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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서로를 지탱한 우정과 사랑 ‘여덟 개의 산’
[임순혜의 영화나들이] 알프스를 배경으로 두 청년의 눈부신 우정과 재회 그려
 
임순혜   기사입력  2023/09/20 [10:54]

영화 ‘여덟 개의 산’은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심사위원상을 받은 영화로, 벨기에 출신의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이 공동 연출과 각본을 맡은 작품이다. 이탈리아 알프스를 배경으로 두 친구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영화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주)영화사진진

 

이탈리아 알프스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친구 피에트로(루카 마리넬리)와 브루노(알레산드로 보르기)의 눈부신 우정과 재회를 담은 영화 ‘여덟 개의 산’은 소설의 영화화 작업을 제안 받고 각색을 진행하던 펠릭스 반 그뢰닝엔 감독이 스크립트 초고를 끝낸 후, 원작을 읽고 매료된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에게 공동 연출을 제안, 아름다운 우정에 관한 아름다운 서사시가 부부 감독에 의해 탄생했다.

 

‘여덟 개의 산’은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시간을 따라가며, 언제나 같은 자리를 지키는 산처럼 오랜 세월 서로를 지탱한 우정을 포착한 “청년이 되어버린 두 소년에 관한 이야기”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여덟 개의 산’은 어린 시절의 산, 화해의 집, 친구의 겨울의 총 3부로 구성된 파올로 코녜티 소설의 흐름을 충실히 따라가며, 알프스 몬테로사의 절경은 물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더욱 단단해진 피에트로와 브루노의 우정을 그려낸다. 

 

또한, “빙하는 산이 우릴 위해 간직한 겨울의 기억이라고 했다”, “사랑은 천천히 시들지만 단번에 죽기도 해” 등 소설 속 마음을 울리는 대사들을 그대로 차용하며 한 편의 문학을 읽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 (주)영화사진진


‘여덟 개의 산’의 주요 테마는 우정이다. 도시 토리노에서 나고 자란 피에트로는 여름을 맞아 알프스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산마을 그라나에 사는 유일한 아이 브루노를 만난다. 

 

두 사람은 자라온 환경도,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매 여름 광활한 산과 초원, 호수를 누비며 그들만의 순수한 추억을 나눈다. 너무도 다른 두 친구의 우정을 따라가는 영화는 누구나 마음에 간직하고 있을 법한 어린 시절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주)영화사진진

 

펠릭스 반 그뢰닝엔 감독과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은 뜨거운 사랑과 상실의 아픔을 그린 ‘브로큰 서클’(2013)의 각본으로 한차례 호흡을 맞춘 후, 베를린국제영화제, 세자르영화제 수상을 비롯해 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은 감독이다.

 

펠릭스 반 그뢰닝엔 감독과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은 “살면서 그들이 내리는 다른 선택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거울과도 같은 존재이며, 각자 ‘스스로 원하는 삶’에 관한 질문에 도달하게 만든다”라며 ‘여덟 개의 산’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기억’이라는 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고 싶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유년기의 경험들이 어떻게 한 인간을 지탱할 수 있는지 그리고 수십 년 동안 그것이 어떻게 (내면의) 중요한 것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 싶었다”라며 영화를 통해 우정의 의미에 다가가고 싶었음을 전했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주)영화사진진

 

피에트로 역을 맡은 루카 마리넬리는 ‘마틴 에덴’으로 제76회 베니스국제화제 볼피컵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대표 배우이다. 자신만의 산을 찾아 모험하는 ‘피에트로로 분하여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지키고 싶은 친구를 향한 진심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브루노역을 맡은 알레산드로 보르기도 ‘나의 피부로’로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파시네티상 특별상(Special Pasinetti Award) 및 제64회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로, 이탈리아 영화계가 주목하는 배우다. 눈부신 우정과 더불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서로 다른 인물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두 배우는 2015년작 ‘돈 비 배드’에 함께 출연한 것을 계기로 실제 친구이기도 하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주)영화사진진

 

‘여덟 개의 산’은 칸영화제에 이어 제39회 선댄스영화제 스포트라이트 부문 공식 초청 및 이탈리아 대표 영화 시상식 제68회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에서 작품상, 각색상, 촬영상, 음향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지난 4월 미국 개봉 당시를 기준으로 2023년 링컨 센터 개봉작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함은 물론, ‘그레이트 뷰티’(2014) 이후 이탈리아 영화로는 역대 최고 오프닝을 기록한 영화다.

 

▲ 영화 ‘여덟 개의 산’의 한 장면  © (주)영화사진진


‘여덟 개의 산’은 영화 촬영의 약 80%가 이탈리아의 20개 주 중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곳으로, 알프스 3대 명봉과 맞닿아 있는 축복받은 산악지대로 불리우는 발레다오스타에서 진행되어, 압도적 영상미는 관객에게 특별한 체험을 안겨 준다.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곳은 아야스 계곡(Valle di Ayas)으로, 아오스타 밸리의 중심부와 몬테로사와 맞닿아 있는 몬테로사 산맥의 아름다운 계곡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 두 주인공이 수영하는 호수(그레논)는 프뤼디에르 호수(Lago di Frudiere)로, 아야스 계곡과 그레슈니 계곡(Valle di Gressoney) 사이에 자리 잡은 푸른 호수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 영화 ‘여덟 개의 산’ 포스터  © (주)영화사진진



 

‘여덟 개의 산’은 알프스산을 배경으로 두 소년이 청년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오랫동안의 순수한 우정, 순수한 사랑을 보여줘 삶에 찌든 우리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한 편의 대서사시 같은 영화, 우정에 관한 이야기지만 사랑에 관한 이야기, ‘여덟 개의 산’은

9월20일(수) 개봉이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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