 저질러 놓은 과오에 대해 국민들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길은 우선 공개니 고해니 이런 것이 아니라, 검찰수사에 진지하게 협력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면 사건이 다 밝혀지고, 국민들이 적절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자금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 "대선자금에 관한 나의 입장은 수사가 정리되고 난 뒤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며 "지금 왈가왈부하는 것이 모두 수사와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수사가 끝난 뒤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검찰의 수사가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수사를 비자금 전체로 확대하지 말고 정치자금에 한해서만 수사하자"고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대가를 갖고 주고받은 뇌물이라면 모르나 그 외 일반 정치자금 내지 보험성 정치자금이라면 기업에 대해 한번 사면하고 넘어가자는 제안을 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대통령은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전모를 밝히는 것을 전제하면서 "우리 정치권에서 내 흉은 숨기고 남의 흉만 들추고, 남의 흉을 크게 들춰 내 흉을 감추려는 공방 갖고는 우리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절대 신뢰받을 수 없다"면서 "차제에 회피하지 말고, 남에게 덮어씌우려 하지 말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수사에 협력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은 단편적 한두 사건이 아니라 정치자금의 전모를 다 밝히자"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대통령은 지난 대선때 각당 후보가 결정된 후 투입된 정당자금과 선거자금을 전부 공개할 것을 제안하면서, 각당의 중앙당.지구당, 직능조직, 사조직 자금까지 모조리 공개해야  정치자금의 전모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뿐만아니라 각 정당과 기업의 (자금)장부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특검법안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사실 거부의사를 밝히면서도 "다만 특검이 되기 위한 어느 정도 요건은 갖춰주면 좋겠다"며 "합리적 단서를 근거로 다듬어서 특검법을 내주면 받겠다"고 특검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한나라당의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위해 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노대통령 특유의 '정면돌파'라고 분석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난 대선자금을 이유로 정치적 공세의 끈을 더욱 바짝 조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노대통령이 '대선자금 전모 공개' 발언은 향후 정치개혁의 '이슈'를 선점한 것으로서 총선에 많은 영향을 끼칠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뿐만아니라 노대통령이 이같이 '정치개혁'의 절연한 의지를 내보이는 것은 '새판짜기'의 강력한 의지로 분석되고 있어 향후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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