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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장자연 실명' 또 고소, "정말 나쁜신문"
언소주-민언련 대표-진보신당 국장 16일 고소… 김성균 대표 "헌재 청구"
 
이석주   기사입력  2009/04/17 [09:36]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자사의 실명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민주당 이종걸 의원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등을 고소한 <조선일보>가 이번엔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관계자들 마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이 기자회견 등의 공적인 자리에서 사주의 성과 신문사 실명 등을 거론해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인데, 특히 <조선>은 이들이 소속된 단체 중 한 곳을 '좌파'로 규정한 뒤,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언소주는 광고불매 운동 주도세력, 민언련은 좌파성향 단체"

조선일보사는 17일 <조선일보> 1면을 통해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표와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나영정 진보신당 대외협력실 국장을 1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는 이날 1면 기사를 통해 추가 고소 사실을 밝혔다.     © 조선닷컴

<조선>은 고소 이유와 관련, "조선일보 특정 임원이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씨로부터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것처럼 집회와 언론 인터뷰에서 공표해 조선일보와 특정 임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또 고소장을 통해선 "본사 임원은 장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적이 없는데도 김성균 대표는 지난달 31일 본사 사옥 앞에서 가진 집회에서 '조선일보 특정 임원이 장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악마와 같은 사람이며, 장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저명인사 중 한명'이라는 취지의 악의적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조선>은 이들이 소속된 단체와 관련,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 조선일보 광고 불매 운동을 주도한 세력들이 만든 단체이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좌파 성향의 단체"라고 이번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내용을 언급했다.

이어 "김(성균) 대표는 일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다"며 "김 대표와 박석운 대표, 나영정 국장은 또 지난 8일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가두집회를 갖고, 조선일보 특정 임원이 '장씨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이들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을 통해 '장자연 리스트' 내용을 언급하면서 조선일보 특정 임원이 장씨 사건에 관련된 것처럼 발언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터넷에 유포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종걸) 의원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인터넷 매체인 '서프라이즈'의 신상철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지난 10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며 "조선일보사는 이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곧 제기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기자회견 통해 <조선> 날선 비판, "소문이 사실 아니라면..."

<조선>이 이날 고소장에서 밝힌 내용 대로, 조선일보사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고소한 이유는 이들이 두 명의 의원들 처럼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사의 실명을 언급했다는 것.

앞서 김성균 대표는 3월31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열린 언론시민단체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일보>의 실명을 거론,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면, 조선일보는 '장자연 리스트'의 진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 역시 4월8일 같은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자연 리스트'라는 명칭 대신, '방 가(家) 리스트'라고 불러야 한다"며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신들 스스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회견 모습.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 지난8일 열린 두번째 기자회견 모습.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이 시점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해당 신문사의 '실명'을 처음으로 언급한 이후 이틀이 지난 시점이며, 뒤 이어 <조선>은 실명 공개 파문과 관련해 두 명의 국회의원 등을 지난 10일 검찰에 고소했다.

김성균 대표 "시민단체 제동걸기 위한 것, 위헌법률심판 고려 중"

▲ 언소주 김성균 대표가 지난 16일 언론연대 후원의 밤에서 연대사를 하며, 향후 조선일보에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히고 있다.     © 대자보
한편 '언소주' 김성균 대표는 이날 <대자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선은) 자사의 사주가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조선>이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성토했다.

또 "조선이 예민하게 반응해 많은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방 사장이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언급을 한 적도 없는데, 이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법을 동원해 (시민단체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민언련을 '좌파'로 규정한 것과 관련, "이 사건과 덧붙여서 또다른 색깔 씌우기를 하는 것"이라며 "이는 조선일보의 상투적 수법이다. 마음대로 자신들 입맛에 맞는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 정말 나쁜 신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사실관계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에 대해, 가능하다면 위헌법률심판을 내볼 생각"이라며 "언소주 내부 협의를 거쳐, 가능하다면 이번 고소를 헌법재판소 까지 끌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언소주는 그간 '조선일보의 수족을 잘라낼 것'이라고 밝히는 등 '조선 심판론'을 제기해 왔다"며 "조선의 고소는 이러한 언소주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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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17 [09: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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