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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위장폐업을 중단하라
 
김철관(객원논설위원)   기사입력  2002/03/25 [21:56]
-25일 오후 전국언론노조 조광출판인쇄지부 해고자 조선일보 앞 상경투쟁-


조선일보가 92년 전국 최초 동시인쇄를 표방하며 첫 건립했던 '조광출판 광주공장'을 오는 31일 폐쇄하겠다고 밝히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조광출판인쇄지부(지부장 정용환)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광출판인쇄지부 조합원들은 25일 조선일보 앞에서 1인시위 및 집회를 갖고 "조선일보는 생존권 유린하는 위장폐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25일 오후 언론노조 조광출판인쇄지부 해고노동자들이 조선일보 앞에서 '조광출판 집단해고 및 폐업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편, 조선일보를 인쇄한 광주공장 (주)조광출판인쇄는 지난 21일 조합원 13명을 집단해고에 이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특히 조광출판인쇄는 오는 31일 직장을 폐업하겠다고 밝혀 전원해고된 조광출판노동자들의 울분을 사고 있다.

25일 오후 조선일보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조광출판 해고 노동자들은 한결같이 "사측은 얼마 전까지 올 지방선거, 대선 등 양대선거와 월드컵 및 아시안 게임이 있어 광주공장을 증설하겠다고 공언했다"며 "기존 윤전기를 신형으로 바꾸기 위해선 3~4개월 동안 설치기간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나 이 기간 동안 대쇄를 맡기고 휴업을 해도 아무런 탈이 없는데 전면 폐업을 단행하겠다는 것은 조합원들을 집단해고 하고 새회사를 만들어 무노조 상황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IMAGE2_RIGHT}이런 의도가 사측에 의해 발표되자 32명의 직원 가운데 비노조원 19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13명의 조합원들은 집단해고됐다고 이들은 밝혔다. 특히 이들은 이런 조치에 대해 "위장폐업이며 노조와해 음모"라고 말한 뒤 "생존권 수호를 위해 전면적 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조광인쇄 조합원들의 집단해고와 폐업 방침에 성명을 내고 집단해고와 집단폐업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조선일보에 촉구했다. 또 언론노조는 지난 22일 제3차 중앙위원회 참가자 전원이 채택한 특별결의문을 통해 '조광인쇄의 위장폐업 철회 및 정리해고 분쇄투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조광출판인쇄는 대표이사를 비롯해 4명의 이사 모두 조선일보 현직 국장들로 구성된 조선일보 자회사다.

<전국언론노조 특별결의문>

조선일보는 광주인쇄공장 위장폐쇄를 철회하라

국회의원들의 친일행위자 명단에 방응모씨가 포함되자 '건국 기여' 운운하며 딴죽걸기에 혈안인 조선일보가 이제는 자회사 '노조와해 공작'을 자행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전국최초 동시인쇄를 표방하며 첫 건립했던 '조광출판 광주공장'을 오는 3월 31일자로 폐쇄하겠다고 엄포중이다. 외형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적한 '내부거래행위' 시정과 부수감소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언론노조 산하 '조광출판 지부'를 와해시키려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위장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

지금 중앙 일간신문들은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양대 선거라는 '광고특수'를 겨냥, 구독료를 1만2천원으로 기습적으로 올린데 이어 광고지면을 대량양산하기 위해 일요일 발행과 증면에 뛰어들었다. 없던 인쇄공장을 새로 지어도 시원찮을 판에 멀쩡하게 돌아가는 인쇄공장을 없애겠다고 한다. 이는 조선일보에게는 껄끄러운 전국언론노조 산하 조광출판지부를 와해하려는 저의임이 자명하다.

조광출판 지부는 노조설립 직후부터 지금까지 극심한 노조탄압에 시달렸다. 사측은 노조탈퇴 강요를 통하여 출범시 전체 조합원의 숫자가 22명에 달하였으나 현재는 14명만이 노조의 깃발을 지키고 있다. 또 임단협 교섭시 불성실한 자세로 일관, 매년 쟁의가 발생했다. 그리고 교섭중 교섭대표인 지부위원장을 징계하는 만행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조광출판 지부는 사측의 극심한 노조탄압에 굴하지 않고 민주노총 지역본부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언론노조의 중앙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모범을 보여줬다. 신문개혁 투쟁중 진행된 언론노조 인쇄협의회 창립식과 언론노조 체육대회시 새벽에 일을 마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천리도 마다않고 조합원 전원이 참석하는 열의를 보여주었다. 조선일보가 보기에는 조광출판 지부의 이러한 열성적 활동이 '눈에 가시' 였음은 명약관화하다. 구조조정하자면서 지부가 이를 거부하자 폐업을 공고해놓고 비조합원은 희망퇴직을 통하여 '위로금'이라는 떡고물을 제시하면서 달래고, 조합원은 전원 정리해고를 통보하였다. 누가보더라도 노조말살용 위장폐쇄임이 자명하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제3차 중앙위원회 참가자들은 조선일보의 노조와해 만행을 좌시하지 않고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을 천명하면서 아래와 같이 결의한다.

1. 조선일보는 '조광출판' 광주공장 위장폐쇄를 즉각 철회하라
2. 조선일보는 단협위반과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조광출판 대표이사와 공장장을 즉각 해임하라.
3. 조선일보는 노조와해 음모를 중지하고 헌법에 명시된 노동3권을 보장하라
4. 우리의 절제된 요구를 조선일보가 거부할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만7천여 조합원의 역량을 총결집, 위장폐업 철회와 정리해고 분쇄투쟁에 나설 것임을 결의한다.


2002년 3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제3차 중앙위원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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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3/25 [21: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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