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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스포츠조선>, '악마 행위' 사죄하라"
여성·언론단체, 실명공개 후 첫 기자회견…MBC논설위원, '익명보도' 질타
 
이석주   기사입력  2009/04/08 [14:47]
▲ 전국 60여 여성, 언론시민단체는 8일 오전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이 땅의 '악의 근원'은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이 대통령을 조정하는 것은 조중동이다. 이들은 엄청난 권력으로 '장자연 의혹'을 잠재우려 한다"…"대다수의 언론이 이들의 '악마같은 행위'를 눈감는다면, 대한민국은 암흑의 시대로 변할 것이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속 유력 신문사와 사주의 '실체'가 민주당 이종걸 의원에 의해 지난 6일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문제의 언론사로 지목된 해당 신문사는 '은근히 겁을 주는' 보도자료로 세간에 일고 있는 의혹을 전면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유력 신문사와 관련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밝힌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국회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실체의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경찰 마저 '축소-은폐'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는 상황.
 
한국여성단체연합과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전국 60여 여성-언론-인권단체들은 8일 오전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동시, '해당신문사'를 실명으로 보도하지 않은 언론들에 대해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걸 의원, 실명 공개 이후 첫 기자회견…"오늘이 마지막 기자회견이길"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소장은 "국회의원도 아는 사실을 수사기관이 모른다고 한다. 이 상황을 어떤 상식으로 이해해야 할지 개탄스럽다"며 "경찰이 '권력형 비리'의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사건을 눈 감고 넘어간다면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소장은 특히 "국회의원이 대정부 질의를 하는 것은 국민을 대표로 하는 것이지만, 이후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이 마지막 기자회견이 되길 바란다"며 진실규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 이들은 조선일보와 경찰을 비판하는 동시, 이 의원의 발언을 익명으로 보도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꼬집었다.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박석운 공동대표는 <조선일보> 사주의 성을 거론, "'장자연 리스트'라는 명칭 대신, '방 가(家) 리스트'라고 불러야 한다"며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은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자신들 스스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공동대표는 이 의원의 발언을 '익명'으로 보도한 대다수의 언론들을 향해서도 "조선일보의 행태보다, 다른 언론사들의 보도 실태가 더 가관"이라며 "신문, 방송이 죽었다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지난달 31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김성균 대표 역시 "이 땅의 '악의 근원'은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이 대통령을 조정하는 것은 조중동"이라며 "이들은 엄청난 권력으로 '장자연 의혹'을 잠재우려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대다수의 언론이 이들의 '악마같은 행위'를 눈감는다면, 대한민국은 암흑의 시대로 변할 것"이라며 "조선일보는 자신들을 향한 의혹을 해소키 위해 경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 조선일보를 끝까지 심판대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언론-경찰-정계'의 유착관계를 꼬집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 2009 대자보 이석주 기자

연예계 구조적 모순 해결 목소리도…"경찰, 외압에 굴복 않는 수사해야"
 
경찰이 이번 사건의 의혹을 밝히지 못할 경우, 여성 연예인과 권력의 고리, 이들에 대한 착취구조 등 소문으로 만 무성했던 연예계 '검은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사건의 수사결과가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원민경 변호사는 "'장자연 사건'에 대한 실체 규명은 억울한 사건을 넘어서, 제2 제3의 비극을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번 파문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조선일보는 '장자연 리스트'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국민들에게 밝혀야 한다"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 만이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지름길"이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경찰을 향해선 "장 씨를 만난 적도 없다는 언론사 대표의 이름이 왜 고인의 친필로 쓰여졌는지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언론사의 눈치를 보면서 조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에 책임감을 느끼고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MBC 논설위원 실명 언급, 다수 언론사 질타 "21세기형 희극, 코미디"
 
▲ MBC 최용익 논설위원(자료사진)     © 대자보
한편, 이에 앞서 MBC 최용익 논설위원(새언론포럼 회장)도 7일 저녁 <8시 라디오 뉴스> 후 방송된 논평에서 "'해당 언론사'가 군사독재 시절의 권력도 아닐 텐데 대다수의 언론사가 실명을 쓰지 못하는 희극적인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종걸 의원의 발언에 따라 유력 신문사와 사주의 실체가 명확히 드러났음에도, 일부를 제외한 다수의 언론들이 '익명'으로 보도한 상황을 강도높게 질타한 것이다.
 
실제로 이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실명'을 처음으로 거론한 직후, <조선>과 <중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사가 이 의원 발언을 기사화했으나, 일부 인터넷 언론사 만이 신문사와 사주의 실명을 거론하는 정도였다.
 
그는 "이종걸 의원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신문사와 대표의 이름, 또 보도자료를 배포한 언론사가 어디냐는 것은 지극히 객관적인 사실일 뿐"이라며 "이러한 팩트까지 보도되지 않는 것은 조선일보의 힘이 얼마나 센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5공 때의 보도지침과 같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일종의 압력이 '한겨레'나 '경향신문'도 지배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을 언론이 모르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 것 자체가 코미디 아닌가. 21세기형 희극"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최 논설위원은 '축소-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 수사를 향해서도 "경찰이 유력 신문사의 눈치를 보고 있으니, 결국 대어는 풀어주고 잔챙이만 엮일 것이란 뒷말이 나오고 있다"며 "적극적 수사를 회피해온 경찰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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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08 [14:4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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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사장 2009/04/10 [10:44] 수정 | 삭제
  • 유언비어인지 진실인지는 몰라도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장자연과 (그것) 했다면? 조선일보 방사장, 그래 재미는 좋았어? 신문사를 하니까, 기분이 좋았다던가 나빴다던가 하는 소감도 사설이나 뉴스에 쓰면, 신문도 더 잘 팔릴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