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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김연아 홍보' 어디까지?…총장 발언 논란
"김연아 우승은 고대정신 주입시킨 결과"…여론 뭇매 "입시학원 원장이냐"
 
취재부   기사입력  2009/05/06 [19:12]
지난 3월 이른바 '김연아 마케팅 광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기수 고려대 총장이 이번엔 "김연아의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우승은 고대정신을 주입시킨 결과이며,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해 제2의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김연아 과잉 보호'에 일간지 광고, 급기야 "고대가 김연아 낳아"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총장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포럼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내가 김 선수와 통화를 하며 '앞으로 21세기를 살아갈 지도자는 민족정신과 개척정신, 승리에 대한 확신 등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연아 선수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고대 정신을 팍팍 집어넣은 것"이라며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김 선수의 경기 모습이 고교생 때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 지난 4월2일 '신입생' 김연아 선수가 고대에 입학했을 당시, 김 선수를 적극 '보호'하는 이 총장의 모습.     © CBS노컷뉴스

그는 김 선수가 고려대에 입학할 수 있었던 과정을 설명, "작년 4월 내가 직접 편지를 써서 학교 관계자를 통해 훈련지인 캐나다 밴쿠버에 보냈다. 당시 김 선수의 모친과 김 선수가 '가고 싶은 대학이었는데 이렇게 와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고교 3학년 때 교사가 시켜서 하는 것과 (지금의 경기 모습이) 전혀 다른 이유는 (고대의) 개척 정신을 주입한 결과"라며 "이를 봐서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4월2일 김연아 선수가 '신입생'으로 서울 안암동 캠퍼스에 입학했을 당시, 김 선수에 대한 '과잉 보호'로 교내 안팎의 비난여론을 자초했다.
 
특히 이날은 졸업생을 포함, 이른바 '고대 출교생'들에 대한 재징계 논란과 맞물리면서 이 총장의 '부적절한' 언행은 한동안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고대는 지난 3월30일 한 일간지에 김연아 선수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우승 사진과 함께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 세계의 리더를 낳았습니다'라는 광고를 실어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고려대가 입학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김연아 선수를 놓고 지나친 마케팅을 펼치는게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고, 고대는 논란이 확산되자 "김 선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간지 광고에 대한 비판여론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날의 이 총장 발언은 되레 여론의 역풍을 자초한 양상이 돼버렸다.
 
▲ 지난 3월30일 일간지에 실린 고려대 광고. 김 선수의 우승 장면 사진을 실고, "고대가 세계의 리더를 낳았다"고 자랑했다.     © 고려대

"고대의 수치, 이기수 총장은 입시학원 원장인가"
 
한편 이기수 총장의 거듭된 '김연아 감싸기' 논란 속에 누리꾼들의 비판적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총장 관련기사에 댓글을 단 '김경미'는 "상식이 있는 대다수의 고대 동문들은 지금 처참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사람이 종합대의 총장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고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윤근'은 "국내 대표사학 총장이 겸손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김상범'은 "사교육비에 허덕이는 한국의 부모들은 보이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김부웅'은 "제대로 된 총장이라면 인기에 편승하는 입시학원 원장같은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며 "고대는 김연아 본인은 물론이고 부모님과 중고등학교, 주위의 많은 분들의 피를 깍는 노력과 성원으로 성공해오고 있다. 고대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일부 누리꾼들은 고려대가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임을 거론한 뒤, 고대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과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연결시켜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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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06 [19: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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