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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동영상' 파문, 교장 자살로 이어져
언론과 네티즌들 비난글 빗발쳐 '여론재판'의 문제점 지적도
 
윤익한   기사입력  2004/02/23 [09:47]

'왕따동영상' 유포사건이 해당 학교 교장의 자살이라는 파국적 결과를 낳았다.

최근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담은 이른바 '왕따동영상'이 인터넷상에 유포돼 파문을 일으킨 경남 창원의 A중학교 윤모(61) 교장이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윤교장은 이날 오후 7시30분 창원시 명서동 자신의 집에서 칼로 가슴을 자해해 신음중인 채 부인 김모(58)씨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윤교장의 방에서 '괴롭다' '수습을 해야겠다'고 쓴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왕따동영상'에 대한 경남도교육청의 거듭된 수사와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쳐 윤교장이 심적인 부담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왕따동영상'은 지난 11일 졸업을 하루 앞둔 같은 학교 3학년생 최모군 등이 친구인 조모군을 괴롭히는 장면을 촬영해 개인홈페이지에 올렸고 이를 한 네티즌이 다른 인터넷사이트에 올리면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파문이 확산됐다.

이 사건은 특히 지난 18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부모가 합의를 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20일 동영상 가운데 수업중에 촬영된 부분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경찰과 관할교육청은 정년을 2년여 남겨둔 윤교장이 이미 지난 20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태를 책임지려고 했으나, 파문이 다시 일자 괴로워하며 죽음을 선택한 것 아니겠냐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편 '왕따동영상'이 인터넷상에 유포된 사실을 전하면서 언론이 경찰 조사 이전부터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무리하게 규정해 보도하는가 하면 사건의 책임을 해당 학교측의 학생관리 소홀로 몰아붙여 여론몰이식 보도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비난이 쏟아지면서 인터넷의 문화의 개선도 숙제로 남았다. 한 네티즌은 윤교장의 자살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넷에 의한 타살과 다름없다"고 촌평했다./미디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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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2/23 [09:4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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