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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치졸함, 제2의 6월항쟁 부르나
[논단] 추모열기는 현 정권에 대한 불신과 분노에 기인한 것 알아야
 
백한   기사입력  2009/05/29 [11:23]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무례하고 치졸하고 비 인간적인 행태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봉쇄한 것도 모자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려는 것까지 막았다고 한다.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영결식이 끝나면 서울광장에서 노제가 진행되는데, 노제 때 내걸릴 ‘만장’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운구하는 이동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하니, 과연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국민장을 치르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상식과 예의에 어긋나는 모습이고 인간의 도리에 어긋난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추도사를 막은 것에 대해 “전직 대통령들 간의 형평성” 따위의 이유를 대지만, 실제 이유는 딴 데 있어 보인다. 

영결식장에 참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면전에서 김 전 대통령이 쓴소리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을 것이고 “분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장례의 주관자는 엄연히 유족 쪽이다. 손님 격인 이명박정부가 싫다고 유족의 뜻도 무시한 채 제 맘대로 하겠다는 것은 상식 이하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전직 대통령의 쓴소리를 몸에 좋은 약으로 삼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옳다. 김 전 대통령은 한때 추도사 초고 작성까지 들어갔다가 중단했다고 하니, 이명박 정부는 전직 대통령 두 사람에게 이중으로 큰 결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소요 사태가 일어날까 걱정”이라는 말까지 했다. 슬픔 속에서도 평화롭게 고인을 추모하는 국민들을 무시하고, 유족과 고인을 욕되게 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아직도 예전의 ‘공안검사’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 정치의 앞날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소리를 들으려 해야 한다. '소요사태'를 이야기하지만 추모 기간에 그럴 만큼 성숙하지 못한 국민도 아니며, 오히려 무리하게 집회도 추도사도 막으면 모인 국민들이 꽉 막힌 욕구를 분출할 수 없어 더욱 분노할 수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이명박 정권의 이런 행태를 두고 "민주주의가 엄청나게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이 그런 말을 안해도 우리 국민은 이명박 정권이 속이 훤히 보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대통령과 이런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생각할 때 앞이 캄캄하기만 하고 우리 국민이 참으로 불행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열풍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이명박 정부가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이명박 정부도 이번 추모 열기 안에는 단순한 애도 차원을 넘어 현 정권의 잘못된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분노와 반감이 담겨 있음을 알아채고 위기의식을 느낄 법도 하다. 

봉하마을 빈소에만 100만 명 이상이 조문을 다녀갔고 전국 추모객은 500만명을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하니 그도 그럴법도 하다. 

그렇다면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게 상식인데도 오히려 국민의 비웃음을 살 행동만 골라서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전직 대통령에 어긋남이 없게 정성을 다하라”고 지시했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전혀 지시와는 반대로 돌아가고 있으니, 이런 모순 덩어리 정권이 어디 있는가? 

그들은 이런 모든 행동이 이명박 정권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이러한 짓이 자신의 무덤을 파는 짓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어찌보면 이명박 정권이 이토록 모를까 하는 안쓰러움까지 생긴다.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결식이 끝나고 모든 장례절차가 끝나면  이제 몇일 후에는 6월이 시작된다. 지금의 이명박 정권의 모습이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났던 전두환 정권의 닮은 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어쩌면 상황을 인식하는 눈이 그렇게도 똑 같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지 않아도 지금 인터넷에서는 '이명박 탄핵'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나날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 5월 28일 현재까지 146만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시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의 이런 행태를 통해 이 대통령의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그래서 별명이 '쥐 XX'라는 말이 나오는지도 모른다.

진실로 바라건대, 이명박 정권은 이제라도 제발 정신차리길 바란다. 이명박 정권이 계속 이런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다가는 제2의 6월 항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으며, 그렇게 될 경우 이명박 정권의 앞날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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