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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총선, 하마스 약진 새변수
무장투쟁 하마스 집권당에 버금가는 의석 획득, 미·이스라엘 '불인정'
 
최별   기사입력  2006/01/26 [16:34]
10년 만에 처음 치러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집권 파타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겠지만 과반의석 획득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투표가 끝난 뒤 나온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의 2/3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그 결과 무장 투쟁을 주도해 온 하마스가 집권 파타당에 버금가는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마스의 원내 진출과 이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적대정책이 중동평화 프로세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이에 따라 하마스가 내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스라엘은 폭력투쟁을 옹호하고 이스라엘의 정당성을 불인정해온 집단과는 평화협상을 할 수 없다며 경고메시지를 내고 나섰다. 백악관도 역시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보이고 있다는 시각을 거듭 강조했다.

10년 만에 치러진 총선, 77% 투표율 예상

이날 출구조사에 나섰던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비르 자이트 대학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파타당이 국회의원 총 132석 중 63석을 얻는 데 그치고 하마스가 58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해방좌파인민전선(PFLP)도 3석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비르자이트대 여론조사 전문가인 네이더는 언론과 대담에서 "파타와 하마스간 득표전이 박빙"이라며 "너무 근접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어느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라말라에 본부를 둔 팔레스타인정책 서베이연구센터(RPCPSR)도 선거 직후 발표를 통해 파타가 42%, 하마스가 35%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의석분표에 대한 분석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대변인은 투표가 끝난 저녁 7시까지 어떤 공식 발표도 내놓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전언에 따르면, 투표율은 77%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무하머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투표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새 시대를 열고 있으며 평화를 염원하는 국제협력에 동참할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와 파타간의 주도권 경쟁도 뜨거웠다. 집권 파타당 출신으로 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선거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간부는 "우리는 신뢰를 받고 있으며 집권에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구조사 "파타 63석, 하마스 58석" 예상

이에 대해 하마스는 "파타에 못지 않은 의석을 얻을 자신이 있다"고 되받아쳤다. 하마스의 유력 후보 중 하나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AFP와 대담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파타에 결코 뒤지지 않는 여론주도 능력을 보여줬다"며 "결과를 지켜보자"고 밝혔다.

선거를 지켜본 이스라엘의 사회운동가인 이후드 올머트는 자신의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수십 건의 자살폭탄 공격을 해온 하마스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까지 해왔던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마스의 당헌당규는 유대인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내용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하마스의 관리들은 장담하고 있다. 하마스는 역시 의회에 들어가더라도 결코 무장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이번 총선에서 '변화와 개혁'을 구호로 내세운 하마스는 파타의 성과 없는 대 이스라엘 평화협상과 부패 및 무능력을 비난하며 이스라엘을 가자지구에서 쫓아낼 때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이날 투표 현장에는 파타와 하마스 지지자들이 투표소마다 지지정당의 깃발을 들고 나와 득표전을 벌였으며, 자치정부 보안요원들은 혹시라도 터질지 모를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무장한 채 현장주변에 배치됐다. 다행이 큰 충돌은 없었으며 일부에서 투석전으로 3명이 부상을 입는데 그쳤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해 실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투표를 방해해 뒤늦게 투표소에 도착한 유권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선관위는 밝혔다.

이스라엘 & 미국, "테러단체 하마스 불인정" 논란

투표가 끝나고 파타당 지지자들은 가자시 중심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 곳에서는 벌써부터 복면을 한 소총수들이 섣부른 승리를 축하하며 공중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 대해 미 행정부는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타에 버금가는 2당이 예상되는 하마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스코트 맥클렐렌 백악관 대변인은 "하마스는 테러단체"라며 "현재로는 우리의 시각을 바꿀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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