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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콩밥시대, 콩밥은 누가 먼저 먹을 것인가!
[시론] 청와대는 우석훈 입 막지 말고 서민들 밥 먹여줄 궁리 먼저 하라
 
공희준   기사입력  2009/02/14 [00:11]
“나는 당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허나 당신이 당신의 주장을 주장할 수 있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내 모든 걸 바칠 수는 있다.”

볼테르가 썼다는 불어 원문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대충 이런 뜻이었으리라.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가 남긴 이 명언은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 대한민국에서 애국가 가사 다음으로 가장 널리 불리는 정치적 수사(Rhetoric)가 되었다.
 
그렇다. 난 우석훈 박사의 견해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아니, 공감하고 안 하고를 떠나 그가 제시하는 담론과 대안들 자체가 내게는 아예 비호감 중의 비호감이다. 그 탓인지는 몰라도 대화에서 그가 소재로 올라올 때마다 나는 우박사에 관한 뒷담화를 한국사회에서 그 누구도 부럽지 않게 열심히 해댄다.
 
졌다! 이명박한테…. 나보다 우박사를 속된 말로 더 재수 없게 여기는 이가 있을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우석훈 박사가 싫은 이유는 그가 과격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다. 찌질해서다. 좌파소녀들 데리고 사회를 진보시키겠다는 우박사의 계획은 팥으로 메주를 쑤겠다는, 또는 몽골에 가서 해군을 만들겠다는 소리와 똑같이 들린다. 그런데 팥으로 메주를 빚고, 몽골 함대를 창설하겠다고 기염을 토하는 우석훈의 허세에 화들짝 놀라자빠진 양반이 청와대에 계셨던 모양이다. 사단(事端)은 우박사 보고 놀란 당사자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세고 높은 벼슬아치라는 데 있다.
 
그럼에도 우석훈 박사가 한 가지만큼은 기가 막히게 맞췄다. 이명박은 무능하다는 점이다. 전임자인 노무현 뺨칠 지경으로. 노무현과 이명박, 곧 노명박 세도 10년 동안 계속해서 청와대의 눈엣가시로 지내야 하는 우박사의 박복한 처지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노무현 정권 당시에는 우석훈을 향한 나의 연민은 단지 연민으로만 그쳤다. 참여정부가 우석훈 박사를 응징하려고 자기들 나름대로 취한 조치라고는 노무현의 광신적 추종자들이 우박사 글 밑에다가 악플 다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은 감정적 차원의 연민을 실천적 수준의 연대로 승화시켜주지 못해 안달인 듯싶다. 좋다. 정권의 소원대로 이제부터 나도 본격적으로 작심하고 우석훈을 편들어야겠다. 우석훈 박사 혼내주려고 애들 풀기는 이명박도 노무현과 마찬가지다. 대신에 방식이 굉장히 살벌하고 섬뜩하다. 악플러 몇 명이 아니라 정부관계자가 직접 찾아와 대놓고 협박한다.
 
우박사와, 이명박의 대리인격인 정부관계자 사이에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안 봐도 비디오다. 정부관계자 왈, “너 콩밥 좀 먹어볼래?” 이명박은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서 당선되었다. 민생경제를 살려 국민들이 마음 편히 밥을 먹도록 하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다. 한데 그의 정책공약은 집권 첫해에 이미 누렇게 바래진 부도수표로 판명되고 말았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 회원국들 중에서 꼴찌였다. 다시 반복한다. 꼴찌였다. 또다시 강조해둔다. 꼴찌다. IMF 환란사태의 ‘A급 경제전범’들로 손꼽히는 인물들이 현 정권의 경제수장으로 번갈아 기용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명박이 유권자에게 지급한 어음은 결코 현금화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석훈이 한 일은 이명박 정권에게는 국민들에게 밥을 먹여줄 능력과 비전이 없다는 사실을 남들보다 조금 일찌감치 알아채고, 이를 약간 시끄럽게 떠든 것뿐이다. 그 대가로 미~ 뭐시기 하는 친구처럼 콩밥을 먹으라고 한단다. 현재 이명박이 시급히, 무조건 전력투구해야 마땅할 과제는 국민들에게 밥을 먹여주는 것이다. 엄한 사람 붙잡아다가 콩밥 먹이는 게 절대 아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을 달라고 절규하는 민중더러 과자나 먹으라고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은 맛있고 따뜻한 하얀 쌀밥이 그립다고 호소하는 국민들에게 푸석하고 식어빠진 콩밥이나 먹고 떨어지라고 면박을 주는 형국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했다. 남에게 콩밥을 먹이기를 즐기는 인간들은 결국에는 자신들도 눈물 젖은 콩밥을 먹게 된다는 진리를 이명박 정권 사람들은 깨달았으면 한다. 정권이 무슨 수를 써도 어차피 선관위 시계는 돌아간다. 기세등등하던 전두환도 나중에는 콩밥을 먹고 말았다. 이 정권의 생각처럼 지금은 콩밥시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콩밥시대, 영원히 콩밥시대일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청와대는 우석훈 박사 콩밥 먹일 방법 고민할 여유 있으면 차라리 그 시간에 배고픈 서민들 밥 먹여줄 궁리 먼저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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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2/14 [00:1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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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밍순 2009/02/14 [07:06] 수정 | 삭제
  • 듣보잡 수준이 되가고 있는 공희준가 찌질이를 이용해 글을 하나 써 찌질이 수준을 넘어가겠다고 열변을 토하시는 구만요. 그 잘난 머리를 어디다 쓰길레 나랏님이 콧방귀도 않끼고 찌질이에게 달려갔을 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