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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모가지 비튼 YS, 자식교육 어떻게 시켰길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단상, 원로 대접받을 마지막 기회나 살리시오
 
각골명심   기사입력  2004/09/12 [00:20]
"국가보안법 폐지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지난달 8월 중순경 김영삼 전 대통령이 얼마 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전직 대통령 만나기 투어에서 박근혜 대표에게 한 말이다.
 
한때는 그의 아비, 박정희의 군사독재에 맞서 단식과 감옥을 오가며, 진정 나라 걱정 많이 했을 이 나라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라는 ‘상도동 자택’ 에서 그가 이렇게 말했다는 것은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오늘 그의 재임시절에는 ‘소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김영삼정권의 핵심적 실세로 권력의 달콤함을 원 없이 만끽해 보았을 그의 아들 ‘김현철’이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증거가 명확해 지자 검찰에서 송곳으로 스스로 뱃때기를 5섯 차례 찌른 ‘자해’를 했다 한다. 이것 역시 우리 정치사의 웃지 못할 아이러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라는 두고두고 되뇌어 보아도 그 비장함과 절박함이 가슴을 저미는 말이다. 그 말 그대로 이제 정말 새벽이 오기는 왔나 보다. 그런데 김영삼님, "이제 비로소 새벽이 왔는데 벌써부터 잠자리를 준비하셔야 되겠습니까?"
 
김영삼 전대통령과 그의 아들 김현철에게는 지난 14대 그들의 정권에서 이미 새벽이 왔었는지는 몰라도 사실 우리 국민에게는 그렇지 못했다. 그의 정권 하에서도 여전히 국보법은 그 위용을 여지 없이 떨쳤었고 그래서 수치상으로도 보안법으로 구속 수감된 사람들이 1966명이나 되었었다. 그것도 그의 정권이 썩을 대로 썩어 그 부패가 하나하나 드러나던 정권말기인 1977년에는 상대적으로 677명이란 수치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물론 갑자기 북한이 간첩을 더 많이 남파해서 생긴 일은 결단코 아니다. 이것은 보안법이 얼마나 정권 방어의 차원에서 가장 손쉬운 선택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명확한 반증이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민주를 일궈낸다고 밥 굶어 가며 목이 터져라 외쳤던 그가 사실은 그 민주를 팔아 자수성가(自手成家)한 한 장사치에 지나지 않았음을 굳이 숨기지 않았던, 노태우 정권하에서의 ‘3당 야합’의 결과물로서 마침내 한 나라의 최고 자리인 ‘대통령’이 되었으며 곧 사실은 ‘민주’가 목말랐던 것이 아니라 대통령 되는 것이 그에 있어 최고의 가치였음이 그의 정권하 에서의 온갖 부패와 보안법을 적극 활용한 자기 모순적 방어술, 그리고 위의 박근혜와의 대화 등을 통해서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게도 외쳤고 집권하고 나자 이제 비로소 '군정종식'되었다고 자랑스러워 했지만 사실은 그 군정과 야합하여 만들어낸 허깨비 문민정권이었던 것을 어찌 감출 수가 있겠는가. 그 결과로서 그 야합을 같이 주도했던 오른팔 右덕룡은 지금 한나라당의 원내대표로 유신공주와 조화롭게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뒤늦게 합류한 이재오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는지 요즘 괴로와 하고 있다.
 
공직에 있으면서 국민이 언제 허락해 주지도 않은 사적 관계인 아들에게 '소통령'이란 자리를 선뜻 내주고 인사권까지 주었던 것도 부족했는지 남은 대선 잔여금이란 명목으로 70억이란 막대한 돈을 선뜻 내줄 수 있었던 그의 자식사랑은 아무리 보아도 도가 지나치다. 그의 아버지가 멸치를 팔아 그를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엄청난 자리까지 오르게 했었고, 이제 그 사무치는 부정을 몸소 실천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무조건 자식사랑하기가 그의 가정에 면면한 '가훈'으로 자리잡도록 하려나 보다.
 
불과 26세의 젊은 나이로 이승만의 자유당 민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에 첫발을 디뎠고, 그후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맞서 이 나라 민주화에 상당한 공헌을 한 그가 이미 그렇게도 원하던 대통령도 되어 봤으니 이제 재임시절부터 끊임없이 아들 김현철을 정치인 만들어 '정치귀족의 명문집안 만들기' 같은 과도한 욕심은 이제 그만 접고 제발 지난 젊은 시절의 그 의기를 차분히 돌아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래서 진정 이 나라의 찬란해야 할 미래를 조금이나마 앞당길 수 있는 존경받는 '원로(元老)'로 기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요청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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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9/12 [00:2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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