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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이 6월로 연기되었다는데
알 시스타니? 부시가 정말 강적을 만났다
 
kein   기사입력  2004/01/27 [19:36]
요즘 이라크는 어떻게 돌아가나?

어제 MBC에서 특종을 한건 했다. 지금 키르쿠크에 나가있는 이진숙 기자가 현지 키르쿠크 주둔 173 공병여단의 민사작전 책임자인 제프 캔터 소령이 4월말 예정이던 한국군 파병이 연기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추가 파병되는 한국군 본대는 6월 도착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상부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켄터 소령은 한국군은 키르쿠크 공항에 자리잡은 미군기지 안에 주둔하게 되며, 현재 정확한 주둔 위치를 협의중이고, 지난 23일 바그다드에서 미군 총사령관 산체스 장군을 만난 한국의 김희상 국방보좌관이 파병안의 국회통과 지연 등 국내 사정으로 파병 일정이 연기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근데 지금 한국에서는 4월말에 약 3000여명의 혼성부성 부대를 파병하려는 파병안이 현재 국회 국방위에서 표류하고 있다. 장영달 국방위원장은 파병안 처리를 서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상임위 방청을 허용한다고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상임위에 나오지 않는 바람에 지금 얼마나 늘어질지 모른다. 게다가 하필이면 낙선운동을 선언한 참여연대가 상임위에 방청을 신청했는데, 참여연대가 의원들을 모니터 한다면 국방위의원들 뒤통수가 뜨끔할거다..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파병반대 주장과 함께 아예 파병안 비준을 17대 국회로 넘기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일단은 시간끄는게 장땡이다. 급한 건 부시지 우리가 아니걸랑?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임시국회 회기내에 꼭 처리하려고 서둘러서 파병안 비준을 할 이유가 뭔가? 게다가 미국이 한국군 파병이 연기되는 걸로 인식하고있고 이미 국방부측에서 미국에 사전양해를 구했다면 국회에서 서둘이유는 더욱 없다. 이래저래 대선을 앞둔 부시는 이라크에서 꼬이고 있다.

그럼 지금 이라크 현지 상황은 어떤가? 다들 아다시피 테러공격은 연일 계속되는 중이고 그래서 치안문제는 앞이 안보인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부시의 해결책은 뭔가? 일단 올 6월말까지 주권을 이양한다는 거다. 그래서 7월1일부로 이라크 과도 통치기구가 주권을 이양해서 의회와 내각을 구성하고 정부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거다. 그런데 왜 하필 6월말 까지 냐믄, 부시가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작년 9월에 이라크 전비 800억 달러를 하원에 인준해 달라고해서 일단 인준을 받았고, 그대가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신기록을? 수립했거든. 근데 그 돈이 올 9월이 되면 바닥이 나기 때문에 부시가 7월쯤에 또 다시 예산을 책정해야되는데, 올해는 대선을 고려 할때 그게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고 자칫하면 재선가도에 재뿌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부시는 올 6월까지는 이라크에서 모양새 좋게 발을 빼면서, 한편으로는 유엔을 끌어들여서 나토 동맹국들의 파병도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그래야 이라크 주둔에 들어가는 돈을 나눠 부담할 수 있다는거다. 근데 여기에 대해서 유럽은 입장이 좀 다르다, 프랑스는 주권이 이양되는거 일단 보고, 유엔이 주관하는 평화 유지군이라면 참여하겠다는거고, 독일은 나토회원국들의 참여는 반대 하지 않으나, 독일은 군사적인 참여보다는 의료, 수송같은 인도적인 지원에만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유엔의 입장은 좀 미묘하다. 일단 코피 아난 총장은 부시의 주권이양 계획을 떨떠름하게 보는 중이다. 즉 미국이 이라크에서 꼬이는데, 유엔이 나서서 둘러리 서줄 이유가 없다는 거다. 게다가 부시를 골치아프게 만드는 인물이 있는데 알 시스타니란 시아파 종교지도자다. 지금 이라크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교지도자인 시스타니는 지난 15일과 20일 바스라와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주권이양 계획을 반대하고, 조기총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미시위를 주동했다....

그러자 브래머 미 행정관이 화들짝 놀래서 시아파들의 요구를 존중한다고 해놓고, 미국에 가서는 시스타니와 협상을 해야한다고 설득을 했고, 또 미국의 정권 이양안에 동의하던 과도 통치기구 의원들도 시스타니의 주장 동조하는 의원들이 생기면서 불협화음이 나기 시작했다고 뉴욕 타임즈가 보도했고 , 브래머 행정관은 과도 통치위 내부 갈등설에 대해서 현재 불을 끄는 중이다. 그래서 우리도 반미시위 한번 찐하게? 하면 약발? 받는다 이거다.....

시아파는 이라크 인구의 60%가 넘기 때문에 미국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시아파 사람들은 후세인 정권시절에 소수파인 수니파에게 탄압당한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새정부에 시아파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그니까 시스타니는 일단 국민들의 직접선거를 통해서 의회를 구성하고 그 의회가 과도 헌법을 만들고 정부를 구성하면, 6월 말까지 미국은 그 과도정부에 주권을 이양해라! 부시! 오 케이? 요런소리고, 그게 미국의 계획보다 더 민주적이라는 주장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미국은 시스타니의 주장에 대해서 이번달 내내 입장을 바꾸어 왔다. 처음에는 시스타니의 주장을 이해는 하지만 주권이양 계획은 수정불가! 라고 하다가, 15일 시위를 계기로 부분수정 가능! 그리고 20일 이후에는 전면 수정도 가능! 뭐 이런식이다. 그 와중에 지난 19일 코피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과 이라크 과도 통치기구 각료들이 뉴욕에서 접촉을 가졌는데 이라크 과도정부측 인사들과 미국측은 유엔이 이라크에서 직접선거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주사단을 파견해 줄것을 요청했고...

부시도 그 직전에 유엔 특사에게 유엔의 협조를 요청했다. 유엔을 개무시 할때는 언제고? 그런데 아난 총장은 아직 신중하다. 오늘 내일 사이에 조사단 파견 여부를 결정지을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조사단 파견이 거의 확실하다고 언론에서는 예측하고는 있다. 미국과 과도통치위가 유엔의 개입을 원하는것은 조기총선이 이라크의 현실을 고려할때 제도적으로 미비하고, 치안문제도 있고, 시기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그 말은 일리가 있다...

그래서 각 주별로 대의원들을 선출해서 간접선거를 하자고 하는데, 이에 대한 시아파의 입장은 반대다. 그러니까 미국이 아무리 객관적인 사실을 주장해도 믿을 수가 없으니까 유엔이 대신 타당성 조사를 해서 직접선거 가능여부를 판단해 달라는거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직선제와 간선제를 절충하는 협상도 진행 중이다. 즉 유엔의 도움없이 미국 혼자 시스타니를 설득하기는 힘이 벅차다는 거다....

미국은 처음부터 반 후세인 세력인 시아파와 협상을 해왔는데 시아파의 주장을 수용하기도 좀 찝찝한것은 시아파는 수니파와는 달리 근본주의 경향이 강하다. 즉 그들은 아직도 정교일치를 선호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치인보다도 종교지도자들의 권력이 막강하다. 그래서 시스타니 같은 종교지도자의 입감은 절대 무시할 수 없고 그렇다고 시스타니와 거래를 하게 되면 이라크가 이란같은 정교일치, 즉 이슬람 공화국으로 갈것이 뻔한데 이건 미국이 구상한 친미정부 수립을 포기하는거다. 그럴거면 왜? 그 비싼돈 들여서 침략을 했냐고? 그래서 부시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골치가 아플 수 밖에..

따라서 미국의 딜레머는 현재 이라크 최대의 실력자로 부상한 시스타니와 절충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아파들이 이라크 과도정부를 장악하면 안된다는데에 있다. 인구가 가장 많으니 앞으로도 총선을 하게되면 결국 시아파가 주류가 되는데 그렇게되서 이슬람 공화국 되면 침략한 보람이? 없어진다. 결국 미국은 이제 시스타니와 절충을 해서 6월까지 주권이양을 해야하고, 그 이후부터 대선까지는 이라크 때문에 골치 아프거나 대규모 예산을 책정하는 일이 없어야만 하는 입장이고 그 과정에서 유엔의 도움이 절실하다...

내가 보기에 미국 말고 유엔이 주도권을 행사하는게 미국에도 좋고 국제사회에도 좋고 이라크에도 좋다. 그러면 나토와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복원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헐리웃 액션영화나 전쟁영화에서 알 시스타니가 후세인대신 악역으로 자주 등장할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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